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치새가 사는 숲 오늘의 젊은 작가 43
장진영 지음 / 민음사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오늘의 젊은작가 시리즈의 43번째로는 장진영작가님의 「치치새가 사는 숲」입니다.
제목과 표지의 느낌이 좋아서 읽어보기 시작했는 데 놀라웠고 총 10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 데 7~8장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 악취미로 가득한 내용들로 인해 연노란색 토사물을 변기에 게워낼 정도는 아니었지만 역겨움과 피부가 마치 게껍질이 될 정도는 아니나 왠지 모를 가려움을 느끼며 이 소설책은 그야말로 예쁜 쓰레기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겨우 이차 성징이 시작된 전교생이 교도소라 칭하는 온조중학교 1학년에 불과한 소녀의 이야기라 그런지 문장이나 대사들이 소녀의 시선으로 쓰여진 것 같았고 못생겼고 못생겼기에 칭찬을 받더라도 ‘참.... 참을성이 많네‘라던가 무심코 던진 ‘그림을 잘 그리네‘ 같은 칭찬을 받으며 빈말이라도 예쁘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는 이성을 포함한 대다수에서 유일하게 100%는 아닐지언정 자신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진혁에 대한 사랑인지 호기심인지 모르는 감정,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확신하며 자신에 대해 무관심한 부모님에 대한 감정, 소외되지 않기 위해 함께하지만 아지트에서 잠을 자는 공고다니는 오빠를 바라보기만 한다는 자신보다 섹시한 달미에 대한 시샘어린 감정, 그리고 체어맨을 타는 월,화,수요일에 아들 동오를 돌보는 차장님에 대한 사랑이라는 감정들이 사실이겠지만 순수하게 우러나오는 감정인지 집안을 유지하기 위해 여상에 진학하고 당연하게도 대학대신 중소회사 경리일을 하는 언니가 이야기한 것처럼 ‘좋아하도록 세뇌되어버린‘ 것은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들어 책장을 다 덮을때까지 저도 모르게 굉장하네.라고 말하면서도 혼란스러웠습니다.
법적으로 어른이 된지는 10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어른이라는 것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기만 하는 제게 ‘사랑‘이라는 것또한 명확하게 말하기는 어려운 데 어른은 커녕 이제 막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기 시작한 소녀가 시시각각 변하는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 정의를 내리기가 어려운 것이 당연한 것이겠죠.
암울했지만 어느덧 서빈과 호떡이의 엄마가 된 언니와 그런 언니에게 등록금을 이제서야 갚고 서빈과 호떡이의 이모가 되었지만 아직도 가려움을 호소하는 소녀였던 그녀의 흑역사들을 뒤로 하고 이제는 꽃길로 가득한 미래를 저도 지켜보고 싶습니다.
장진영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망치는 연인 소설Q
이승은 지음 / 창비 / 2023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동안 독서에 실증이 나기도 했고 몸과 마음이 지쳐서 읽으려고 했지만 다 읽지는 못했으며 스마트폰으로 기사를 읽는 것처럼 E-BOOK을 몇 권 구매하여 읽으려고 하니 역시 손으로 넘기는 맛이 그리워서 집어들은 책이 이승은작가님의 「도망치는 연인」이었죠.
소설Q 시리즈의 17번째(16번째는 성해나작가님의 「두고 온 여름」인데 이 책 또한 가벼운 분량으로 완독하기는 했지만 리뷰를 쓰지 않았네요.)로 출간되었고 이승은작가님의 작품은 2019년에 출간된 첫 소설집 「오늘 밤에 어울리는」으로 처음 접하고 두 번째 책으로 만나보는 것인데 첫 소설집에서 혼자가 아닌 연인이나 부부가 등장한다고 제가 리뷰를 쓰기도 하였고 제목이 「도망치는 연인」이므로 당연히 주유소에서 일하는 태오와 호텔 연회장 아르바이트를 하며 연극을 준비하는 지수가 등장하는 데 이 연인의 전망은 열심히 일하지만 태오의 아버지가 다치고 태오가 일하는 주유소의 사장은 도박판을 벌이며 조건이 되면 응당 줘야하는 퇴직금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 지수또한 희영의 집에서 신세를 지다 갑작스러운 희영의 임신과 결혼준비로 인해 부랴부랴 거처를 옮기고 희영이에게 빌린 돈 또한 빨리 갚아야 하는 처지로 그다지 밝지가 않습니다.
