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영원히 나무자람새 그림책 30
키아라 로렌조니 지음, 마르코 소마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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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영원히 / 키아라 로렌조니 글 / 마르코 소마 그림 / 엄혜숙 역 / 나무말미 / 나무자람새 그림책 30 / 그림책 / 2025.01.09 / 원제 : Adesso e per sempre(2023년)



그림책을 읽기 전



그림만 보아도 마르코 소마 작가님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마르코 소마 작가님의 그림이 담긴 <어쩌다 여왕님>과 <나도 가족일까?>에 반했지요.

작가님의 독특한 캐릭터들에서 신선함과 장면에서 느껴지는 아련함이 마음에 남아요.




그림책 읽기



올리보는 아빠하고 살아요. 단둘이요.

예전에는 셋이었는데 이제는 둘이에요. 단둘뿐이에요.



예전에는 모든 게 순조로웠어요.

샤워하며 부르는 노랫소리, 갑자기 꼭 껴안기 .... 오믈렛도 절대 타지 않았고요.



처음에 올리보는 화가 났어요. 너무 화가 나서 발길질을 하고 물건들을 부수었어요.

올리보는 슬프기도 했어요. 너무 슬퍼서 슬픈 말들이 가슴에 엉켜 있다가, 눈물이 되어 흘러나왔어요.



그림책을 읽고


샤워하며 부르는 노랫소리, 따듯하게 퍼지는 사과차 향기, 갑자기 꼭 껴안기, 잠잘 때 책 읽기...

올리보와 아빠에게 가장 중요한 엄마가 없는 둘만 남은 삶은 일상이 무너져서

오믈렛은 늘 타 버리고, 아빠는 책을 읽다가 먼저 잠들고, 노랫소리는 사라졌어요.

하지만 꼭 껴안기는 남아 있지요.

올리보는 너무 화가 났어요. 발길질을 하고 물건을 부수지요.

너무 슬퍼서 슬픈 말들이 가슴에 엉켜 있다가 눈물이 되어 흘러나오기도 했어요.

아빠도 슬펐지만 물건을 부수지는 않지요. 아빠의 슬픔은 오믈렛과 함께 타 버렸어요.


"정말 뭔가를 부수고 싶다면, 제대로 부수렴."

올리보의 아빠는 올리보에게 톱과 나무를 건네지요.

슬픈 말 하나에 나무토막 하나, 화난 말 하나에 또 나무토막 하나.

다음 날, 아빠는 커다란 참나무 몸통에 나무토막을 붙이길 권하지요.

나무토막 하나에 못 하나, 언짢은 말 하나.



텍스트를 읽는 동안 문장 하나, 하나가 슬픈 마음이 점점 부풀러 올랐지요.

그러더니 올리보의 톱질과 못질에 슬픔 마음이 더 날이 섰다가 뜯기기도 하고,

화난 마음이 작아졌다가 떨어지기도 해요. 하지만 여전히 슬픈 마음은 남아 있어요.

아빠는 올리보의 깊은 고통을 알기에 조금씩 다가가는 다정함이 느껴지네요.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면 슬픔을 넘어서 무력하기도 하고, 화가 나기도 해요.

평소에는 너무 익숙했던 생각하지 못했던 일들까지 더욱 아프게 하지요.

가끔은 아주 사소하다 느꼈던 어떤 것들에 무너지기도 해요.

사랑하는 이를 잃은 슬픔이 누가 더 크고 작다고 말할 수 없어요.

누구도 떠난 이의 빈자리를 채울 수 없어요.

다만 떠난 이의 마음을 생각하며 더 나은 나를 보여주어야 하는 거죠.



첫 장면에서 수면엔 비친 집 안의 모습을 확인하셨나요?

현실에서는 올리보와 아빠만 있지만 수면에는 세 명의 가족이 비치지요.

샤워하는 장면은 엄마일까요? 아빠일까요?

속을을 보면 엄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엄마의 모습을 장면 곳곳에 있어요. 액자 속에, 사진 속에 말이지요.

