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의 진화가 경제 지도를 바꾼다 미래산업 리포트 1
고종원 지음 / 새빛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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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에는 스마트폰 열풍이 강하게 몰아치고 있다. 카메라 성능과 디자인 경쟁에만 매달렸던 우리나라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인터넷과 DMB는 미디어 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 폰은 변화를 더욱 가속화 시켰다. 스마트폰의 확산으로 모바일검색이 날로 똑똑해지고 있는데 단어나 문장을 입력하는 텍스트 위주의 검색에서 벗어나 사람의 목소리나 음악, 사물검색으로 진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궁금한 것을 찾기 위해 키워드를 찾아내고 자판을 입력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 했다. 그러나 공상과학영화에서 로봇에 말로 명령을 내리듯 이제는 들려주거나 보여주기만 해도 쉽고 빠르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3D와 스마트폰이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것인가?

미디어 시장에 그동안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새로운 이름과 기술이 판을 치고 있다. 미디어 시장의 격변은 미디어 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미디어의 변화는 미디어를 뛰어넘어 주요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촉매가 되고 있다. 미디어를 이해하지 않고는 사회 어떤 분야도 선도하지 못하게 되었다.

이 책은 다양한 산업의 변화를 선도하는 미디어 산업 전반의 변화와 트렌드를 한눈에 살펴보도록 했다. ‘개인화, 디지털화, 세계화’라는 큰 흐름이 방송, 인터넷, 신문, 잡지, 라디오, 영화, 출판, 음반 등 주요 미디어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는지 알 수 있도록 분석했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변화가 앞으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도 전망했다. 개별미디어의 진화 경로 외에도 미디어의 변화를 일으키는 기술적인 요소, 우리나라 기업들이 벤치마킹 대상으로 여길 만한 주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의 전략도 소개하고 있다.

미디어 산업은 사람들의 의식과 감성,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거대한 전자 산업, 컴퓨터 산업, 인터넷 산업, 통신 산업을 움직이는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세계 모든 국가들은 자국의 문화적 입김을 강하게 불어넣을 수 있고 어느 나라에서나 통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글로벌 미디어 기업을 육성하려고 하고 있다. 각종 미디어의 파워가 어떠한지 구체적으로 알아보기 원한다면 그러한 미디어의 파워를 활용하여 성공하는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면, 남들보다 미디어 시장을 발 빠르게 선점하고 싶다면 이 책이 해답을 줄 것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우리나라 미디어 기업들이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과제를 풀어야 한다고 했다. 첫째, 매출의 절반 이상,심지어는 70~80퍼센트를 국외에서 발생시켜야 한다. 둘째, 세계적으로 통하는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개발해야 한다. 이는 이미 글로벌 미디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보다 훨씬 더 험난한 길을 가야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경영진의 전문화와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미디어 관련 전문 경영진을 양성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미디어 기업들도 세계화를 이끌어나갈 인재 양성과 교육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미디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과 미디어를 공부하는 학생들 그리고 통신, 가전 등 미디어 산업과 인접 분야에 이해도를 높이거나 투자하려는 이들, 미디어 정책을 수립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썼다. 미디어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와 전망으로써 세상을 선도하는 아이디어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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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만 실종된 최순자
김은정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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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라는 것은 한국 사회에서, 특히 한국 여자에게는 얄궂은 것이다. 나쁜 남자들은 여자를 크리스마스 케이크로 비유(즉, 크리스마스 이브의 케이크처럼 스물네 살이 제일 잘 팔리고 그 후로는 떨이로 밀린다는)했고, 텔레비전 광고에서는 ‘20대여 영원하라’라는 30대 이상 여성들에게 돌팔매질 당하기 십상인 카피 문구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책은 “여자에게 가장 큰 공포는, 잡귀(雜鬼)중 한 맺히기로 으뜸간다는, 사내 맛을 못 본 처녀 귀신도 아니요, 대폭발 빅뱅과 비견될만한 사춘기 시절, 의식의 우주 속에 탄생하여 엊저녁 콜라겐 덩어리란 합리화로 속수무책으로 쥐고만 족발을 발라먹던 순간까지도 머리 주위를 공전하며 괴롭히던 다이어트에 대한 히스테릭한 의무감도 아니요, 이윽고 석별을 느끼며 그 마지막 족발을 들춰내고 나서야 압사된 채로 발견된 바퀴벌레도 아니요, 생채기처럼 더해지는 주름살도 아니요, 햄릿의 독백 '죽느냐 사느냐' 그것보다 과연 더 큰 문제인 임신테스트기의 방백 '한 줄이냐 두 줄이냐'의 답을 구하는 순간도 아니요, 사랑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며 장렬하게 혈서까지 써대던 진드기 같은 놈도 변심까지의 유통기한이 불과 3년이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를 대면하게 된 순간도 아니요, 바로 ‘서른’이 된다는 것이다.”

