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안 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
다키와 아사코 지음, 김지연 옮김 / ㈜소미미디어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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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적인 분위기가 감도는 마을의 작은 오르골 가게. 이 가게의 특별한 상품은 점원이 만들어주는 '손님의 마음속에 흐르는 음악'을 담은 오르골이다. 기존에 있는 오르골도 있지만 자신의 마음에 흐르는 곡을 담아 나만의 오르골을 만들 수 있는 가게다.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아이. 엄마는 수술을 할까 말까 걱정중이다. 그런데 이 아이의 마음을 읽겠다고. 하지만 완성된 오르골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는 아이에게 불러주던 자장가였다. 귀가 잘 들리지 않지만 자신의 마음이 전해진 것이다. 이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생각났던 일이, 아이를 재울때 자장가를 불러주곤 했었다. 어느날은 눈을 감고 그 노래를 따라 부르는 것이 아닌가. 물론 내 아이는 귀가 잘 들리지만, 그런 것을 떠나서 아이들은 엄마의 사랑을 그냥 전해 지는게 아닐까.

문득, 나는 어떤 순간을 기억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음악과 관련된 그런 순간을 별로 기억나지 않는데... 이 가게를 가보고 싶네. 과연 나는 어떤 말을 전하고 싶을 것인지..

그런데 살짝 제목에 의문이 들었었다. "말도 안되게 시끄러운 오르골 가게"라는데 너무나도 잔잔하다는 거지. 오르골 가게 점장의 특별한 '소리가 너무나도 잘 들려서'그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이다. 이 오르골 가게의 비밀이다.(?)

이 능력을 다른데 사용하지 않고, 타인에게 감동을 주는 힐링 소설이다. 그런데.. 내게는 조금 미약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오르골 가게가 있다면 한번은 방문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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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 - 도시산책자의 마을 여행
박수현.조연진 지음 / 바람길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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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를 가거나 국내의 다른 곳들을 여행하기도 하지만, 도시 산책을 하듯 마을을 여행하는 것은 어떨까. 이 책은 서울의 '중랑구'를 여행하며 적은 여행 에세이이다. 사실 내게도 '중랑'은 낯설지 않다. 내 어린시절과 고등학생때까지 살았기 때문에 더욱더 이 책이 반갑다. 중랑구도 낯설지는 않지만, 내 생각엔 동대문구도 낯설지 않아서 찾아 봤었는데, 내 어린시절에는 동대문구였다가 1988년 동대문구에서 중랑구로 분리 신설되었다고 한다. 내가 살았던 곳은 중랑천과 가까운 곳이었다. 지금은 중랑천 옆으로 동부 간선 도로가 뻗어 있어서 나도 출퇴근길에 애용을 하지만, 나는 그 도로가 생기기 전을 기억한다.(도대체 내 나이 몇인겨) 당시 냄새도 나고 했어서 '개천'이라는 이미지가 별로 좋지 않았었다. 한번은 친구들과 놀다가 물에 발이 빠진 적이 있었는데, 발이 썩는줄 알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있었다. 게다가 동부간선도로가 개통을 하고 야간 자율학습을 하던 나를 부모님이 실어나르기도 했었다.