이렇게 마르코 소마 작가님은 엄마의 부재와 기억을 장면 속에 넣어두셨어요.

집안의 따뜻한 조명과 다르게 차갑게 느껴지는 블루 계열의 색감들이

<언제나 영원히>의 분위기를 잘 이끌어 주는 것 같아요.



가장 사랑하는 이를 잃는다는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내가 떠나가는 사람이라면 남아 있는 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지요.

나를 생각하며 충분히 슬퍼했다면 이젠 웃어주렴.

나는 너와 함께 한 모든 순간들이 참 행복하고 또 행복했단다.

이젠 너를 생각하며 더 행복하게 다시 일상을 살아가렴.

나는 매 순간 너와 함께 할 거야. 너를 온 마음으로 사랑해.

지금, 언제나, 영원히 너와 함께 있어.




- <언제나 영원히> 작업 과정 -


글 작가의 제안을 받고 주인공들의 첫 스케치를 그리기 시작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고 하시네요.

두 마리의 사막 여우가 <언제나 영원히>의 주인공이지요.

작가님이 SNS 스토리에 자세히 올려주셔서 장면의 각 부분의 스케치를 직접 확인하니

그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까지 보여서 그림이 더 깊게, 더 크게 보이네요.

특히, 두 주인공의 표정과 몸짓, 작은 소품들이 참 많은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마르코 소마 작가님의 SNS : https://www.instagram.com/marcoillustratore/




- 마르코 소마의 그림책 -


1983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나 예술 학교에서 회화를 공부했다. 이탈리아의 어린이책 일러스트레이터로, 일러스트레이션을 가르치고 아이들과 함께 실험적인 워크숍을 하고 있습니다.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 네 번이나 선정되었고, 2019년에는 이탈리아의 안데르센상과 ‘나미 콩쿠르’에 선정되었습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중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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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잃은 꼬마 곰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29
브리타 테켄트럽 지음, 김하늬 옮김 / 봄봄출판사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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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잃은 꼬마 곰 / 브리타 테켄트럽/ 김하늬 역 / 봄봄출판사/ 봄봄 아름다운 그림책 129 / 2024.06.28 / 원제 : Somewhere for Little Bear (2024년)



그림책을 읽기 전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의 작품이라면 무조건 읽어보고 싶어지는 작품이지요.

제목에서는 집을 잃었다는 내용이 있어서 마음이 아플 것 같은데

작가님의 그림에는 어떤 아름다움이 있을지 기대되네요.




그림책 읽기



꼬마 곰은 숲속에서 행복하게 살았어요.

좋아하는 바위에 앉아 새들의 노래를 듣고 숲속을 거닐며 열매도 따고요.

아늑한 동굴 속에서 부드러운 나뭇잎 침대에 웅크리고 누웠어요.



"꼬마 곰아! 꼬마 곰아! 집이 위험해! 지금 당장 떠나야 해!"

동굴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 보니 숲이 불타고 있었어요.

꼬마 곰은 도망쳤습니다. 더는 달릴 수 없을 때까지요.



"안녕, 꼬마 곰아, 길을 잃었니?"

"정말로 도와줄 거야...."

"진짜로 내가 갈 곳이 있을까?"




그림책을 읽고


너도밤나무 아래 바위에 앉아 새들의 노래를 듣고,

해가 지고 하늘이 어두워지면 아늑한 동굴 속에서 나뭇잎 침대에 웅크리고 누웠지요.

꼬마곰은 숲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었어요.

"꼬마 곰아! 꼬마 곰아! 집이 위험해! 지금 당장 떠나야 해!"

꼬마 곰이 동굴 밖으로 고개를 내미어 보니 숲이 불타고 있었어요.

꼬마 곰은 걷고 또 걸었어요. 새 집을 찾아야 했지요.

강을 건너 큰 나무 옆 작은 굴, 아늑한 통나무집, 싱싱한 열매가 주위에 있는 큰 바위...

옛날 살던 곳과 비슷한 곳을 찾지만 그곳에서는 머물 수가 없지요.

꼬마 곰은 새 집을 찾을 수 있을까요?



