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조 퀴넌 지음, 이세진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아직도 책을 읽는 멸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 권의 책>
-20190806 조 퀴넌 지음, 이세진 옮김

원제 one for the books. 저자 성격에 저런 구질구질 길쭉한 제목을 반겼을 리 없다. 애독가의 인생과 책이 얽힌 이야기인데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재미있었다. 결국 저 구질구질한 한글어판 제목이 나를 이끌었으니.
저자는 50년생 우리 시어머니랑 동갑인 할배다. 책을 쓸 당시 육십 대 초반이었으니 살아계시면 올해로 칠순이시네요. 성질은 괴팍하고 나만큼 더러운 거 같은데 (우리 시어머니는 엄청 순하고 착하시고요 저자 말입니다) 글은 재미있게 쓴다. 서평도 쓰고 여러 매체에서 자유기고가로 활동하며 읽고 싶은대로 읽으며 살아온 복받은 인생(으로 내 눈에는 보임)이다.

저자가 그렇게나 욕하는 전자책으로, 심지어 도서관에서 빌려보았다. 킨들로는 어림없지, 하며 소개한 두 에피소드가 인상 깊었다. 같은 이름의 두 나라의 두 서점, 긴 세월을 넘나들며 한 친구와 얽힌 우연의 이야기는 진짜? 뻥 치시네! 할 만큼 흥미진진했다. 책 끄트머리에 책 47권을 선물하고 편지로 왕래하다 끝난 연인의 이야기도 어마어마했다. 어디서 들은 얘긴데-해 놓고 자기 얘기 아냐? 싶었다. (어이 할배, 자기 얘기 아냐?)

서점에 얽힌게 별로 없다면서 동네 서점과의 추억, 캐나다 이모님 댁 머무르며 서점 주인과 주고 받은 우정, 킨들로는 어림없는 에피소드, 자그맣지만 좋은 책 다갖췄다가 사라진 서점에 대한 아쉬움, 사십 년 이상 오프라인 서점만 다니면 이야기가 안 생길 수가 없겠구나 싶었다. 그점은 약간 부럽다. 나는 히키고모리라 기껏 서점에 대한 건...온라인 서점이 생기고나서 예스24에 몰빵하다 십 몇 년전쯤 알라딘으로 옮겨 다시 몰빵 중이에요...정도네. 굳이 서점 전전하던 추억은...초등학교 때 마음에 드는 동요 악보책을 찾아 시내 곳곳의 서점을 쏘다니다 (심지어 기독 서적 전문점까지) 결국 중심가 제일 큰 서점에서 찾아낸 기억. 처음부터 제일 큰 데를 갔으면 되는데. 당시로는 파격적으로 최신 창작동요와 민중가요에 가까운 노래들, 운동권, 전교조가 아이들에게 가르쳐주는 노래가 가득한 책이었다. 아직도 가지고 있다. 이미 초딩 때부터 새빨갰군.

전자책에 대해 항변하자면. 저자 말대로 그런 추억 만들기도 쉽지 않고 구매한 전자책은 대부분 처박아 두는 게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전자책 도서관이 아니었으면 책 목록을 훑다 님 책과 만날 일도 없었을 거에요. 게다가 기간이 정해져 있으니 억지로라도 한 권 더 읽게 되고 예약이 수십 명 밀려 있으면 왠지 나도 그 뒤에 줄 서게 되고 일 년 간 그렇게 열심히 100여 권을 빌려 봤더랩니다. 백 만원 정도 아껴서 아낀 돈으로 종이책을 샀는지는 모르겠고 이 이야기를 알라딘이 싫어합니다. 전자도서관 올해 말로 만료인데 흑. 밀리니 리디니 하는 곳도 알라딘 전자도서관 만큼 책을 갖췄는지는 모르겠지만 월 정액이라도 끊어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 중. 복직하면 사실 읽을 시간도 없을 것 같긴하다.
여튼 저같이 거지에다 도서관 나가는 것조차 귀찮은 지하생활자들에게도 책을 읽게 만드는 전자책의 효용도 무시하지 마옵소서.

중고책구매를 싫어하는 저자에게 역시 마찬가지로. 두 권 살 돈으로 이십 권 사서 그 중 꽝으로 시발놈의 도서관인장 찍힌 훔친 책 물얼룩 젖은 더러운 책 제외하고도 양품 양서 너댓권 건지면 한정된 소득에 최대 이익을 얻을 수 있으니 가난뱅이에겐 희망입니다. 후진 책을 싸게 사 보면 데미지도 덜하고 책에도 더 후한 평가를 할 수 있어요. 역대 베스트셀러는 몇 년만 묵히면 그만큼 중고 매물도 쏟아져서 오백원 천원에도 읽고 (가치는 대부분 딱 그정도), 결국 중고란 건 누군가에게 팔릴 만한 가치가 있었던 거라 조금이라도 읽을 이유가 있긴 해요. 안목 있는 개인 셀러 샵을 찾으면 아예 그 판매 페이지 자체가 보물인 경우도 드물게 있습니다.
물론 저도 뉴욕 근교에 단독주택 구입할 재력이 된다면 새 책으로만 팍팍 사서 거기에 쟁여놓고 싶습니다만.