또 하나 기억이 남는 것은 "망우역사공원"이다. 예전에는 1년에 몇번씩 이곳에 갔었다. 그러니까 '망우리 공동묘지'라고 불뤼었던 시절, 할아버지 산소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할머니가 계신 곳으로 옮겼지만 한때는 이 곳에 가는게 전쟁이었다. 한식날과 추석날에 갔으니 엄청난 교통정체 부터 당시 명절때는 일방통행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당시 한용운님의 묘를 본적이 있었다. 묘역이 어딘줄 몰랐는데 나중에 발견을 했다고 했는데, 이미 나는 거기에 있는 줄 알았기에 이 이야기를 들었을때 '내가 발견한 건가?'라는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망우역사공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낯선 곳이 아니고 내가 예전에 살았기 때문에 지도에서도 찾아보고 옛추억에 빠지기도 한다. 중랑역 근처의 시장은 어릴적 엄마 손을 붙잡고 갔었던 곳이다. 그런데 왜 어른이 되서 혼자 갔다는 기억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리고 항상 학교를 배정받고 이사를 갔기에 통학과정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다. 중학생때도 이화교를 건너서 신이문역까지 걸어서 전철을 타고 다녔었다. 그래서 이 곳에 언급되는 지명이나 다리 이름도 낯설지 않다. 또한 조금 아쉬웠던 것은 고등학교가 상봉시외터미널 근처에 있었는데, 동서울 터미널이 생겨서 노선이 너무 겹치고 경춘선 지하철이 개통되면서 이용고객을 잃으면서 2022년에 터미널 기능을 폐지하겠다고 했단다. 지금 현재는 원주노선만 운행중이라고 한다.

이 책은 그저 한 도시를 여행한 에세이지만 내게는 옛추억까지 여행을 선사했다. 지도를 찾아가며 어디에 있는지, 나는 예전에 이 곳엘 갔던가라는 생각을 해봤었다. 무더위가 사그라 들면 한번 옛추억을 찾아서 '중랑'에 여행을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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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사라진 학교 마름모 청소년 문학
소향 외 지음 / 마름모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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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시험은 긴장의 순간이었다. 시험날 학교에 늦는 꿈을 꾸거나 이제 풀기 시작했는데 벌써 시험 시간이 다 끝나가는 그런 꿈을 꾸기도 했다. 잠에서 깨어나선 꿈이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땐 얼마나 안도의 숨을 쉬었는지 모른다. 시험에 대해서 무감각해졌을 때가 대학교 3학년 시절이었다. 전공 과목마다 퀴즈와 시험을 번갈아 보는 통에.. 아마도 거의 매주에 한번씩 시험을 보지 않았나 싶은데..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 다시 시험을 하나 보자고 하면, 어떨런지.. 긴장감에 예전에 꾸었던 꿈을 꿀까.. 아니면 시험에 무뎌진 그런 맘이려나..

이 책은 「나의 유토피아 방문기(소향)」, 「김민준 던전 일기(김이환)」, 「띠링, 이름표가 울리면(윤자영)」, 「마더의 결단(정명섭)」의 4편으로 구성된 엔솔로지이다. 나도 학창시절에는 시험이 없어졌음 하는 생각도 하기는 했으나, 이제는 어느정도 시험이라는 것도 있어야 한다고 본다. 간혹 '나중에 써먹을 것도 아니면서... 왜 배우는 건지 모르겠다'라는 말을 하는 아이들을 만난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인데, 기본적인 소양은 갖추어야 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지금 세대의 문제는 단순하게 시험만이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과도한 경쟁, 지나친 이기주의가 시험의 본질을 망치고, 교권을 추락하게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의 유토피아 방문기」에서도 보면 지원은 절대음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작곡과에 갈 것도 아니고, 피아노 연주도 그리 수준급은 아니다. 작곡만 하기에는 수학적 재능이 아깝다는 아빠의 말도 맞는 것 같다. 작곡은 취미생활도 해도 되니까.. 게다가 윤후는 내 곡을 기똥차게 연주를 한다. 그리고 둘만이 하는 비밀 릴레이 작곡은 둘 사이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윤후가 사라졌다. 한동안 멍하던 윤후는 전학을 갔다느니, 유학을 갔다드니 하는 소문을 남긴채 사라지고 말았다. 수학 시험을 망친 어느날, 지원은 갑자기 말랑해진 문을 통해 평행세계로 이동한다. 시험이 없는 그 곳에서 윤후를 만난다. 그리고 자연스레 갑자기 변해버린 윤후의 비밀을 알 것 같았다. 하지만, 그 곳에서 많은 아이들과 릴레이 작곡을 하던 윤후를 본 후 더이상 특별한 관계가 아닌 것 같고, 시험이 없는 곳에선 '공부를 잘 했던 나'는 특별난 것도 없는 것 같아 본래의 세계로 돌아왔다. 하지만 지원은 그토록 준비를 했건만 과고 입시에서 떨어졌다. 그런데 의외로 특목고에 관심이 없어 보였던 온유가 합격을 했다. 온유의 합격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은 지원은 허탈하기만 하다.