저에게 <집을 잃은 꼬마 곰>은 산불 이야기와 새로운 곳에 마음에 여는 두 가지의 이야기가 있네요.

꼬마 곰이 집을 잃은 이유는 산불이었지요.

몇 주 전에 산불에 관한 그림책 한 권을 읽었어요.

산불의 원인은 여러 가지였고, 자연적인 이유와 기후의 변화라는 이유도 있지만

이런 자연현상으로 인한 산불은 거의 드물고 대부분은 사람들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하지요.

그중에서도 입산자의 실화(캠프파이어, 담배, 취사), 쓰레기 소각, 논밭두렁 소각이 절반을 넘어요.

산불은 쉽게 일어날 수 있어요. 산불 진화도 어렵고 산불 피해는 어마어마한 후폭풍을 남기지요.

산불 피해로 복원하기까지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정말 많은 시간들이 소요되고 있어요.

한순간에 잿더미로 변한 산림은 최소 40년에서 100년이라는 시간과 비용, 노력이 들어간다고 해요.

한순간에 내가 살던 곳이 불타 없어졌다고 생각해 보세요.

상상조차 끔찍하지만 누군가에게 일어나는 일이랍니다.

그러니 산불은 진화보다는 예방이 우선이고,

산에서 인화물질 소지, 담뱃불, 소각 행위, 등의 부주의한 행동은 일절 하지 말아야 해요.



새로운 곳에서 마음을 여는 것은 당사자도 힘들지만 기존에 있던 이들도 쉽지 않아요.

그렇게 생각하면 토끼나 여우가 가족들을 지키기 위해 곰을 거부한 이유도 조금은 이해되네요.

하지만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삶이잖아요.

온기를 나누는 기쁨과 행복을 알면 조금 양보하고 배려할 수 있을 텐데

연대의 토끼와 여우, 멧돼지를 보며 안타까웠어요.

꼬마 곰이 찾은 새로운 집은 정해진 사물이 아니라

함께하는 누군가가 있는 의미라가 있다는 것도 다시 생각하게 되었어요.


브리타 테켄트럽이 보여주는 자연의 아름다움도 정말 좋아요.

특히, 꼬마 곰이 새로운 것을 찾아 떠나는 용감한 여정에 응원을 보내게 돼요.

걱정과 두려움과 있지만 설렘과 기대도 함께 하잖아요.




- 출판사 봄봄에서 출간된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의 그림책 -


성 마틴 예술 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한 뒤, 영국 런던왕실예술학교에 들어갔습니다.

지금은 독일 베를린에서 살며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을 만들고 있습니다.


다작하는 브리타 테켄트럽의 작품 중 한글 번역된 책들은 정말 많아요.

그중에서도 출판사 봄봄에서 출판한 그림책들만을 모아보았어요.

2024년 12월에 <서로를 지키는 가족>이 따끈따끈하게 출간되었네요.


출판사 봄봄 SNS : https://www.instagram.com/bombom_pub/




-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의 '곰' -


'곰' 그림과 관련된 그림책이 많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렇게 많은 줄이야.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은 아마도 동물 중 곰을 사랑하시는 거 아닐까요?

ㅋㅋㅋ 아니네요. 사자나 고슴도치 시리즈도 있는 걸 생각하면...

그냥 동물을 사랑하시는 것 같아요.

<Never Take a Bear to School>은 출판사 도미솔에서

<곰을 학교에 데려가지 마세요!>로 한글 번역 출간되었어요.


브리타 테켄트럽 작가님SNS : https://www.instagram.com/britta_teckent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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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나는 비법 한글이 피어나는 그림책
전예지 지음 / 바즈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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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기 전


처음 듣는 출판사의 이름이라서 <빛나는 비법>이 궁금해지네요.

'한글이 피어나는 그림책'이라는 소제목을 보니 한글 관련 그림책이겠지요.

어떤 내용과 어떤 그림들이 들어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할머니가 머리를 빗어 준 날은

눈이 바짝 올라가고 머리가 반짝 빛나요.



할머니랑 빚은 만두는 맛도 모양도 최고예요!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 방이 텅 비었어요.