독서모임 싫어하는 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고르지도 않은 누군가의 안목 없는 책을 무더기로 사서 어거지로 꾸역꾸역 마감에 맞춰 읽고 나중엔 거기에 대해 몇 시간 떠들기까지 해야 한다니...그만한 공포는 없네요. (나 대인공포증인듯)

다독가 친구들이 그렇게나 많고 책을 주고 받고(물론 받은 책 잘 안 읽지만) 앙케이트 돌린 부분은 흥미롭고 부럽기도 했다. 내가 책에 대해 이야기할 사람은 엄마 아니면 아홉살 큰 애. 끝. 뭐 그게 어디야.

만나서 반가웠어요. 할아버지 오래오래 사셔서 죽을 때까지 책 많이많이 보셔요. 저도 그럴게요. (다행히 아직 잘살고 계시네)

+밑줄 긋기
-이 책을 빌려보고 있는 쩨쩨한 새끼, 정 떨어지는 개자식이 뜨끔합니다. 
도서관에서 우리 책을 빌려 보는 쩨쩨한 새끼들, 정 떨어지는 개자식들은 우리 수입에 쥐뿔도 도움이 안 된다. 그들은 교회 친목회에서 당신 아내가 밤새 정성껏 준비한 맛있는 소시지 롤을 집어먹는 주제에 너무 느끼하다고 불평하는 인간들처럼 밉상이다. 완벽하게 유사한 경우는 아닐 수도 있겠으나 어쨌든 그렇다.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여행의 인용. 앨런 베넷 ‘일반적이지 않은 독자’
“여왕은 어떤 책을 읽으면 그 책이 길잡이가 되어 다른 책으로 이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문들이 계속 열렸고 바라는 만큼 책을 읽기에는 하루가 너무도 짧았다.”

-저자가 태리타운 북스 앤드 싱즈에서 200권 넘게 산 책들 중 일부의 저자. 딱 한 저자 한 권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이름조차 생소
찰스 부코스키, 아이리스 머독, 폴 볼스, 줄리언 반스, 로버트 스톤, 리샤르드 카푸시친스키, 페넬로프 라이블리, 리처드 프라이스, 토마스 베른하르트, 이반 도이그, J. M. 쿳시, 에릭 크래프트, 마거릿 드래블, 마이클 프레인, 라이트 모리스, 찰스 백스터, 윌리엄 보이드,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페트로니우스

-셰익스피어앤컴퍼니 서점에서 마주한 기막힌 우연의 엄마손파이(374겹)
이 모든 일은 내가 어느 한 서점에 과감하게 들어간 덕분에─그 서점이 내가 버러지 취급을 당하던 파리의 전설적인 서점의 분점으로 보이고 싶어 하는 곳인데도─그리고 내가 믹과 제이를 모두 언급한 책을 발견한 덕분에 가능했다.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갈 믹과 지하철역에서 작별한 바로 다음 순간, 그리고 10년 넘게 못 만난 제이와 우연히 부딪치기 일보 직전의 순간, 이 모든 일이 서점에서 일어났다. 
킨들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이기는 사기캐팀 응원하는 저자, 주인공 책은 안 보는 이유
까놓고 말해, 양키스 팬들은 구리지만 우린 그렇지 않다. 시카고 컵스를 응원하는 내 친구 말마따나, 양키스를 응원한다는 것은 공기를 응원하는 거다. 눈멀고 다리도 한쪽뿐인 토끼 한 마리를 잡아 족치는 걸신들린 한 무더기 핏불 테리어들을 응원하는 것만큼 앞뒤 안 맞는 짓이다.

-왜 나쁜 책도 보는가
충격적으로 형편없는 책들도 우리의 뇌를 활발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인생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나쁜 책의 존재 이유
나는 나쁜 책은 정말 나쁜 책이라는 시각을 버린 적이 없다. 하지만 그 형편없음이 존재하기에 좋은 책들이 돋보인다. 나쁜 소설은 좋은 소설의 단물 다 빠진 버전 같다. 진흙탕을 봐야 햇살이 모습을 감춘 지 오래됐음을 깨닫는 법.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옥수수 농사꾼의 『보바리 부인』이요, 『트로이의 부적』은 오디세우스 없는 『오디세이아』이며, 나치가 유럽을 장악한다는 상상을 그려낸 뉴트 깅리치의 『1945』는 필립 로스의 『반미 음모』의 좀 괴상망측한 세계판 버전이다. 

