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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 - 제2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하유지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9월
평점 :

"현대문학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나는 우주》로 제2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 대상 청소년부문 대상(2025년)을 수상한 작가 하유지의 《우리는 지금 소설 모드》를 만나보았다. 이 작품은 제2회 현대문학·미래엔 청소년 문학상(2025년)을 수상한 소설이다. 한 해에 두 개의 작품상을 두 개의 다른 작품으로 수상한 대단한 필력을 가진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특별한 아니 조금은 이상한 두 녀석이 주인공이다.
한 녀석은 같은 반 친구들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인간관계에 서툰 열다섯 살 중학교 2학년 강미리내이고, 또 한 녀석은 인공지능을 탑재한 집안일 로봇 아미쿠이다. 친구들을 파프리카, 가지, 피망이라 부르며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미리내와 집안일에 손대는 순간 사고를 치는 사고뭉치 로봇 아미쿠는 '소설'이라는 접점으로 서로에게 다가서게 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였던 아버지는 제주도 당근 농장으로 떠나고 워커홀릭 엄마와 살고 있는 미리내는 모든 일에 시큰둥하다. 그런 미리내가 유일하게 열정을 다하는 것이 글쓰기이다. 멋진 소설가가 꿈인 미리내는 연재 사이트에 「우주 방문자」를 연재하고 있다. 조회수 3, 댓글 0로 처참하게 외면받고 있던 미리내의 소설은 아미쿠의 조언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아미쿠의 제안으로 「커컴버의 지구인」으로 제목부터 바꾼 미리내의 소설은 독자들의 시선을 끌기 시작한다.
p.110."중요하지 않은 사람들이 진실과는 다른 말을 했을 뿐인데 왜 그렇게 괴로워합니까, 미리내?"
웃겨진짜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같은 반 파프리카의 등장으로 미리내와 아미쿠의동행은 위기에 처한다. 파프리카는 어떻게 아미쿠가 조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을까? 이미 AI와의 대화를 소설에 그대로 집어넣어 특별하다는 평을 받으며 2024년 제170회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도 등장한 마당에 인공지능의 도움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미리내는 아미쿠의 존재가 밝혀진 것이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섰다.
p.196. 우리가 연결돼 있다는 말은, 우리가 서로 배우고 가르치며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외톨이 미리내의 유일한 친구였던 소설을 조금 더 빛나게 해준 집안일 못하는 집안일 로봇 아미쿠와 미리내가 서로에게 도움을 주며 성장해가는 모습을 너무나 유쾌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소통의 중요성을 소통이 단절되었던 미리내를 통해서 보여주며, 우리와 연결의 소중함도 알려준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cogito, ergo sum: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를 보여주며 우리 삶의 의미도 생각하게 한다. 아미쿠가 선택한 이름이 숨(sum)인 까닭을 만나보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