거처를 마련하지 못해 당분간 태오가 일하는 주유소 2층에서 잠시 머물기로 하며 힘든 나날을 보내던 이들에게 피투성이로 힘없이 걸어오는 영인이라는 인물이 다가오면서 이들의 운명의 수레바퀴가 가속도를 내며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폭설로 꼼짝없이 갇혀버릴 위기에 처하며 하염없이 불빛이 보이는 곳으로 무작정 걸어와 마침내 주유소에 있던 태오와 지수에게로 다가온 영인은 번듯한 자신만의 사업을 가지고 있으며 해외출장이 잦지만 사랑하는 남편 선욱과 딸 예나가 곁에 있어 자신을 구해준 태오와 지수에게 감사의 표현으로 고가의 상품권을 주는 넉넉한 사정을 가졌지만 영인또한 영인의 공장부지를 매각하려고 하는 주인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예나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고 있는 불완전한 상황을 겪고 있으며 더 나아가 결국 계획적인 명분으로 태오를 퇴직금 한 푼도 주지 않은 채 해고시킨 주유소에 박사장과 그의 부인도 위태로운 지경이라는 것을 앞서 읽었던 「오늘 밤에 어울리는」을 읽으며 느꼈던 당혹감을 고스란히 또 한번 느꼈습니다.
200쪽도 안되는 소설에서 장면전환이 갑작스럽게 진행되고 지수와 태오, 영인과 선욱, 그리고 박사장과 그의 부인이 지독하게 엮이게 되는 사건이 벌어지기는 하지만 서스펜스가 다소 미약하다는 평을 읽기 전에 보았지만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그 일로는 아주 적은 돈만 벌 수 있다면
얹혀 살던 친구 집에서 나와 당장 지낼 곳을 구해야 한다면
아르바이트 시급으로 갚기에는 막막한 빚이 생겼다면
아픈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데 일자리를 잃었다면
이런 상황이 가정이나 꿈이 아니라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면
어떤 순간을 마주하게 될까. 어떤 선택 앞에서 망설일까.
그럴듯한 선택지에 마음이 흔들렸다면
한가지 생각에 사로잡혀서 흔들리던 마음을 내어주었다면
그래서 ‘어제‘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오늘‘ 하고 말았다면
후회하고 또 후회할까 아니면 후회하지 않을까.
(작가의 말, 193~4쪽)‘
저는 이 소설의 당위성이 끝에 실린 작가의 말을 읽으며 이렇게 증명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승은작가님, 좋은 글을 읽게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몸과 여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
이서수 지음 / 현대문학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44번째로 이서수작가님의 「몸과 여자들」을 읽고 있었는 데 어떤 분이 스마트폰으로 보고 계시던 이미지가 쩍벌린 채로 포즈를 취하던 모델여성분이어서 좀 더 사실적으로 와닿으며 읽었음.
웨딩플레너였으나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여 불쾌하기 짝이 없는 상사에게 시달리는 결혼을 한 적이 있던 83년생 딸의 단 한번 뿐인 고백과 1959년생인 그녀의 엄마 미복의 내밀하여 한번 밖에 할 수 없는 고백, 그리고 고백 이후 그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 한 세대의 내력을 알아갈 수 있어서 흥미로웠고 성별을 떠나서 많은 공감이 가지 않을까 싶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급류 오늘의 젊은 작가 40
정대건 지음 / 민음사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GV빌런 고태경」과 「아이 틴더 유」에 이어서 만나보는 정대건작가님의 두번째 장편소설이자 오늘의 젊은문학 시리즈의 40번째인「급류」를 읽어보았는 데 첫 장면에서 들었던 생각은 이들의 관계가 불륜이라서 충격적이기도 했고 이들이 아무것도 걸치지 않고 서로 엉겨있던 상태의 변사체로 발견되었다는 장면을 보며 아주 예전에 읽었던 최윤작가님의 「오릭멘스티」의 마지막 부분이 생각이 났음.
초반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가 도담과 해솔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며 삶을 마무리하고 해솔과 도담의 사이가 악연으로 이뤄져 다시는 못 만나지 않을까 싶었지만 인연이 될 운명이고 서로를 많이 생각하고 있어서 돌고 돌아 다시 만나는 것이 조금 뻔하지만 흥미로웠고 무엇보다 서로에게 상처를 남겼던 해솔의 엄마와 도담의 아빠를 이해하며 추모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영화나 드라마화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한다면 찾아 볼 의향이 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모든 것들의 세계 트리플 15
이유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첫 소설집「브로콜리 펀치」로 독보적인 문학세계를 보여준 이유리작가님의 단편 3편과 마치 「유미의 세포들」처럼 이유리라는 인간의 깊은 내면에 자리잡은 여러명의 이유리를 만날 수 있는 짧은 에세이와 해설이 실려 있는 트리플 시리즈의 15번째인 「모든 것들의 세계」를 읽어보니 기발하기도 하지만 아무도 자신을 기억하지 않을때 비로소 사라지는 영혼(모든 것들의 세계)이나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기꺼이 내놓으며 자신의 속마음들을 들려주는 (마음소라), 그리고 아주 오래 전부터 우리의 곁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누던 앙증맞은 요정(페어리 코인)까지 단편 하나 하나가 아름다웠다고 말하면 과찬일까, 저는 아니라고 생각이 들었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