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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어가 세계를 감각하는 법
- 케일럽 에버렛
- 19,800원 (10%↓
1,100) - 2025-05-28
: 6,14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윤선생영어라고 아시는지😁 매일 아침 선생님과 전화통화를 하며 영어교재를 공부했는지 체크받으며 우리말이 아닌 다른 언어를 처음으로 배웠더랬다. 나중에는 교재를 읽으며 녹음해야 하는 것이 공부가 아닌 숙제로 느껴져 그만두게 되었지만 영어에 대한 그리고 언어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고 관심을 가지며 살아가게 된 평생의 계기가 되었다.
대학에 들어가서 언어에 대한 호기심을 제법 충족시켰다.
고등학교 때에는 이과는 일본어 독어 중에서 선택하게 했고 말이 선택이지 거의 일본어를 선택하는 것을 종용당했다.
(덕분에 일본어의 기본을 배우기도 했고 부모님 인증 외국어로 잠꼬대를 한 최초의, 어쩌면 마지막일 경험을 선사해주었다)
괜시리 독어를 배우는 몇몇의 소수들이 부러웠던 기억 때문인지 문과에게만 열렸던 독어수업이 부러웠었는지 이제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스페인어 중국어 등 교양수업에서 고등학교 때 보다 더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서 매 학기 하나씩 무조건 초급수업을 신청해서 들었었다(전공자는 교양수업에서 배제시키는 멋진 시절이었기에 스트레스 없이 즐겁게 배울 수 있었다)
얕고 넓은? 언어 공부의 경험을 하고나서(대부분 다 까먹어서 효율성은 제외하고)좋았던 점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넓어졌다는 것이다. 그때에는 시선이 넓어졌다는 것은 이런나라가 있구나, 이 언어에는 남성명사와 여성명사가 나눠져있구나, 우리나라처럼 존댓말이 있구나 같은 것들을 배우며 세상으로 나가서 살아볼 수도 있겠구나라는 넓어짐이었다.
하지만 #언어가세계를감각하는법 (#케일럽에버렛 지음 #위즈덤하우스 출판)을 읽고 나서 왜 시선이 넓어졌다고 느꼈는지를 조금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당연히 과거 현재 미래로, 이 순서대로 나열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언어도 존재하였고, 좌,우 같은 나를 기준으로 상대적방향감을 가리키는 단어가 존재하지않고 동과 서 처럼 객관적 위치로만 표시하는 언어 등 다양한 전문적이고 표지의 디자인보다는 훨씬 학술적인 내용들이 빼곡하게 담겨 있었다.
언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은 필요성에 인한 것이 시작일테이고, 그 시작에 기여하는 것은 사람을 둘러싸고있는 환경이다. 그 환경을 다른사람과 공유하고 설명하기 위해서 언어가 만들어지고 각자가 처해있는 환경(지리적 특성뿐만 아니라 문화적 요소도)이 언어에 고스란히 녹여들 수 밖에 없다.
정글에 사는 사람들의 언어와 북극에 사는 사람들의 언어가 각자의 생존 환경에 최적화되어 발달했다는 이야기를 실제 그 문화와 인식을 가진 생활권에서 직접 저자가 함께 생활하며 깨달은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었지 그렇지 않고 그냥 카더라식으로 전해들었다면 분명 믿지않고 외면 했을 것이다.
괜시리 시베리아 반도에서 원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연구하던 인류학자가 겪었던 끔찍한 실화를 고백한 책이 떠올랐다.
그녀는 곰에 물려 광대뼈와 턱관절의 대부분을 잃어 인공턱을 이식받는 수술을 받으며 동물원 우리 안 동물처럼 구경당하는 것에 인류애를 상실하며 괴로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절반을 잃은 시베리아로 다시 돌아가 두려움과 마주하는 저자의 실화가 처절하게 담겨있다.
이 책이 생각났던 이유는 이 원주민들의 언어에 반은 인간, 반은 곰을 뜻하는 단어 ‘미에드카’가 존재했다는 것 때문이다.
대체 어느나라의 말에 이런 뜻을 가진 단어가 또 존재하겠는가. 이 원주민만의 환경 덕분에 만들어진 표현, 세상의 인식인 것이다.
그래서 문화와 환경이 다양한 만큼 언어도 다양하게 발생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언어를 연구하고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언어가 사라지거나 여러요인으로 인해 언어가 합쳐지고 비슷해진다면 그만큼 이전에 있었던 문화와 환경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많게는 수천조각의 피스가 맞물려 하나의 작품이 되는 레고에서 몇개의 조각만 빠져도 연결되지 못하는 부분이 생기는 것처럼 말이다.
환경이 언어를 만들게 했고 언어가 사람의 사고를 만들어내는 이 순환고리가 느슨해지면 사람의 사고도 유연하지 못하고 녹이슬어버릴 것이다. 세상을 인식하는 범위가 줄어들 것이고 그렇게 우리의 세상은 온전함을 잃어버릴 것이다.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고 이해를 넘어 당연히 다를 것이다 인정하고 그 다름이 귀한 보물이라는 것을 이해해야한다.
그래야 이 다양한 세상을 조금이나마 더 원래의 모습에 가깝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촌으로 표현되는 다양함의 유대가 잘 유지되고 그로인해 더 오롯이 존재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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