온유의 합격 스토리를 읽고 나선 나도 허탈했다. 그 것이 현재 우리 사회에 팽배해진 일상 아닌가. 수시라는 명목으로 아이들은 생활기록부의 노예가 되어가고, '세특'이라는 일부 기재사항은 아이들 손이 아니라 부모들 손에서 씌여지고 있는 현실. 모든 아이들은 동일한 출발선에서 시작해야 하지만 현실을 그렇지 못하다. 트랙에서는 아이들만 뛰어야 하지만, 공정하지 못한 어른들이 난입으로 시험은, 교육은 변질되어만 간다. 소설들에 등장하는 시험이 사라진 학교도 내가 보기에는 그다지 별로 좋은 세상은 아닌것 같다. 아이들도 과연 그런 세상을 원할까. 무엇이 먼저 변해야 하는지를 깊이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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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의 연쇄살인 추적기
권일용.고나무 지음 / 알마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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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프로파일러와 프로팔일링 팀의 탄생. 그 여정을 다룬 이야기라고나 할까. 이 책을 원작으로 드라마도 제작되었다고도 했고, 요런 분야에 관심도 많아서 읽게 되었다. 다음 세상에서는 나도 프로파일러가 함 되볼까라는 생각을 했다가 권일용님의 < 내가 살인자의 마음을 읽는 이유 >를 읽으며, 언감생심 내 주제에 무슨 프로파일러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만큼 '악의 마음을 읽는 것'이 쉽지가 않았다. 권일용 프로파일러는(지금은 퇴직하셨지만) 이런 프로파일링이 생소한 시기에 프로파일러로 활약을 하며 이를 자리잡게 한 인물이다. 항상 '그화(化)'가 중요하다며 범죄자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라며 프로파일러의 세계를 소개하고 있다.

예전 아주 유명했던 " 수사반장 "에서 최불암 배우님의 실제 모델이었던 형사 최중락씨는 "모든 살인 사건에는 피해자가 죽을 만한 이유가 있다. 이걸 찾으면 범인 잡는거다.(p.272)"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시절에 범죄 동기가 뚜렸했다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야말로 "묻지마 범죄"라고 일컬어지듯 이유도 없이 행해지는 범죄가 많다. 이유없이 칼부림을 하고, 장난이라는 미명에 살인예고글을 올린다. 차라리 이런 범죄에 정말로 흉악범들이 희생을 당한다면 박수를 쳐줄수도 있을테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참으로 제 3자인 우리들을 마음아프게 할 정도로 착하게 산 사람들이다. 그렇기에 요즘에는 이 프로파일링이 더욱더 중요해지는 것이 아니겠는가 싶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그저 프로파일러들이 그들의 마음을 읽어 범죄를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어떤 근본적인 문제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인가의 이유를 찾으며 범죄예방에도 힘쓰고 있다라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왜 똑같은 환경에서 누군가는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능력을 상실한 괴물이 되고, 누군가는 정산인으로 남는가'(p.50)라는 의문의 답을 찾으려고 노력했었다고 한다. 꼭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아니더라도 요즘 세상에 공감능력을 상실해 가는 사회가 되고 있는 것 같다. 직장내 괴롭힘이나 학폭 가해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직접적으로 그들을 벼랑으로 밀어버리지 않았더라고 단초를 제공한 이들이 존재한다. 그들도 공감능력을 상실한 준괴물에 속하는 이들이 아닐까. 근본 이유를 알아만 낸다면 사회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도 싶다.