-나도 추천사는 믿지 않아. (그거 서정주 시잖아)
결국 나는 책 표지에 실린 찬사가 아무 가치도 없지는 않다고 여전히 믿고 싶다. 적어도 일부에 한해서는. 실망을 원치 않는다면 우리가 자유의지로 호랑이 굴에 뛰어들지는 않았음을 알아두는 편이 좋다. 우리는 속아서 맹목적으로 뛰어든 거다. 그 때문에 저놈의 날카로운 대못에 찔리고 만 거다. 쿠라레 독액이 묻은 대못. 뱀독 바른 대못. 똥칠한 대못. 내가 결국은 싫어하게 될 책을 읽느라 며칠을 날려야만 한다면 차라리 타인의 추천이 그 이유이기를 바란다. 우연히 그렇게 된다는 게 더 싫다. 남 탓도 못 하게 되면 어떡하라고.

-저같은 놈들에게 이렇게 자꾸 먹이주고 그러시면 작가들의 상처는 깊어만 갑니다. 
물론 어떤 서평가들은 인터넷이라는 정신없고 거친 바닥에서 꽤 독하고 개인적인 모습을 취할 수 있다. 이들이 승승장구하던 작가를 한 방에 보내는 바람에 작가가 온라인상에서 입은 상처로 폐인이 됐다든가. 하지만 이 재능 있는 아마추어 서평가들은 대부분 서평 프로세스에 부족했던 신선한 기운을 불어넣고 있다. 주류 서평가들이 프로필이 화려한 작가와 척지지 않으려고 망설일 때 이 사람들은 겁도 없이 신나게 밟아주니, 그게 단연 매력이다. 누구 눈치 볼 필요 없고, 정의로운 익명성으로 무장한 이 서평가들은 가장 빛나는 별들에게도─조이스 캐럴 오츠, 엘리자베스 바렛 브라우닝, 매브 빈치─호령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시민 서평가들이 국민 전체에 도움이 되는 거다. 그들은 1776년의 이선 앨런이나 ‘늪지대의 여우’ 프랜시스 매리언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용감무쌍한 저격수들이다. 재차 느끼는바, 총을 쏘고 내뺄 때 민주주의는 가장 잘 돌아가는 법이다.

-"자네는 죽기 전에 못 먹은 밥이 생각나겠는가, 아니면 못 읽은 책이 생각나겠는가?" 이룬 것만 생각날 것 같은데...
죽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책이 있는가? 그렇다. 거듭, 또 거듭, 친구들은 다음의 책들을 지목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율리시즈』, 『피네건의 경야』, 『마의 산』, 『전쟁과 평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 『트리스트럼 섄디』, 『부덴부로크 가 사람들』, 『로마제국 쇠망사』, 보스웰의 『존슨의 생애』, 『제3제국의 흥망』, 『미들마치』는 그들이 과연 가능할 것인가 의심하면서도 언젠가는 올라야 할 우뚝한 봉우리들이었다. 

친구들은 좀 더 최근에 등장한 위압적 타이틀도 거명했다. 『중력의 무지개』와 『야만스러운 탐정들』과 『태엽 감는 새』는 결국에는 난공불락으로 밝혀질 요새로 떠오르고 있었다. 이 작품들은 그들이 간절히 오르기 원하는 산이었으나 그 산을 오르려면 셰르파가 필요했다. 그것도 엄청나게 많은 셰르파들이 조력자로 나서야 했다.

-이거 김영하 소설 아니냐 짐 모리슨 타령하는. (이 책에서도 시인 얘기하다 은근슬쩍 계속 짐 모리슨을 끼워넣더라)
그녀는 또 도마뱀과 정사를 나누는 여자가 나오는 책 때문에 잠시 트라우마를 겪기도 했단다.

-자녀와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는 거 자체가 성공한 인생(+자식농사)아닐까. 은근 자랑질
책을 읽는 경험은 각기 다 개인적이죠. 지금 이 순간밖에 없는 거예요. 독서는 오로지 현재에만 존재할 수 있어요. 나 아닌 다른 사람에게 독서 경험을 재창조(re-create)해줄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어리석다고 봐요.

-친구가 준 책을 버리지 못하는 소회. 은근 친구 많다고 또 자랑. 책 많이 보는 주제에 핵인싸.
“어떻게 된 일인가? 어떻게 우리가 선택을 하는가? 누군가가 우리 삶에 들어오고 우리는 그 사람들 없이는 못 산다. 그러나 전에는 그들 없이도 잘만 살았다.”