닮은 말을 찾아볼까요?

빚다, 빗다, 비다, 비비다, 빛나다.



그림책을 읽고


덥수룩했던 아이의 머리는 할머니의 손길이 닿으면서

눈이 바짝 올라가고 머리카락 한올 나오지 않는 예쁜 스타일이 완성되지요.

할머니는 아이가 원하면 언제든지 따뜻한 품도 빌려주시지요.

할머니가 빚은 만두, 할머니가 비빈 비빔밥도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할머니의 비법은 1급 비밀이래요.

그런데 어느 날, 할머니 방이 텅 비었지고, 아이의 마음도 텅 비었어요.

엄마가 머리를 빗어 줘도 할머니가 빗어 준 머리랑 비슷하지 않아요.

만두와 비빔밥 맛도 하나도 안 비슷해요.

할머니~ 보고 싶어요!


할머니는 아이에게 항상 사랑한다는 말뿐 아니라 음식, 대화, 행동으로 사랑을 이야기하시네요.

내가 사랑을 받을 때는 그게 사랑인 줄도 몰랐던 것 같아요.

위치가 바뀌어서 누군가에게 사랑을 주면서 부모님과 조부모님들이 마음으로 주는 사랑을 알겠더라고요.

일상생활에 묻어나는 사랑을 이해하는 것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사랑을 베풀 때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아니면 그 사람의 빈자리로 내가 받던 사랑이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때이겠지요.

<빛나는 비법>의 아이도 할머니와 이별을 하게 되네요.

헤어짐을 받아들이고, 헤어짐을 이해하면서 행복한 기억이 소중한 것임을 알게 되네요.

사랑하는 이와 '지금'을 함께 할 수 있음에 감사하게 되지요.



아이가 자연스레 ‘닮은 말’을 ’구분’하도록 만들었어요.

비다, 비비다, 빗다, 빚다의 비슷한 말들로 아이와 할머니의 행복한 시간과 이별의 시간까지 이야기했어요.

이렇게 의미 있는 이야기로 닮은 말들을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다니 놀랍네요.

할머니를 잘 떠올릴 수 있게 면지의 꽃 벽지와 오래된 서랍장으로 첫 분위기를 딱 잡았어요.

너무 촌스럽지도 않고 딱 할머니를 떠올릴 수 있는 느낌이거든요.

아이의 눈꼬리가 올라가도록 바짝 빗어 올린 머리 스타일의 장면은 너무 재미있네요.

장면 속에 글자 폰트의 크기와 두께감을 이용해 닮음 말들이 강조되고 있어서 학습이라기보다는 재미있는 읽기 과정인 것 같아요.

소리 내어 읽기를 한다면 그림책이 알려주고 싶었던 닮은 말들의 의미와 맞춤법을 더 자연스레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부록 부분에서 다시 한번 되짚어 주니 한눈에 보여서 이해에 도움이 되네요.

출판사 바즈의 '한글이 피어나는 그림책 시리즈'를 다른 그림책들도 함께 읽게 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 <빛나는 비법> 독후 활동지 -



한글이 피어나는 그림책 첫 번째 시리즈 출간 감사 이벤트로

독후 활동지를 다운로드하실 수 있게 PDF 파일을 무료로 제공해 주신대요.

독후 활동지에는 여섯 가지 활동을 담으셨네요.

그림책과 학습 연계 활동을 할 수 있다고 해요.

바즈 블로그와 온라인 서점에서 다운로드하실 수 있어요.


출판사 바즈 SNS : https://www.instagram.com/b.vase.books/



- 출판사 바즈의 '한글이 피어나는 그림책 시리즈' -


한글이 피어나는 그림책 시리즈는 아이가 자연스레 ‘닮은 말’을 ’구분’하도록 만들었어요.

비슷하게 생겨서 헷갈리는 말들을 억지로 공부해서 익히는 게 아니라

이야기로 재미있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다 보면, 어느새 맞춤법과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익힐 수 있습니다.