책의 제목이 쉽게 이해되지 않는 “서른만 실종된 최순자”는 저자가 2년여의 공을 들인 끝에 완성된 것으로, 출간되기 전 20대~30대 여대생과 대학원생, 커리어우먼, 주부들에게 원고를 미리 공개해 100명으로부터 추천을 받기도 했다. 원고를 미리 읽어본 독자들의 반응은 “어쩜, 서른 살 여자 마음을 이렇게 잘 표현했을까?”, “스물아홉 빛나는 내 청춘에 이 책을 바친다!”, “두고두고 읽어야 할 서른 살 여자 마음 교과서”, “제발 남자들한테 이 책 좀 읽어보라고 소문 좀 내주세요!”, “무엇으로도 치유할 수 없었던 서른 살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답답함을 치유할 수 있게 해준 책!”이라는 다섯 가지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IMF 외환위기로 작은 부품 공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시고, 오천만원이라는 빚을 짊어지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주인공이 더 이상 학업을 유지할 수가 없어서 다니던 고등학교에 자퇴서를 냈다. 얼마나 힘든 생활이었을까 짐작이 간다. 그는 3층의 허름한 법률사무소 찾아가 파산 신청 등의 법률 상담을 받았다. 상담비가 얼마냐고 물었더니 상담실 아저씨는 “음...나중에 여유 생기면 자장밥 한 그릇 시켜주면 더 없이 고맙겠어.” 6년 후 첫 회사에서 받은 퇴직금으로 약속을 지켰다.

그는 변호사 사무실에서 일을 하면서 두명의 남자로부터 이용을 당하고, 좋지 않은 생활만 연속으로 일어났다. 그기에 일하고 있는 사무실의 변호사도 아내에게 치여살고, 친한 친구도 임신을 했으나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당한다. 변호사의 도움으로 호적을 정정하여 12살이나 어린 나이로 변신을 하여 살아간다.

저자는 “지구에 사는 생물학적 여자라면 한 번쯤 다시 스무 살이 되고 싶다고 넋두리를 해봤을 것이다.”라고 했다. 저자도 내년이면 ‘서른’이 된다. 이 책은 저자의 이야기이면서 저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서른만 실종됐던 서른두 살 최순자는 말한다. 끝은 어디에도 없다. 설사 죽어서도 땅에 묻혀 다시 한 그루의 은행나무 속에서 피어나지 않는가. 내게 주어진 것이라면, 나는 사랑도 질투도 그리움도 실패도 망설임도 후회까지도 즐길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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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엑스포메이션
하라 켄야.무사시노 미술대학 히라 켄야 세미나 지음, 김장용 옮김 / 어문학사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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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이라는 연극을 보면 4명의 성인남녀가 알몸으로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국내 초연된 ‘논쟁’은 알몸 연기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면서도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유료관객 1만 명을 돌파 한 바 있다. 이 연극은 ‘개인과 사회’라는 소재를 가지고 몇 가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으로 시작하고 끝을 맺는다.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알몸’은 상상할 수도 없었다.

이 책은 제목 뿐 아니라 표지 사진까지 흥미를 가지게 하는데. [디자인의 디자인], [白]에서와 같이 디자인의 개념을 재창조하고자 시도했던 하라 켄야가 ‘알몸’이란 개념을 활용하여 새로운 연구를 선보인다. 일본디자인센터 대표이자 무사시노 미술대학 교수인 하라 켄야씨와 그의 세미나 멤버들이 1년간 연구한 주제 ‘나체’에 대한 연구결과물을 책으로 엮은 것이다. 책을 처음 받아들였을 때 제목도 무엇인가를 상상하게 만드는데 거기다가 비닐포장으로 책을 철저히 가려놓아 그야말로 야한 책이라고 생각을 했다.

저자는 엑스포메이션이란 인포메이션의 상대어로 고안된 조어로서, 어떤 대상물에 대해서 설명하거나 알리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모르는지에 대한 것을 알게 하는 것”에 대한 소통의 방법을 말한다. 자신이 인식하고 있는 것을 미지화하는, 즉 틀림없이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 근원으로 되돌려 그야말로 그것을 처음 접하는 것과 같이 신선하고도 새롭게 그 맛을 재음미해 보려는 실험이라고 한다.