-끄덕끄덕. 특히 이 뒤에 집안일 미뤄놓고 그지같이 사는 장면
독서 강박이 삶의 안녕을 해치는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을까? 그래, 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책 읽기가 늘 나에게 긍정적인 경험만은 아니었다. 내가 세상을 삐딱하게, 마치 유령의 집 보듯 보게 된 데에는 책 읽기도 한몫을 했다. 

-전자책 마지막 장 책 정보 오타. 명종 대신 세종, 임종, 발효종 다 될 듯. 
아직도 책을 읽는 명종 직전의 지구인을 위한 단 한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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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8-06 1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잘썼다 ㅋㅋㅋㅋㅋㅋ 역시!

반유행열반인 2019-08-06 19:42   좋아요 0 | URL
영혼 없는 추임새 있기 없기? 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19-08-06 19:43   좋아요 0 | URL
이 책의 1번째 마니아님께 경의를 표합니다. 제가 개길 순번이 아니었군요.

syo 2019-08-06 19:46   좋아요 1 | URL
영혼이 없다니요. ㅋ 하나에 진심과, ㅋ 하나에 정성과, ㅋ 하나에 현웃과...... 영혼 꽝꽝 박힌 ㅋㅋㅋ였다....

반유행열반인 2019-08-06 19:48   좋아요 0 | URL
그렇다면 ㅋ 하나에 큰절 하나씩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ㅋ 올립니다. (절하는 거임 저거 엉덩이에 머리 부딪칠까봐 띄어씀)

syo 2019-08-06 19:56   좋아요 1 | URL
이러면 또 ㅋ를 드릴 수 밖에 없는데요. 108배라도 하고 싶으신거예요? 왜 댓글조차 이다지도 재밌죠? ㅋㅋㅋㅋㅋ
 
원소와 주기율표 쉽고 재밌는 초등 영재 플랩북 7
앨리스 제임스 지음, 쇼 닐센 그림 / 어스본코리아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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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페이지 단단한 보드북 재질의 플랩북 안에 주기율표와 그 안의 원소들의 특성과 쓰임을 시각화해서 담았다. 원소 하나하나가 귀여운 사람 모양으로 의인화 되어 있다. 아이가 이리저리 들춰보며 재미있게 봤고 나도 이 책이 참 마음에 들었다. 아쉬운 점은 플랩이 커팅 안 된 불량 부분이 있었다. (내가 직접 칼로 썰다 조금 망가졌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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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지음 / 열림원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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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20190801 김애란

김애란의 소설을 처음 만난 여름을 생각했다. 딱 지금 같은 무렵, 2007년이었다. 통장에 든 단 130만원으로 100에 30짜리 반지하를 구해 엄마와 은거했다. 세입자 구함을 알리는 흰종이 위에는 괄호치고 100/32에어컨 이라 써 있었는데 월 2만원씩 더 내면 에어컨을 달아준다는 뜻이었다. 나와 엄마는 그 셈법이 참 어이없다고 생각했고 괄호 앞의 더 저렴한 숫자를 택했다. 주인은 반지하 옆 창고에서 아주아주 낡은 선풍기를 꺼내 빌려주었다. 여름엔 무더위, 겨울엔 결로로 인해 퐁퐁 피어나는 곰팡이에 시달렸다. 그래도 지나고 보면 주인 내외 그간 거친 수많은 집주인들 중에는 좋은 사람 축에 속했다. 1년을 못 채우고 이사 나갈 때도 그래, 더 좋은 데로 가게 된 거면 축하해줘야지 하고 배웅해줬으니.
다음 달 월세를 내기 위해 과외 알바를 구하고 비는 시간에 시험 공부를 하던 나, 20여 년동안 받은 상처가 굳다 못해 멍해져 어찌할 바를 모르고 불안에 떨면서도 돈은 벌어야겠어서 베이비시터 일을 나가던 엄마. 둘의 소일 거리를 위해 나는 돈이 생기는 대로 부지런히 책을 사모으고 피씨방에 가서 영화 파일을 다운받아 인터넷이 없는 집의 컴퓨터(동생이 그림 작업한다고 다른 짐은 다 두고 컴퓨터는 챙겨왔다)로 날랐다. 소설책은 번갈아가며 보고 영화(구타유발자 같은 거. 취항 참)는 같이 봤다.
그런 방에 살 때 그런 비슷한 방과 가난을 이야기하고, 하여간 내 처지랑 너무 맞는 이야기들을 젊은 김애란이 써준 덕에 달려라 아비를 재미있게 읽었고 위로도 받았다. 내 생애주기에 맞춰 또다른 이야기들이 속속 나와서 침이 고인다, 비행운, 바깥은 여름... 안타까워하며 슬퍼하며 여러번 읽었다. 애기를 낳고 두번째로 두근두근 내인생을 읽고는 조금 울었던 것 같다.
그렇게 자라는?늙는? 동안 전작을 다 봤으니 내 만신전 같은 책꽂이엔 당연히 김애란 코너가 있다. 산문집 소식을 듣고는 아무래도, 안 읽는게 낫겠지, 하다가도 결국 팬 된 도리로 읽고나서 후회하는 게 낫지 않을까 하고 구입했다.