-내용 출처 : 출판사 바즈 SNS


<만나, 맛나!>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47905051


<돼지, 데이지!>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46634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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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도 빛도 없이 고래숨 그림책
김희철 지음, 전명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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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도 빛도 없이 / 김희철 글 / 전명진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12.23



그림책을 읽기 전


전명진 작가님의 그림이 궁금해진 <소리도 빛도 없이>이지요.

<하늘을 부르는 음악 종묘제례악>, <풍선고래>를 읽고 작가님의 그림이 좋아졌거든요.

어떤 그림으로 이야기를 전해주실지 기대돼요.




그림책 읽기



내 동생은 색깔이 변해요.



짜장면을 먹을 때엔 까망 / 카레밥을 먹을 때엔 노랑

떡볶이를 먹으면 빨갛게 변신해요.



길을 걷다가 손을 놓치면 동생은 손을 마구마구 저여요.

그러면 어깨 위로 파란 물결이 넘실거려요. 어쩌다 파랑이 되었네요.


그림책을 읽고


화자의 동생 송이는 보고 듣지 못하는 시청각장애인이지요.

사람들은 송이가 세상 일들을 알지 못하고, 늘 어둠 속에서 살아간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송이는 자유로울 때는 파랑, 맛있는 음식에서는 빨강이나 노랑이 되지요.

이렇게 송이는 다채로운 빛 속에서 변신은 아주 흔하다고 말해주지요.

어느 날 저녁을 먹던 중 집에 전기가 나갔어요.

정전이 되어 세상이 캄캄해서 식사를 멈춘 식구들과 달리 송이는 식사를 이어가지요.

다시 불이 들어왔을 때 화자인 자신이 송이보다 자신의 식탁 주변이 지저분하고,

송이는 아주 깔끔한 반면 자신의 입 주위는 스파게티 소스로 얼룩진 걸 알게 되지요.



'그동안 내 맘대로 송이에게 색칠을 했어요.

날마다 색을 바꾸는 건 송이가 아니라 나였어요.'

이 문장을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제 주위에 '장애'와 관련된 상황이 없어서 이해를 한다면 그건 거짓이네요.

사실 불편하게 만든 것은 상대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우리의 자세가 아닐까요?

그림책 속 송이는 시각과 청각의 두 기능이 모두 손상된 시청각장애인이지요.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은 알고 있었지만 두 기능에 장애가 있는 것은 처음 알게 되네요.

한 가지 장애가 있는 것과 또 다른 새로운 방식으로 생활을 한다고 해요.

이런 생활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제가 알지 못하는 생활 방식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아이의 적녹색약을 알았을 때 답답한 마음에 아들과의 대화를 이어갔지요.

"이 빨강이 보이지 않아?", "빨강이 뭔데? 그건 사회가 정해 놓은 색깔이잖아.

그래, 색이 있기는 해. 다만 그 색을 규정되지 않아서 뭐라고 말해야 하는지 나는 모르지."

"아니, 신호등은 어떻게 구별해?, "몰라. 그건 보여."

"뭐가 불편해?", "딱히 불편하지는 않아. 불편하지 않는데 불편하냐고 묻는 게 이상한 거 아니야?"

<소리도 빛도 없이>를 읽고 나니 아이가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네요.



<소리도 빛도 없이>의 표지만 보았을 때는 그냥 지나쳤어요.

고래가숨쉬는도서관이라는 것과 전명진 작가님의 그림이 궁금해서였지요.

역시 전명진 작가님이시지요.

보고 듣지 못한 아이 세상을 어둠이 아닌 화려하고도 고운 색들로 표현하셨어요.

그리고 생동감과 역동성까지 송이의 모든 것들이 표현되고 있지요.

송이가 여느 아이와 같다는 것을 그림에서 보여주고 있어요.

피망을 싫어하고 떡볶이를 좋아하지요.

송이는 일상에서도 화, 기쁨, 슬픔, 행복, 호기심, 등 다양한 표정을 만들 표현하고 있어요.

송이는 일상을 살아가고 있어요. 다만 어른인 제가 보고 싶은 거를 보는 거죠.

다만 저와는 다른 방식으로 말이지요.

