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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님의 서재
  • 모두를 위한 자유
  •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 27,000원 (10%1,500)
  • 2025-05-30
  • : 1,170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독후감입니다.]


1700년 대의 산업 혁명 이후로 우리네의 삶은 많이 변했다.

하지만 유지되고 있는 것도 있으니 그 중 하나는 "일, 노동, 근로, 직업" 이런 단어가 가지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저자는 동의하지 않는 것 같지만 노동은 여전히 생계 수단이자 자존심이며, 인정받는 수단이며, 내가 하루를 생활하는 데 있어 근간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대해 저자는 노동labour와 일work는 같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뭘까? 저자의 주장을 따라가 본다.

기계가 대신하고 생산성은 나날이 치솟아 이 세상은 생산되자 마자 쓰레기로 버려지는 풍족함으로 가득찬 시대가 되었다. (물론 어딘가의 누구들은 굶주리고 빈곤하게 살아가지만 그것은 분배의 문제이고 생산된 물건과 먹거리는 버려지는 양이 어마어마한 것이 현실이라는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노동의 시간은 줄어들었다.

이제는 주5일 근무를 넘어 주4일 근무제를 말하는 시대다.

그렇게 우리는 노동 시간이 줄어들었는 데 그만큼의 여가와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을까?

노동 시장의 구조적 문제인지 아니면 더딘 경제 성장의 여파 때문인지 일자리를 갖지 못한 사람들은 계속 늘어나고 질나쁜 일자리만 넘쳐나서 투잡, 쓰리잡에, 보다 보수 좋은 일자리로의 이직을 위한 자기 역량 강화에 내 시간을 온통 쏟아붓고 있으니 그것이 과연 여가 시간이고 자유 시간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저자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더 이상 생존을 위해서만 일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사회적 소속감을 추구하려고, 그 속에서 인정을 받으려고, 자존감을 지키기 위해 노동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생업 노동과 성과 사회는 점차 <의미 사회>로 전환되고 있으며, 물질적 번영과 양적 성장보다는 일의 질과 조건, 자유로운 삶을 중요시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작가는 주장한다.

저자가 말하는 의미 사회란, 전통적인 생존 중심 사회에서 벗어나 인간이 삶의 목적과 가치, 존재의 이유를 근본적으로 묻는 새로운 사회형태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노동이 곧 정체성이었고, 노동을 통한 생산성과 효율이 사회적 가치를 구성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자동화 기술이 노동을 대체하면서, 더 이상 인간이 ‘무엇을 할 수 있느냐’보다 ‘왜 그것을 하느냐’가 중요해지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러한 전환 속에서 저자는 노동의 의미 변화를 주목한다.

그는 노동이 인간의 존엄을 구성하는 핵심이라고 보았던 전통적인 인식이 기술사회에서 무력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미래에는 단순 반복 노동이나 기계적 업무는 기계에 의해 대체될 것이며, 인간이 수행할 수 있는 일은 감정, 창의성, 관계와 같은 ‘비계량적 가치’를 중심으로 재정의될 것이라 주장한다.

즉, 돌봄 노동, 예술, 교육, 철학과 같은 활동이 중심이 되는 사회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변화는 노동시장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의미하며, 필연적으로 소득 불균형과 대량 실직 문제를 동반한다.

저자는 여기에 대한 해법으로 기본소득을 제안한다.

그는 기본소득을 단순한 복지 수단이 아니라, 인간이 삶의 의미를 추구하고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존재적 조건으로 본다.

기본소득이 보장된다면 사람들은 생계를 위해 억지로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되고, 각자가 중요하다고 여기는 가치 있는 일에 몰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디지털 기술이 인간의 사고방식과 사회 구조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며, 기술의 발전이 인간 소외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철학적 성찰과 윤리적 통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듯하다.

결국 저자가 말하는 의미 사회는 기술적 진보가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술을 통해 삶의 질과 자율성, 내면적 충만을 실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재편되어야 함을 뜻한다.

그는 우리 사회가 이제 "어떻게 더 많이 생산할 것인가"에서 벗어나, "무엇이 좋은 삶인가", "나는 왜 이 일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중심에 둔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한다.

이런 프레히트의 철학은 단지 미래의 예측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삶의 방향성과도 맞닿아 있다.

기술이 아닌 의미가 중심이 되는 사회, 즉 <의미 사회>는 더 이상 공상적인 비전이 아니라, 이미 우리 앞에 놓인 현실적인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오늘날 모두를 위한 번영에 속하는 것은 산업 사회의 역사에서 일찍이 없었던 더 많은 자유다.

1950년대와 달리 번영은 이제 순수 경제적인 개념이 아니라 건강한 몸과 마음의 문제이자 온전한 환경, 평화로운 공존, 문화적 혜택, 감각적 욕구 충족의 문제다.

p14~15, '들어가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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