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돌 하나가 가만히
브렌던 웬젤 지음, 황유진 옮김 / 북뱅크 / 2022년 6월
평점 :

돌 하나가 가만히 / 브렌던 웬젤 / 황유진 역 / 북뱅크 / 2022.06.30 / 원제 : A Stone Sat Still (2019년)
그림책을 읽기 전
푸른빛 둥근 언덕 위, 느릿느릿 달팽이 한 마리가 기어가고 있지요.
그 아래엔 커다란 돌 하나가 숨 쉬고 있겠지요.
‘가만히’라는 단어에서 세상의 소음이 멎고, 아주 작고 평온한 시간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지요.
달팽이의 걸음, 돌의 침묵, 그리고 이 고요함은 무슨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요?
그림책 읽기

돌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물과 풀과 흙과 함께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돌은 거칠었다가 부드러웠고,
때때로 돌은 초록색, 빨간색, 보라색, 또 파란색이었지요.

누군가에게는 작은 돌멩이, 누군가에게는 거대한 언덕,
때로는 손끝의 촉감, 때로는 코끝의 냄새.

누군가에게는 식탁, 누군가에게는 왕좌.
돌은 한순간이었고 또한 긴 세월이었어요.
그림책을 읽고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는 돌 하나가 있어요. 그 위로 작은 달팽이 한 마리가 느릿느릿 기어오르지요. 달팽이는 돌 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다시 천천히 내려가요. 긴 시간이 흘러도 돌은 변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있지요.
돌의 곁을 스쳐 지나가는 갈매기, 여우, 새, 곰, 개미, 그리고 인간까지 그들 각자의 시선에 따라 돌은 전혀 다르게 보이지요. 누군가에게는 어둡고 거친 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따뜻하고 부드러운 쉼터가 되어요. 작은 생명에게는 언덕이 되고, 큰 동물에게는 단지 발밑의 돌멩이에 지나지 않아요.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돌은 늘 그 자리에,
세상의 흐름을 조용히 품은 채 앉아 있지요.
책을 읽는 동안 저는 자꾸 숨을 고르게 되었어요. 세상이 조금 느려지는 기분이었지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듯하지만, 그 안에서 모든 것이 일어나고 있었어요. 달팽이는 그 위를 지나가고, 새는 날아올라 조개를 깨뜨리고,
물이 차오르고, 다시 물러가며 그 모든 순간이 돌 위에 남아요. 한자리에 앉아 있는 ‘돌’은 변하지 않는 존재가 아니라, 수많은 생명과 시간이 지나가는 자리를 품은 ‘기억’이네요.
“돌 하나가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물과 풀과 흙과 함께 원래 모습 그대로 있던 자리에 그대로.”
그림책의 반복되는 문장은 조용한 파도처럼 위로를 주어요. 세상이 변해도, 사람의 마음이 흔들려도, 어딘가엔 여전히 ‘그대로 있는 무엇’이 있다는 사실이요.
브렌던 웬젤은 인터뷰에서 이 책이 “지구의 지속성과 시간의 흐름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했지요. 그 말이 오래 남았어요. 우리가 사라진 후에도 지구는 계속 숨 쉴 거라는 그의 말은 우리가 아주 오래된 이야기의 한 장면 속에
잠시 머무는 존재임을 알려주는 듯했어요.
그래서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돌’보다 ‘시간’을 보았어요. 그리고 달팽이보다 ‘흔적’을 보았지요. 살아간다는 건 결국, 돌 위를 잠시 지나가는 일이 아닐까요? 그러다 언젠가 누군가가 내 자리를 보고, 그곳에서 또 다른 이야기를 시작하겠지요.
그 모든 변화 속에서도 돌은 늘 그 자리에, 세상의 흐름을 조용히 품은 채 앉아 있지요. 그렇게 이 책은 ‘서로 다른 관계 속에서 달라지는 세계’를 보여주면서도, 결국 변하지 않는 무언가(시간에 새겨진 존재의 흔적)을 함께 이야기하지요.
- 브렌던 웬젤이 들려준 표지의 비밀 -

표지 디자인은 편집자 지니 서(Ginee Seo)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어요.
달팽이가 지나간 듯한 패턴은 마치 책 속의 달팽이가 표지를 여행한 듯한 인상을 주지요.
‘책이 끝나는 곳과 현실 세계의 경계’를 부드럽게 잇기 위한 장치로 고안되었다고 해요.
브렌던 웬젤은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아트디렉터 제니퍼 톨로 피어스(Jennifer Tolo Pierce) 와 함께
표지의 질감과 색감을 완성했다고 해요.(2019년 8월, 작가의 SNS 글 중에서)
<돌 하나가 가만히>에 대한 미국 출판 전문지 PW(Publishers Weekly) 에 실린 브렌던 웬젤의 공식 인터뷰
- 책의 완성 과정 중 한 장면 -

브렌던 웬젤 작가님이 자연 속의 ‘돌’을 여러 시선에서 탐구하며 완성한 작품이에요.
인스타그램(@brendan_wenzel)을 통해 그림책 제작 과정을 일부 공개했는데, 영상 속에는 돌의 질감과 형태를 표현하기 위한 여러 실험 장면이 담겨 있습니다. 작가는 실제 바위와 암석의 색감, 빛의 변화, 주변 생명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각기 다른 돌의 표면을 종이에 재현했어요.
브렌던 웬젤(Brendan Wenzel) 작가님 SNS : https://www.instagram.com/brendan_wenzel
- 브렌던 웬젤 (Brendan Wenzel) 작품 -

브렌던 웬젤은 미국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자연과 생명, 그리고 ‘다양한 시선’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어요. 그는 <모두의 고양이(They All Saw a Cat)>로 2017년 칼데콧 아너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요.
웬젤의 작품들은 한결같이 “세상을 보는 방식”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모두의 고양이>에서는 각기 다른 동물이 한 마리의 고양이를 보는 방식을, <돌 하나가 가만히(A Stone Sat Still)>에서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한자리에 앉아 있는 돌을 통해 ‘지속성과 변화’를 탐구했지요. 그는 이 밖에도 자연과 생명의 연결을 그린 작품들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어요.
“세상은 인간이 나타나기 훨씬 전부터 존재해왔고, 인간이 사라진 후에도 계속될 거예요.”
웬젤은 이렇게 말하며, 자연 속 존재들의 시선을 통해 인간이 세상을 다시 바라보길 바란다고 전했어요.
<따로 또 같이 갈까?> : https://blog.naver.com/shj0033/223790004939
<삶> : https://blog.naver.com/shj0033/221562333567
행복한 그림책 읽기! 투명 한지입니다.
#돌하나가가만히 #브렌던웬젤 #북뱅크 #AStoneSatStill #돌그림책 #동물 #관계그림책 #상대성 #흐름그림책 #시간의흐름 #세상을보는방식 #지속성과변화 #자연과공존 #지속되는이야기 #그림책읽는어른 #그림책읽는투명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