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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 for BEAUTY - 향기로운 오일이 된 식물들의 모든 것
심나래 지음 / 에이엠스토리(amStory) / 2025년 7월
평점 :
허브에 관한 관심으로 읽게 된 책이다. 이 책은 단순한 향긋한 식물에 대한 안내서라기 보다 허브의 생태, 역사, 문화와 과학적인 효능까지 폭넓게 다루며 허브라는 존재를 입체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그리고 고대 문명에서의 신성한 식물로서의 역할부터 현대인의 건강과 미용에 이르기까지 허브가 어떻게 인류의 삶에 깊숙이 자리해 왔는지를 다양한 문화적 맥락 속에서 풀어내고 있다. 또한 21세기 과학이 밝혀낸 허브와 에센셀 오일의 효능을 통해 향을 넘어선 실제 건강 효과와 그 활용 가능성까지 안내하고 있다.
특히 메디컬 아로마테라피 분야의 국제 전문가인 저자는 76가지 허브를 중심으로 각 식물의 생물학적 특성, 역사적 배경, 화학적 성분과 현대적인 활용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허브에 대한 정말 다채롭고 유익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다. 허브가 어떻게 오일로 추출되어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 쓰이는지, 또 음식, 술, 향료 등 다양한 일상 속에서 어떻게 응용될 수 있는지를 실제 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꽤 흥미롭다.
책은 허브가 단순한 향기의 원료가 아니라 인류와 함께해 온 치유의 동반자이자 생명력 있는 존재임을 일깨운다. 저자는 오랜 세월 허브가 신과 인간을 잇고 마음과 몸을 돌보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강조하며 현대에 와서 감각적 소비 대상으로 축소된 허브의 가치를 다시 조명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이 책은 허브의 이름과 역사, 문화적 의미를 시작으로 오늘날 과학이 밝혀낸 효능과 오일 활용법까지 통합적으로 다룬다. 특히 아로마테라피에 입문하는 이들은 물론 전문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독자 모두를 위한 실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길잡이로 구성되었다.
이 책의 이야기는 허브의 역사로 시작된다. 허브의 역사는 문명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오레가노, 캐러웨이 등의 씨앗과 꽃가루가 유럽의 신석기 유적에서 발견되면서, 인류가 허브를 접한 시기가 매우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고대에는 허브가 의학과 종교의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집트의 고대 의학 문서인 에버스 파피루스에는 다양한 허브의 사용법이 기록되어 있으며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 또한 허브를 신성하고 치유적인 존재로 여겨 적극 활용했다. 중세에는 에센셜 오일 추출 기술이 본격화되었다. 중동의 의사 이븐 시나는 증류 기술을 개선하여 오일을 약과 향수로 활용했고, 유럽의 의학 교육기관과 약국에서도 허브를 체계적으로 다루기 시작했다. 이 시기부터 허브의 효능은 과학적으로도 검토되기 시작했다. 근대~현대에는 허브 성분의 분자 단위 분석이 본격화되면서, 합성 의약품과 향료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에센셜 오일은 점차 부가적 용도로 축소되었다.
그러던 중 프랑스 화학자 르네 모리스 가트포세가 라벤더 오일을 통해 화상을 치료한 경험을 계기로 ‘아로마테라피’라는 개념이 탄생했다. 이후 여러 연구자들이 아로마테라피의 효과를 확산시키며, 이는 현대에 이르러 의료·웰빙·미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비록 현대 과학이 허브의 많은 효능을 밝혀냈지만 여전히 일부 치유 작용은 설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이는 허브가 단순한 식물이 아닌 여전히 탐구할 가치가 있는 ‘살아 있는 존재’임을 보여준다.
그리고 이 책의 향 구분법을 설명함으로써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어서 에센셀 오일과 캐리어 오일의 정이와 특징에 대한 설명과 주요 허브 원산지에 대한 정보 역시 너무나 유익하다.
특히 이 책은 에센셜 오일에 포함된 주요 화학 성분에 대한 설명을 통해 허브의 효능을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에스테르, 알데하이드, 케톤, 페놀, 모노테르펜 등 다양한 성분들이 각각의 향과 작용 방식에 따라 신체에 다른 효과를 미치며, 진정, 소염, 항균, 순환 촉진 등 다양한 치유 작용을 한다. 예를 들어 리날룰은 자극이 적어 피부에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고, 시네올은 호흡기에 좋으며 페놀 계열은 강력한 항감염 작용을 한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한 오일 사용법을 넘어 성분별 특성과 효능까지 체계적으로 알려줌으로써 독자들이 에센셜 오일을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이끈다.
책은 허브 하나하나의 식물적 특성과 효능을 고정된 틀로 설명하지 않고, 각 허브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고 다각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특징이다. 어떤 허브는 역사와 문화적 의미를 중심으로, 또 어떤 허브는 주요 성분과 치료 효능, 또는 현대적 활용법에 중점을 두는 등 허브마다 다른 구성과 서술 방식으로 설명되어 독자에게 더 깊이 있고 생생한 정보를 전달한다. 예를 들어, 라벤더 편은 식물로서의 생태와 원산지, 품종 분류부터 시작해 고대 로마와 중세 유럽에서의 역사적 활용, 프랑스 화학자의 화상 치료 경험을 통해 탄생한 아로마테라피의 기원, 그리고 오늘날 임상적으로 입증된 정서 안정과 피부 진정 효능까지 전방위적인 서술이 돋보인다.
특히 라벤더는 그 자체로 아로마테라피의 출발점이라 할 만큼 중요한 허브로, 주성분인 리날릴 아세테이트는 불안감, 우울감, 수면장애 완화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며, 피부 진정과 염증 완화에도 유용하다. 향을 맡는 것만으로도 신경계의 안정을 유도해 혈압, 심박수, 호흡수를 낮추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이 책은 각 허브를 단순히 ‘오일의 원료’로 보지 않고, 식물, 문화, 과학, 치료라는 다양한 측면에서 조명하며 독자가 허브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이 책은 허브를 단순한 향기나 감각의 대상이 아니라 과학적 근거와 인류의 지혜가 만나는 입체적 존재로 재조명하는 책이라 하겠다. 식물의 생태부터 역사, 문화, 화학, 그리고 실생활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관점으로 접근함으로써 허브에 대한 총체적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 특히 이 책은 에센셜 오일에 담긴 성분의 구조와 효능까지 구체적으로 다루며 아로마테라피가 단순한 힐링 트렌드가 아니라 근거 기반의 자연 요법임을 명확히 한다. 저자가 정리한 국내 독자 친화적 ‘8가지 향 계열’ 분류는 향을 보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며 향이라는 감각을 삶과 연결하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허브가 자연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낸 생화학적 전략이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열쇠가 된다는 사실은 식물과 인간의 오래된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생존의 흔적과 인간의 지혜를 한데 엮어, 우리가 허브를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를 차분하고도 설득력 있게 안내한다. 따라서 이 책은 건강과 미용, 그리고 웰빙을 지향하는 이들에게 단순한 정보서를 넘어선 과학적이면서도 감성적인 안내서라 하겠다. 전통과 현대, 자연과 인간의 만남을 체계적으로 풀어낸 이 책은 허브를 통해 더 건강하고 균형 잡힌 삶을 찾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