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편지지를 사러 갔어


문방구에는 편지지가 없어서

다른 곳에 갔더니 조금 있었어


옛날엔 편지 쓰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별로 없다니 아쉬워


아니

아주 없지 않아서 다행이야


너에게 편지를 쓰려고

편지지를 고르는 일은 즐거워


내가 보낸 편지를 받고,

네가 즐거웠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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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때가 있겠지

그런 때는 길지 않을 거야


빛은 모두 사라지지 않아

조금씩 줄어들겠지


아주 밝은 빛보다

조금 희미한 게 좋지 않아

눈으로 보기에 편한 빛


은은하게 빛나는 것도

멋져

언제까지나 그렇게 빛나길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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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복이 이야기 1
공삼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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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한국에서 고양이와 함께 사는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될까. 꽤 많겠지.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싫어하고 괴롭히는 사람도 있다. 누군가는 고양이 먹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길고양이한테 주기도 한다. 그런 모습 보고 고양이한테 먹을 거 주지 마라 하는 사람도 있겠다. 길고양이 숫자도 많은 듯하다. 늘 잘 보이는 건 아니지만, 어딘가에 숨어 있다 배가 고프면 먹을 걸 찾으러 나오겠다.


 조선 시대에는 고양이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조선 시대에도 고양이 좋아한 사람 있을 거다. 화가에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렇다 해도 고양이를 방에서 기르지는 않았을 것 같다. 잠깐 방에 둔 적은 있겠지만. 옛날에 고양이는 더 살기 어려웠겠다. 지금이라고 쉽지는 않겠다. 집고양이보다 길고양이 수명은 짧다. 먹을 게 없는 것보다 다른 것 때문에 죽을 것 같다. 고양이한테 안 좋은 음식을 먹어설까. 사람한테 괴롭힘 당하지 않으면 좋을 텐데. 가끔 인터넷 기사에서 고양이 학대한 사람 이야기 보기도 했다. 그렇게 알려지는 것보다 알려지지 않는 게 더 많을지도.


 언제부터 검은 고양이를 안 좋게 여겼을까. 조선 시대에도 그랬나 보다. <금복이 이야기 1>은 조선 시대 이야기다. 누군가(사람은 아닌 것 같은데) 검은 고양이를 가엾게 여기고 어떤 힘을 준다. 그건 낮에는 고양이고 밤에는 사람이 되는 건가. 아이들한테 쫓기고 괴롭힘 당하려는 고양이를 의균이 데려다 기르기로 한다. 그것도 방에서. 검은 고양이 이름을 금복이라 했다. 금복이는 처음엔 의균을 피했는데 여러 날 지나고 밥도 잘 먹고 의균을 따른다. 금복이는 밤엔 어린아이가 된다. 사람이 된다고 뭐가 좋을까. 금복이가 밤에 사람이 되어도 아직 별 일 일어나지 않았다.


 낮엔 고양이가 잠을 잔다. 새끼 고양이니 잠 많이 자겠지. 의균은 잠든 금복이를 귀엽게 여기고 방석을 사다주고 놀이개로 놀아주다 놀이개가 망가지기도 한다. 의균 시중을 드는 동이는 금복이한테 조금 질투한 것 같기도 하다. 의균이 금복이를 예뻐해서 말이다. 털도 많이 빠지는데. 동이는 금복이를 밖에서 기르라 하기도. 의균은 금복이와 동이는 식구다 말한다. 동이는 그 말이 좋았던가 보다. 금복이도 동이를 싫어하지 않았다. 고양이는 상자에 들어가는 거 좋아하지 않나. 금복이는 됫박 안에 들어가기도 했다. 그게 좀 컸다면 좋았을걸. 밤이 되고 금복이가 사람이 되자 됫박이 부서졌다. 의균은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 한다. 동이는 됫박을 잘 붙여서 금복이한테 갖다준다. 동이는 금복이 형인가.


 의균은 몸이 별로 좋지 않은가 보다. 금복이와 살게 되고 얼굴이 좀 나아졌다. 아버지가 금복이를 알게 된다. 의균은 아버지한테 금복이와 함께 살고 싶다고 말한다. 아버지는 금복이를 안 좋게 여기지 않았다. 다행이구나. 어머니는 어떨지. 금복이가 사람이 돼서 괜찮았던 건 밖에 나갔다가 길을 잃었는데, 밤이 오고 사람이 되고는 집으로 잘 왔다. 의균이 누군가를 만나러 나간 사이에 어머니가 나타났다. 금복이는 어떻게 되려나. 쫓겨나지 않기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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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나리자 2025-06-21 1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쓰메 소세키는 검은 고양이를 복고양이로 여겼다지요. 그렇지 않은 서양 작가도 있군요.
산책하다 보면 고양이가 정말 많이 눈에 띕니다. 고양이에게 밥을 주는 사람들도 있고요.

장마철이라 습한 날이 많네요. 건강에 유의하시고 잘 지내세요. 희선님.^^

희선 2025-06-24 03:17   좋아요 1 | URL
검은 고양이를 안 좋게 여기는 건 앨런 포 소설 때문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거기에 나온 고양이가 검은 고양이였으니... 그러고 보니 나쓰메 소세키도 고양이와 살았네요 고양이가 죽고 고양이를 생각한 듯도 합니다

이번 여름엔 장마가 빨리 왔네요 지난주에 비 온 첫날 습도가 무척 높았어요 모나리자 님도 여름철 건강 조심하세요


희선
 




난 연필이야

사람은 글자를 배울 때

나를 쥐고 연습해


어릴 때만 나를 쓰고

조금 자라면 다른 걸 써


이젠 연필을 쥐지 않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아

글씨 쓸 일이 별로 없어서


나이를 먹고도

여전히 연필을 쓰는 사람도 있어

정말 다행이야


나로 글을 쓰면

볼펜으로 쓸 때는 들리지 않는

연필심이 종이를 스치는 소리가 들려

그걸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


나를 모든 사람이 쓰지는 않겠지만,

아직 쓰는 사람은 있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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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냄새 2025-06-15 20: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영록은 ˝사랑을 쓰려거든 연필로 쓰세요˝ 라고 노래하셨죠.ㅎㅎ

희선 2025-06-24 03:15   좋아요 0 | URL
연필로 쓰면 연할 것 같은 느낌도 들지만... 진한 심도 있기는 하네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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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5-06-17 23: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알라딘에서 카드도 판매하는군요. 알라딘 굿즈도 다양한 상품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진에 나온 펜을 보니까 크기가 크진 않을 것 같아요. 하지만 실물보면 예쁠것 같습니다.
희선님, 비가 자주 오고 날씨가 많이 덥네요. 시원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


희선 2025-06-22 18:48   좋아요 1 | URL
카드 작은 편이에요 글자를 별로 못 쓸 것 같아요 작게 쓰면 좀 쓸지... 쓸 말이 별로 없을 때 예쁜 카드에 쓰면 괜찮겠지요 작아도 예쁘기는 해요 비싼 느낌이 들지만, 이걸 넣으면 쿠폰을 쓸 수 있어요 쿠폰 쓰고 돈을 조금 더 쓰는 거겠지만...

비가 오래 온 듯합니다 이틀이나 하루 내내 왔네요 아주 많이만 안 오면 좋을 텐데...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