이 책에는 누드를 실어놓은 사진이 있다. 사진을 보노라면 왠지 성적인, 불유쾌함 또는 부끄러운 생각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은 신체의 편차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알몸’은 에로스나 수치심 등을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다루기 힘든 주제이다. 하지만 ‘나체 자전거’라고 말하면 어떠한 선택 사양도 붙지 않은 상태에서 설계된 자전거를 연상시킬 수 있고, ‘벌거숭이 브랜드’등을 얘기하면 일종의 손잡이가 없는 것과 같은 상품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게 된다.

신축성 있는 속옷인 팬티는 신체의 윤곽을 뚜렷하게 떠올리게 하기 때문인지 그것은 언젠가부터 사람 ‘엉덩이’의 이미지를 불러일으키는 매체로 기능하기 시작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발견한 것 중 하나는 팬티를 입힌 물건이 사람의 신체로 보일 때 팬티의 존재는 ‘중립성’을 지니게 된다는 점이다. 즉 팬티를 입힌 물건에 대해 사람의 신체로 보는 관점이 성립될 때, 대상물과 팬티는 신체와 팬티의 관계처럼 팬티가 신체의 일부가 된다는 주장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유사성의 성립과 함께 입힌 것이 신체화 되었을 때, 신체화하기 전에 지니고 있던 그 물건의 이미지는 종결되고 보다 개성적인 신체성을 지닌 캐릭터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 책은 조형예술 및 미술의 기초에 해당하는 책이다. 미술을 공부하기 원하는 학생들과 일반인들에게도 예술에서의 살상력을 자극하는데 크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한다. 책 내용과 사진들은 그동안 접하지 못한 것이 대부분이다. 이 책은 우리를 새로운 세계로 안내해 주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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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자들의 왕 1
유진 지음 / 황금가지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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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는 수많은 힌두 신이 존재한다. [힌두 경전]에 따르면 힌두 신의 수가 3억 3천이 넘는다고 한다. 그 많은 신들의 이름이 어떻게 되고, 각각 어떤 신화가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며 인도 신화를 살펴보는 시간을 가졌다. 신화 이야기는 어떤 것을 보든 재미있다.

힌두교의 신을 대표하는 신은 브라흐만, 비슈뉴, 시바인데 이들은 모두 남신들이다. 힌두교의 최고의 신 중의 하나인 시바라는 이름은 산스크리트로 ‘상서로운 존재’라는 뜻이라고 한다. 수많은 신비로운 요소들의 총체인 그는 극히 모순되고 복잡한 신이다. 시바는 파괴하는 자이며 동시에 창조하는 자이다. 또한 고행자이며 유혹하는 자이기도 하다. 그는 한편으로는 자비로운 얼굴을 지녔고, 또 한편으로는 분노에 불타는 복수자의 얼굴을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인도신화를 배경으로 하여 힌두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일상과는 전혀 다른 세계관을 가진 인간과 신, 운명과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판타지 소설로서 2001년부터 하이텔에 연재되었던 작품이다. 판타지 소설로는 ‘반지의 제왕’, ‘호비트’, ‘어시스의 마법사’등에서부터 유래된 ‘마법’, ‘드래곤’, ‘기사’ 등 서양적 분위기의 세계관을 무대로 쓰는 소설이 있으며, 현대와 현실 속에서 일상에 괴리되는 현상을 만나는 것을 계기로 이루어지는 내용도 있다. 우리에게는 잉카나 아즈텍에 맞먹는 생소한 신화인지라 멀게 느껴지지만 이 책은 인도신화를 세세히 알지 못해도 글 안에서 풀이와 설명이 자연스럽게 녹아있어 쉽게 몰입할 수 있다.

대학생인 주인공 유단은 우연히 자살하려는 여자를 구해주었는데 그녀가 유단이 다니는 학교의 학생이었다. 유단은 그녀에게 호감을 가지고 다가서지만 그녀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이상한 구석이 너무나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트럭 폭발 사고를 겪게 된다. 그 후 유단은 그녀 지은으로부터 아수라와 신들의 전쟁에 대해 듣게 되는데 아수라라 불리는 악마들은 인간의 몸에 들러붙어 그 주인을 먹고 살아가는데, 지은의 몸속에는 칼리라 불리는 여자가 들어 있어 지은을 이용하여 아수라 일족들을 하나하나 없애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된다.