이해와 공감이 아니라 나와 다른 송이의 생활 방식을 인정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우린 송이의 세상을 전부 알 수가 없는 것 같아요.

같은 직장을 다닌다고 생활 방식이 같나요? 같은 집에 거주하고 있다고 생활 방식이 같나요?

아니지요. 저마다의 삶의 방식을 나의 기준으로 들여다보고 판단이나 충고, 조언을 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한번 생각을 정리하게 되네요.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그림책 -


사진 출처 : 출판사 고래가숨쉬는도서관 블로그 캡처


출판사 고래가숨쉬는도서관은 2006년부터 꾸준히 어린이, 청소년 책을 출간하고 있는 출판사이며

같은 이름의 잡지를 통해 어린이책을 소개하고 있다고 하시네요.

다양한 분야와 주제로 유아, 초등, 청소년, 성인을 위한 책을 출간 중이시네요.

위의 사진은 출판사 고래사숨쉬는도서관의 출간된 그림책 사진들이지요.

<혹등고래호>와 <소리도 빛도 없이>가 빠졌네요.


출판사 고래가숨쉬는도서관 SNS : https://www.instagram.com/goraebook/





- 전명진 작가님의 그림책 -



고양이 두 마리와 함게 그림 그리며 살고 있습니다.

SI그림책학교에서 그림책 만들기를 배우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몇 년 동안 배우고 있는 불교 그림의 전통적인 색감을 이용해 우리 고유의 놀이를 새롭게 풀어내려고 합니다.

‘제 4회 앤서니 브라운 & 한나 바르톨린 그림책 공모전’에서 수상한 <달집태우기>는 처음으로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입니다.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작가님의 그림이 있는 작품들이 꽤 있어요. 그 중에서도 <종묘제례악>은 꼬옥 읽어보시길 권해 드려요.

저는 전명진 작가님의 매력에 빠졌던 기억이 있어요. 매력적인 그림책 중 한 권이지요.


전명진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myoee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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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호 고래숨 그림책
김희철 지음, 엄정원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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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가숨쉬는도서관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혹등고래호 / 김희철 글 / 엄정원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4.12.25



그림책을 읽기 전


<검은 바다>의 아니... <아픈 바다>의 엄정원 작가님의 그림책은 반갑지요.

<혹등고래호>에서는 그림 작업에만 참여하셨네요.

그림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지 기대 가득해요.




그림책 읽기




엄마는 총을 맞아 쓰러지면서도 철수의 손을 꼭 쥐었어요.

엄마의 말을 자꾸만 포탄 소리가 지워 버렸어요.



"아, 또 화물선이다."

모두 실망하여 열차처럼 폭폭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혹등고래다."

피란민들을 응원이라도 하려는 듯이 배 옆으로 고래가 다가왔습니다.


그림책을 읽고


전쟁 중 엄마를 잃은 철수는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엄마가 남겨 준 크레파스로 웃는 엄마 얼굴을 그려 간직하고 있지요.

먹을 것을 얻어먹으려 사람들을 따라 걷고 또 걸었지요.

화물선에는 사람이 탈 수 없다는 어른들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철수는 사람이 탄 화물선을 그렸지요.

하지만 선장은 피란민들을 위해 공간을 만들어서 흥남부두를 떠나지요.

배 안에서의 이야기, 배 밖에서의 이야기들을 읽으며 부산항에 도착했어요.

하지만 먼저 온 피란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서 다시 거제로 떠나요.



1950년 6월 25일 전쟁이 발발했고 12월 22일 흥남항에는 철수하는 국군, 유엔군 그리고 피란민이 모여있었지요.

200척의 군함과 상선이 동원되었고, 그중 메러디스 빅토리호 60명 정원의 화물선이었어요.

선원이 47명을 태우고 있어서 13명만 더 태울 수 있었지만 미 육군 대령들이 레너드 라루 선장에게 피란민과 함께 철수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고, 그때 선장을 최대한 피란민을 승선 후 흥남 부두를 출발하였지요.