읽는 동안의 팔할 정도는 역시 내게 에세이는 맞지 않아, 2005년에 쓴 글까지 묶다니 양심 무엇, 왜 이걸 참고 읽는가, 얼른 다 읽고 벗어나 중고서점에 팔아야지 하는 시간이었다. 글쓰는 이에게는 예의 없지만 기대한 나에게는 그랬다. 다음 소설책이나 얼른 내주면 보고 싶다 하고.
제임스 설터 산문집을 보고 별로다 했던 것의 세 배 정도 더 별로였다. 특히 2부 읽는 게 힘들었다. 작가와 친한 다른 작가들, 유명 작가에 대한 그리움과 친분과 사랑이 담긴 닭살 돋는 글. 그게 뭐 그리 고까울 일이냐 싶은데 재미없고 무익하다는 생각을 못 지웠다. 그 작가들 읽어보고 싶다 하는 생각을 들게 하지 못한 게 패인 아닐까요.

각 글마다 쓰인 연도는 적혀 있는데 각 산문이 어떤 용도와 맥락으로 쓰여진 건지 밝혀줬더라면 그런 마음이 좀 덜했을 것 같다. 이미 읽은 글들이 있어서 짐작이 가는 용도도 있지만 아닌 것도 많았다. 누군가의 수상 축하, 자신의 수상 소감, 서평, 추모 등등 실린 지면과 낭독된 상황을 알려줬더라면. 그런 것 없이도 순전히 문장과 짧은 글 하나 만으로도 울리고 벅찬 사람들도 있기야 있겠지만 나는 거기 속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 소외감 넘치고 으으. 너무하다 너무해. 한 거겠지.

뒷부분에서 그래도 마음에 드는 글 몇 편을 찾아 그래, 이거 한 두편이라도 건졌으면 한 권 읽은 보람은 있지 않겠니. 끝이 좋으니 좋은 거야. 빨리 팔고 싶다고 한 거 좀 미안해 하렴 하고 아주 잠깐 반성(도 했지만 아마 곧 팔러 나가려)했다.
내가 알던 이름인 단치히와 아우슈비츠 대신 그단스크와 오시비엥침이란 발음을 알려준 부분.
연필에 얽힌 제법 길고 최근에 쓴 글이 이 책에 실린 단문 중에는 가장 마음에 들었다.
눈먼자들의 국가에 실린 글을 다시 읽을 기회가 된 건 좋으면서도 슬펐고.

아마도, 내가 브레히트의 시집’살아남은 자의 슬픔’과 소설집’상어가 사람이라면’을 중고로 사서 꽂아놓고 봐야지, 하게 만든 같은 사람 이야기가 나온 부분도 좋았다. 여기서 겹치는 인생, 이라 하기엔 그 두 사람과 내 접점은 전혀 없는 것에 가깝고 내가 일방적으로 바라보는 두 위인?의 만남에 대한 것이니.
스무살 때였다. 동아리방에 내가 잘 모르는 고학번 대학원생 선배 언니가 들렀다가 의자에 앉은 채 담배에 불을 붙였(나 붙이려 했)다. 나는 정색을 하며 룸은 금연이에요! 라고(다른 선배들에게 들은 대로)쏘아 붙였고, 그 선배는 이제는 그러니, 미안. 하고 담배 연기(붙였군)를 손으로 흩뜨리며 부리나케 문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아마도 다시는 동아리방에 들르지 않았다.
나중에야 내가 쫓아버린 그 언니가 중고등학교 시절 마르고 닳게 듣던 모노크롬 go with the light을 피쳐링한 소리꾼인 걸 알았다. 뒤늦게 집구석에 앉아 벅스 뮤직에서 그 언니가 완창한 춘향가를 찾아 듣고 개인 홈페이지를 들락대며 언니의 글과 그림을 구경하던 기억이 난다.
아마도 그 언니가 활동할 당시 상어가 사람이라면, 이라는 제목의 동아리 공연을 기획해 팜플렛이 동방 구석을 굴러다녔고, 전공 수업을 들을 때 어느 교수님이 같은 제목을 언급하며 이야기한 내용이 (지금은 기억 안나지만)인상 깊었고, 그 언니가 브레히트를 판소리로 재구성해 공연 한다는 소식만 듣고 가보진 못하면서 브레히트 책을 사 모은 것이었다. 그 언니가 하는 인디밴드 공연은 나중에 선배들을 따라 몇 번 보러갔다. 앨범 음원도 구입해 한 때 들었다.
뭐 그런 소리꾼이 김애란 작가의 소설로 판소리를 꾸렸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새로웠다.
나의 무지와 무례를 깨닫는 건 항상 뒤늦고 그건 사는 일에서도 책읽기에서도 항상 마찬가지다. 늦더라도 깨달으면 다행인가 싶지만 이미 생각과 말과 글로 저지른 죄가 산을 쌓아 나는 발설지옥행 특급열차 티켓을 진작에 예매해놨다. 내 혀에 밭 갈고 과일 키우면 아주 주렁주렁 잘도 열릴 거야.

