알라딘서재

눈우 서재

ㅡ좋아. 그럼 하나 물어볼게.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어깨를 들썩이거나 고개를 떨어뜨리거나 나뭇잎을 따거나 하며 느릿느릿 배회하는 저 남자와, 여기 있는 내가 다른 점이 하나라도 있어?
<그는 예전의 그가 아니다>- P69
요조는 아득한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바로 발밑은 구십 미터나 되는 절벽이었고, 그 바로 아래로 작게 에노시마가 보였다. 짙은 아침 안개 깊숙이 바닷물이 넘실넘실 출렁거렸다.
그리고, 아니, 그뿐이다.
<어릿광대의 꽃>- P148
우리의 행복은 고작 방의 전구를 바꾸는 것 정도구나, 하고 속으로 저를 납득시키려했지만, 그리 쓸쓸한 마음도 들지 않고 도리어 이 소박한 전등을 켠 우리 가족이 아주 아름다운 주마등처럼 느껴져서, 아, 훔쳐볼 거면 보라고, 우리 가족은 아름답다고, 하고 마당에서 울어 대는 벌레들에게까지 알려 주고싶은 조용한 기쁨이 가슴속에 솟구쳐 올라왔습니다.
<등롱>- P170
인간은 소박하게 사는 것 말고는 달리 살아갈 방도가 없으니까.
<우바스테>- P200
나는 이 여자를 사랑한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사랑한다. 그것이 내 괴로움의 시작이다. 하지만, 이제 됐다. 나는 사랑하면서 멀어질 수 있는, 어떠한 강인한 힘을 얻었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랑조차도 희생해야 한다. 뭐야, 당연한 거잖아. 세상 사람들은 모두 그렇게 살아간다. 당연하게 살아가자.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나는 천재가 아니다. 미치광이가 아니다.
<우바스테>- P201
이 장미가 살아 있는 한 나는 마음의 왕이라고 순간 생각했다.
<젠조를 그리며>- P297
나는 오늘 밤, 죽는다. 죽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다. 나를 대신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다. 왕의 간교함을 깨부수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다. 달리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나는 죽는다. 젊어서부터 명예를 지켜라. 잘 있어라, 고향아. 젊은 메로스는 괴로웠다. 몇번이나 멈춰 설 뻔했다. 달려, 달려, 큰 소리로 자신을 채찍질하며 달렸다.
<달려라, 메로스>- P310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