배 안에 있던 무기와 장비를 부산에 내려놓았기에 비어있는 화물칸을 개조하는 작업 후 22일 밤과 23일 14,000명의 피난민들을 태우고 부산항으로 이동했어요. 승선하는 동안 미 육군이 후방을 방어하다 3명이 전사했어요. 음식, 물, 이블, 의약품이 모두 부족했지만 희생자는 한 명도 없었지요.

12월 24일 부산항에 도착했지만 입항이 거절되고 라루 선장은 크리스마스인 25일 거제도 장승포항에 피난민을 내려놓았지요. 항해 도중 아기 5명이 태어났어요.

2004년 9월 기네스북에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구조를 한 배로 등재되었어요.

또, 거제 장승포항에 도착 한 날짜가 1950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였기에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도 부르지요.



<혹등고래호>를 읽으면서 2014년 개봉했던 영화 '국제시장'이 생각났어요.

영화를 보는 동안 어찌나 울었던지... 잘 울지 않던 신랑도, 극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많이 울었던 영화였지요.

영화의 모든 장면에서 울었지만 그림책에서도 저를 울리는 장면은 같네요.

'배에 오른 사람보다 타지 못한 사람들이 훨씬 많았어요.'

배에 타도, 배에 타지 못해도... 그 현장을 아비규환이었을 거예요.

메러디스 빅토리호의 라루 선장이 피란민을 태우는 것은 명령이 아니기에 거부할 수도 있었던 요청이었지요.

자신의 결정으로 누군가의 생과 사가 결정된다는 그 압박감도 녹녹치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

선장의 결정으로 많은 이들이 살았고, 대한민국의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었네요.

<혹등고래호>는 역사적인 사실의 에피들과 김희철 작가님의 상상이 섞여진 이야기이지요.

전쟁에 관한 아픔, 슬픔이 깔려 있지만 그보다는 희망과 용기의 긍정 에너지를 들었어요.

흥남항을 떠나는 기적부터 혹등고래를 만남 기쁨, 새 생명 탄생이 주는 기대화 희망까지 그림에 녹아 있네요.

어둡기만 했던 초반부와 달리 점점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보이고 배경에 색이 있어요.



철수는 엄마를 잃고 말하는 법을 잊어버렸어요.

피란민들 사이에게 희망을 읽으면서 마지막 장면에서 인사를 하지요.

누구에게 어떤 인사를 건넸을까요?

철수가 두꺼운 종이를 4등분을 하고 환하게 웃는 엄마, 사람을 태운 화물선,

어미 흑등고래 몸에 혹처럼 붙은 다섯 명의 아이들로 한 칸씩 채워갔지요.

마지막 남은 한 칸에는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요?

그림책 부록으로 '흥남 철수 작전'과 '혹등고래'에 관한 설명이 있어요.

뒤표지에 바코드는 메러디스 빅토리호처럼 배 모양이네요.

작은 디테일 하나까지 더해진 <혹등고래호>를 꼬옥 읽어보세요.




- 엄정원 작가님의 책 -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졸업 후 포천 산골로 들어가 좌충우돌 농사를 짓고, 도서관에서 아이들과 함께 그림을 그렸습니다. 2008년, 번개 맞은 것처럼 갑자기 스페인 산티아고로 떠나 그 길 끝에서 우주에서 불어온 듯한 엄청난 바람을 만났습니다. 그 후 SI그림책연구소에서 그림책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10년 첫 개인전 <검은 바다>를 열고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출판사 작가 소개 내용 중


엄정원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jungwon_picturebook/





- 김희철 작가님의 그림책 -



13권의 책을 펴낸 김 작가가 지난 12월에 발표한 그림책 ‘혹등고래호’는 흥남철수작전을 바탕으로,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소년 철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김희철 작가님은 “혹등고래는 고래 중에서도 가장 높이 뛰어오를 수 있는 상징적인 존재”라며 “철수가 그린 고래 그림은 사람들에게 꿈을 되찾아주는 도약의 순간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내용 출처 : 거제신문(http://www.geojenews.co.kr)


<소리도 빛도 없이> 포스팅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36359066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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