잊기 좋은 이름이란 없다는, 물 속 골리앗 작가노트는 전에도 봤었는데, 소년을 온갖 곤경 속에 내버려둔 잔인한 처사에 대한 대답은 되지 못했다.
나는 잊어야 할 이름들을 아직 너무 많이 기억한다. 때로는 잊는 게 예의이고 도리인 경우도 많다. 지워야 할 문장이 이 글 안에도 한 가득이지만 나는 지우지 않고 두고두고 부끄러워하는 쪽을 택한다. 이건 나의 문제인데 반대의 경우도 문제이긴 할 것이다.

이름이라는 이름으로 느슨하게 묶인 이 책은, 그 느슨한 정도가 너무 심해서 이름으로 관통되는 글들이 제대로 묶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별로 좋아하며 읽지 못한 것 같다.

개소리를 길게도 써놨네. 아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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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8-01 14: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야하나 말아야하나...... 정말이지 더 모르게 되었네요.

반유행열반인 2019-08-01 14:35   좋아요 0 | URL
음 알라딘에 팔지 말고 syo에게 투척해서 읽고 팔아서 그 돈으로 이자를 불려 몇 년 후에 커피값으로 내렴. 할까요. 그게 아니면 저는 조만간 팔러 달려나갈 거에요.

syo 2019-08-01 14:38   좋아요 1 | URL
뭘 그렇게 번거롭게요 ㅎㅎㅎ 기다리고 있으면 도서관에 들어올텐데요. 어차피 출간일 6개월 내 신간은 못 팔지 않나요. 11월까지는 짤 없이 보유하셔야 되요ㅎㅎ

커피값은 월급이라는 정말 어색한 그것으로 대겠습니다.

반유행열반인 2019-08-01 14:44   좋아요 0 | URL
직접 들고가서 팔면 사 주는 거 같아요. 같이 팔고 싶은 게 구병모 근작 두 권 (...)
저는 어색한 그것을 정말 가슴 뿌듯한 그것으로 읽었습니다. 겨우 책팔아 다른 책 살 궁리를 하고 있자니 다시 따박따박 길들여지는 그것 받는 자리로 얼른 갈까 하는...쥐꼬리라도 제 것이 더 커서 그때 되면 아무래도 제가 내려 들 거에요.

syo 2019-08-01 14:52   좋아요 1 | URL
긴 쥐꼬리가 짧은 쥐꼬리를 위해 희사하려는 사회는 아름다우면서도 구슬프네요..... 뒷일은 뒤에 생각하는 것이지요.

저도 김초엽 좋았지만 팔고 싶어요 ㅋㅋㅋㅋ

munsun09 2019-08-01 14: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벌써 저랑 똑같이 팔기 생각하시군요^^
알라딘에서 구매는 하지만 회원간 팔기는 6개월 지나야 된다네요.
저도 이래저래 고민입니다.
더운 날씨 잊을 건 잊으시고 건강하게 보내세요~~

반유행열반인 2019-08-01 14:46   좋아요 1 | URL
알라딘에 팔면 절반 뚝 잘라 매입해주더라구요. 그럼에도, 언제든 달려나갈 준비를...하고 있습니다. (애란 언니 미안해...)
munsun09님도 건강하고 즐거운 하루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 2019-12-11 22: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ㅋ 방금 다 읽고 2부 노잼이라고 생각하고 별 두개 깎았는데,,, 통했다!!!