그리고 최근 들어 계속적으로 연쇄 살인 사건이 일어나고 있는데 그 연쇄 살인 사건의 진범이 바로 지은이었던 것을 알게 된다. 그러는 와중에 유단은 단지 지은뿐만이 아니라 자기 자신 역시 이미 벗어날래야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고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세계를 멸망시키려고 하는 자, 시바의 각성이 이루어지면 인류는 파멸의 길로 달려갈 수밖에 없는 것이고, 유단은 지은과 자신의 사랑을 위해, 인류를 위해 그 운명에 저항하고자 한다.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송경아는 이 소설을 “삭막한 현대 생활 속에서 말초적인 재미와 현실 도피로 향하는 기존의 판타지와는 달리, 판타지만이 던질 수 있는 형식으로 숙명과 자유 의지, 인간성과 신성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소설”이라고 평가하였다. 이 책은 재미만을 추구하는 판타지 소설을 넘어서 세계관과 작품성을 갖춘 판타지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소설을 위해 10년의 시간을 투자하였다고 한다. 이 책을 통해 현대 세계에 되살아난 힌두 신화 속의 신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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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 홀 1 - 2009년 맨부커상 수상작
힐러리 맨틀 지음, 하윤숙 옮김 / 올(사피엔스21)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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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에 다닐 때 세계사를 공부했는데 교수님을 통해서 헨리 8세에 대해서 들은 기억이 지금도 기억난다. 헨리 8세(1491~1547)는 여성편력이 화려했으며, 교황청과 대립했으며, 잉글랜드 교회의 수장직 자임 등을 통해 영국 역사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삶을 살다간 왕이었다.

튜더 왕가 출신으로 1509년 영국 왕위에 등극했다. 17세 때 맏형 아서(불치병으로 사망)의 정혼자였던 아라곤의 캐서린과 석연찮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녀와의 사이에 오랫동안 아들이 없자 왕위 계승권자에 대한 조바심을 냈다. 그러던 차에 캐서린 왕비의 젊은 시녀이자 자신의 정부(情婦)였던 메리 볼린의 동생 앤 볼린에게 눈독을 들였다. 앤 또한 요부다운 처신으로 왕의 권력욕과 왕위계승에 대한 조급증을 자극했다. 하지만 앤도 딸 엘리자베스 이외 여러 차례에 걸쳐 왕자 생산에 실패했고 그 사이에 그녀의 근친상간, 간통이 들통나면서 헨리 8세는 배신감에 휩싸였다. 결국 앤은 처형됐고 그는 다시 앤의 시녀와 결혼하는 등 생전에 여섯 번 결혼하는 군주가 됐다.

그래서 헨리 8세의 이야기는 잉글랜드 역사에서 영화로도, 책의 소재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헨리8세와 그의 여인들, 천일의 앤과 엘리자베스 등의 영화는 모두가 왕이나 왕비가 주인공으로 나오는데, 이 책에는 그 시대의 역사적 인물 중 하나인 토마스 크롬웰이 주인공으로 기록되고 있다.

저자 힐러리 맨틀은 아일랜드계 가톨릭 이민자이자 직물공장 노동자인 부모님과 공장지대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열한 살 때 아버지의 실종을 경험하고 그를 둘러싼 불가해한 현실을 접하며 인간 사회의 이면을 꿰뚫어보는 독특한 시각을 갖게 되었다.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사회복지사로 근무했으며, 영화평론가로 활동했다. 그는 이 책으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맨부커상을 수상했고 생존해 있는 최고의 영국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저자는 이 책을 쓰기위해 많은 고민을 했었고, 책을 쓰기까지는 5년 정도가 걸렸다고 말하고 있는 것을 보면 이 책은 상당한 깊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화려한 튜더 왕조의 커텐에 가려진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 권력과 인간에 대한 격조 높은 통찰을 담아내면서 특히 헨리8세가 다스리던 시대에 모든 권력의 중심 역할을 했던 울지 추기경이 몰락해 가는 과정을 그리면서 그 뒤를 토마스 크롬웰이 어떻게 하여 헨리 8세의 가장 가까운 측근이 되어 가는지 그 과정을 자세히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책 서두에 나오는 등장인물만도 4페이지나 되어 너무 많은 이름과 튜더 왕조의 가계도 2페이가 되어 책을 읽는데 많은 혼란을 가져오므로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아니하면 잊어버리기 십상이다. 크롬웰의 죽음으로 이야기는 끝나려는가 생각 했더니 이 책은 앤불린과 관련된 초반활동까지만 그려지고 있다. 현재 <울프 홀>의 후속 작품에 해당하는 <거울과 빛>을 집필 중이라고 하니 아쉬움이 있지만 다음에 그를 다시 만나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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