서구 사회에서는 연쇄 살인범들의 이른(?) 등장으로 프로파일링이라는 새로운 수사기법의 역사가 오래되었는데, 우리나라는 그 도입이 좀 늦은 편이었다고 한다. 프로파일러의 첫 등장한 2000대 초반만 하더라도 신뢰할 수 없다는 시선이 경찰내에서도 있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생소한 수사기법도 아니고 변화해가는 사회를 볼때 꼭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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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5 (반양장) - 웨딩드레스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5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계창훈 그림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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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된 길버트와 앤이 결혼했다. 이제 5권밖에 안 읽었지만, 물론 앞으로 5권을 더 읽어야 하지만, 이번 책을 가장 재미있게 읽었다.(앞으로 5권을 읽다 보면 또 바뀔수도 있겠지마^^;;) 당시 몽고메리도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너무 심란해서 책을 쓸 수 없을거라 생각했었는데도 이 이야기는 가장 짧은 기간동안에 썼다고 한다. 만약 소송이 진행되지 않았으면 더 재밌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

길버트와 앤은 애번리를 떠나 포윈즈 해변마을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그리고 새로운 이웃들을 만난다. 이 책도 오디오북으로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사건들이 많다. 4권은 머리에 남는게 별로 없었지만 5권은 재밌어서 같은 조건인데도 기억에 남는게 많다.

앤은 결혼도 했을 뿐더러 엄마도 되었다. 하지만 첫번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죽고 말았다. 아이가 입을 옷을 만들고, 설레이면서 아이를 기다렸을 텐데 참으로 안타깝다. 하지만 둘째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다. 수다스럽고 엉뚱했던 앤이 드디어 엄마가 되다니~ 1권만 읽고 그것이 빨강머리 앤이 전부였다라고 생각했다면 도저히 만날 수 없을 장면이었다.

앤의 가까운 이웃 중에 아름다운 레슬리가 있었다. 그녀를 처음 만났을 때 꽤 아름다워 궁금했는데, 도무지 그녀를 만날 수가 없었었다. 레슬리는 교사가 되고 싶었지만, 가족에게 불어닥친 비극으로 인해 지금의 남편(빅? 딕? 이름이 기억안남)과 결혼을 했었는데, 배를 타고 떠났던 그는 실종되었었다. 짐 선장의 도움으로 다시 그를 찾았을 때는 사고로 정신연령이 낮아지고 혼자서는 생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레슬리는 남편이 잠이 들고 나서야 외출 할 수 있었다. 길버트는 레슬리의 남편이 수술을 한다면 회복될 수 있을 꺼라 이야기 했고, 어려운 사정 혹은 그 전에도 행복하지 않았던 레슬리의 사정을 아는 앤은 그녀에게 말하는 것을 반대 했다. 하지만 레슬리는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이 잘 되고 회복한 남편은, 남편이 아니고 남편과 닮은 사촌이었다는...아니 무슨 이런일이... 당시 너무 살이 쪘었고, 오드 아이인 눈도 닮았기에 아무도 그가 사촌인지 모른채 10여년을 보내왔던 것이다. 하지만, 남편은 황열병으로 사망했고, 곧 돌아가 이 소식을 전하려 편지도 쓰지 않았던 사촌은 사고를 당해 기억을 잃었다는 것이었다. 이제 레슬리에게 행복만이 있기를..

마지막에는 그 주변 이웃들의 이야기인 것 같은데..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길버트와 앤의 평판을 알수가 있다. 그 곳에 자리잡은 의사들에게 진료를 받았지만 점차 길버트의 위상도 상승하고 있다. 1편과 앤의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아 읽으면서 조금 아쉬운 점들이 있었지만, 5편에서는 그린게이블즈가 아닌 곳에서, 더군다나 결혼을 통해 더욱더 성숙한 앤의 모습을 만나서 너무나도 좋았다. 갑자기 앤의 팬이 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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