반유행열반인 2019-12-12 03:42   좋아요 0 | URL
나으 애란 언니가 이럴 수는 읍서! 하는 충격적 노잼 노유익의 기억...진작 팔아다 그 돈으로 김금희 소설 사 봤어요 ㅋㅋㅋㅋ
 
셋을 위한 왈츠
윤이형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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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윤이형


말 그대로 미친 바람이 불어서, 창 밖 창 안 나무들이 꺾어질 듯 흔들리고 단발머리 소녀도 기저귀만 찬 발가숭이도 머리카락을 흩날린다. 그러면서도 각자 뭔가 집중해서 들여다본다. 예전에 끄적여둔 낙서가 잔뜩 담긴 스케치북, 바람에 날리는 이면지 같은 것. 습하고 무덥다. 저도 모르게 잔인한 소년이 휘두르던 줄넘기가 내던 소리를 닮은 바람 소리가 무섭다. 세상이 망하는 날의 오전같이 평화롭다. 평화는 깨지고 단발머리와 발가숭이가 싸우는 소리, 울음소리가 그런 날 아니고요, 그냥 평범한 날임을 일깨운다.
그리 많이 읽지도 않았지만 읽어도 모르겠다. 더 많이 읽어도 모를 것이다. 읽는 일 밖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어 읽는다.

작년에 읽은 러브레플리카와 오늘까지 읽은 이 소설 사이에는 십 년 가량의 간극이 있다. 삼십대 초반에서 사십대 초반까지 나이를 허투루 먹지 않은 작가의 문장은 날카롭게 갈리고 빛을 발하게 되었다. 온통 어둡고 외롭고 비관적인 속에서 막연하게 기대하던 것들이 제법 자신있게, 조금은 더 희망을 믿으며 자라났다. 물론 지금보다는 거친 십여년 전 이야기들도 집요하고 섬뜩하고 몽상적으로 풀어낸 재주가 보였다. 그 사이 또 어떻게 진화했을까 다음 소설집이 궁금하다.

-검은 불가사리-어려서 쓴 시, 소포로 받은 상자 속, 꿈 속 해변에서 반복되어 등장하고 화자의 눈에 박혀 모두가 외면하고 소중한 이들을 해친 불가사리. 짐작이 되는 은유이다. 불가사리와 작은 병사들의 전투도. 검은 별모양 눈동자의 시각 이미지가 강렬했다. Protect me from what I want.
-셋을 위한 왈츠-그림쟁이 삼남매의 비극의 삼각형, 삼박자의 왈츠. 셋 사이의 긴장이 잘 와닿지는 않았다. 둘도 어려운데 셋은 내게는 너무너무너무 어렵다.
-피의 일요일-와우를 한 번도 안해봐서 구체적인 이미지는 상상이 안 되지만, 게임 속 캐릭터가 바깥 조종자들에게 대항한다는 설정은 흥미로웠다.
-절규-뭉크의 그림으로 겹쳐지는 모습은 다소 식상하지만, 소리지르는 여자와 상처입히는 남자(소리지르게 하는 여자)의 감정선(레즈비언 서사?), 절규 대행이라는 이색 돈벌이 소재는 비현실적이지만 재미있었다. 퀴어 서사는 잘 영글어 나중의 루카에서 제대로 포텐이 터지지.
-DJ론리니스-디제잉을 잘 모르는 내게도 나름 비유들이 와닿았다. 이 소설은 악기들의 도서관 사이에 살짝 껴놓고 김중혁이 쓴 거라고 우겨도 나는 아마 깜짝 속았을 것 같다. 그녀 안에 작게 하반신만 잠긴 채 숨어 있던 존재는 뭔가. 좀 생경한데 또 뻔하다. 굿바이가 조금 더 세련되어진 모습 같다.
-말들이 내게로 걸어왔다-말과 말. 유치할 수 있는 말장난인데 유치하지 않았다. 쌍둥이의 질투. 언어를 지배하는 자와 그러지 못해 시기하는 자. 남의 말을 없앨 수는 있어도 빼앗아 올 수는 없잖아. 그러니 부러워할지언정 미워하진 말자. 추해.
-안개의 섬-자신이 예쁘지 않은 걸 알고, 예쁘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 게임 개발자 이야기. 안개섬의 나무와의 대화는 너무 예측 가능해서 김새는데. 직장에서 잘 나가고 어린 남편 있고 뭐가 불만이냐! 육체와 정신 운운하는 건 약간 상투적이지만 공감되는 부분도 없진 않았다. 내가 그래서 거울을 안 봐. ㅋㅋㅋ
-판도라의 여름-비밀을 통제하려는 강박. 그 불행에 대해 잘 그렸다. 작가는 SF소설을 쓸때도 감각이 돋보이는데, 과학과 공상에 방점을 찍는 게 아니라 인간과 관계에 대해 고민한 지점을 잘 풀어내서 그런 것 같다.

바람이 아직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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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도시의 사랑법
박상영 지음 / 창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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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6 박상영
저녁을 먹다 아홉 살 딸에게 물었다. 대체 어떻게 해야 나 자신을 좋아할 수 있어? 어떻게 하면 자신감을 얻을까? 애한테 왜 그런 걸 물었나 몰라.
딸은 길게 고민하지 않고 답했다.
우선, 좋은 취미를 가지는 거야. 그걸 해.
그리고 남에게 베풀면서 살아.
안 될 거 같아도 뭐든 일단 해 보고.
확신에 찬 말투로 눈을 빛내며 똑부러지게 말했다.
오 나의 현자야. 지혜와 살아온 기간은 비례하지 않는구나.
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지 아이는 자신감이 넘치고 대체로 행복해 보인다.
나도 그렇게 한 번 살아봐야겠네.

박상영의 두번째 소설집을 읽었다.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불행한 사람의 이야기를 정말 웃기게 쓰는 재주가 있는 작가였다.
작가도, 재희도, 수많은 영이도, 규호도 모두 덜 불행하고 아프지 않게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진심으로. 불행해야 글이 나오고 그걸 읽어야 나도 재미있지만 두 권 즐겁게 해줬으면 만족할게. 이제 좀 행복해지렴. 그 방법은 위에 나와 있습니다. 나도 아직 못해봤지만.

재희-게이친구에 대한 여성들의 판타지를 공고하게 공구리치는 또 하나의 컨텐츠랄까. 성별 성적지향 상관없이 저런 무람한 우정을 나눈 이들이 부럽다. 팩을 나눠 붙이고 서로를 위해 냉동 블루베리와 냉동 담배를 채워주며 자신의 연애 상대에 대해 밤늦도록 떠들 수 있다니. 늘 서로의 편이 되어주면서. 아니 세상에 그런 관계가 있긴 한 거야?
마이크만 잡으면 빵 터지는 케이팝 매니아. 이번 소설도 또 나왔다. 왜 훌러간 신나는 가요를 매번 눈물 흘리면서 웃기게 만드는 거지. 세 번 써 먹었으니 다음에 또 써 먹으면 레드 카드입니다. 그땐 진짜 안 웃을 거야.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젊은 작가상 책에서 봤지롱. 조금 있다 마저 한 번 더 봐야겠다.
대도시의 사랑법, 늦은 우기의 바캉스-두 편의 연작소설인데 거의 한 편처럼 읽힌다. 규호란 연인과의 시작과 끝 흥망성쇄 에필로그까지. 매번 걸림돌이 되는 카일리의 존재. 헤어진 뒤에야 그 사람이 정말 내게 필요하다는 걸 아는 일. 약간 중2병 돋는 일기장 같은 감정 표현이 넘치는데 그런 걸 아무렇지 않게 쓰는 것도 재주라면 재주고 그게 뭐라고 부럽네.
인생을 몇 개의 글로 투척하는 이들을 보는 건 참 조마조마하다. 짧은 시간 만에 작가랑 엄청 친해진 거 같은 기분인데 다 털어 놓고 나면 다음엔 뭐 쓸 거야? 나야 재미있는데 넌 괜찮아?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그래서 털털 털며 아항, 글이 되려고 이렇게 거지같은 일이 한가득이었구나, 책 잘 팔려서 개꿀 이제부턴 하하호호 이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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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08-19 18: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야 재밌는 데 넌 괜찮아? ㅋㅋ 너무 동감되요 ㅋㅋ

반유행열반인 2019-08-19 18:50   좋아요 1 | URL
쟝쟝님은 괜찮아요? ㅋㅋ박상영을 향한 진실한 팬심이 감동적으로 느껴집니다.

- 2019-08-19 18:51   좋아요 1 | URL
저 진짜 너무 팬이예요 ㅠㅠㅠ 계속 써줬으면.. 그가 계속 불행했으면..(뭐????!) ㅋㅋㅋㅋㅋㅋ

반유행열반인 2019-08-19 18:54   좋아요 1 | URL
작가가 불행할수록 재미가 비례하는 현실...잔인하고 모진 독자들ㅋㅋㅋ

- 2019-08-19 18:59   좋아요 1 | URL
다른 작가들은 모르겠는 데.. ‘영’이는 너무 상영이자낰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 소설을 기점으로 우리 영이는 엄청 뜰테고 그럼 행복할거고 그럼 내 인생은 시궁창이니까 내 인생이랑은 멀어질거고...

반유행열반인 2019-08-19 19:01   좋아요 1 | URL
그래요. 이미 떠서 핵오브핵인싸 암흑의 핵심 코어의 코어로...멀어지라 그래...제일 헛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랑 인기 작가 걱정...나나 잘하쟈...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