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의 기독교회는 단순한 종교 기관을 넘어
실질적인 사회 개혁의 선두에 서 있었다.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한 가지 사건이 있다.
약 3세기에 로마에서 해방 노에 출신인 칼리스투스가
로마 감독, 즉 교황으로 선출된 것이다.
어느 정도 진정성 있는 행위였는가는 별개로 치더라도,
교회가 지닌 개방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임은 틀림없다.
- 최종원, 『초대교회사 다시 읽기』 중에서
각종 속독법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물장구를 치고자 하는 몸부림이다.
물의 흐름이 빠르면 손과 발을 더 빠르게 움직여서 헤엄치면 된다.
힘으로 해결하는 이 기술은 그다지 권할 만하지는 않다.
- 가마타 히로키, 『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중에서
IBM(연구원)과 삼성전자(부사장), SK텔레콤(사장) 같은 IT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 온 작가가 살아오면서 듣고 겪은 여러 일들을 기독교 신앙적인 시각으로 풀어놓는 에세이집이다. 확실히 여러 인력과 사업들을 관리하는 위치에서 오래 일해 본 사람들이 갖출 수 있는 넓은 시야가 곳곳에 묻어 나온다.
사회 경력뿐만 아니라 교회에 속해 신앙생활을 해 온 기간도 적지 않았으니, 자연히 교회 내 행정이라든지 여러 운영 방식에 관한 경험도 많았으리라. 이 부분이 잘 드러나는 내용 중 하나가 각 교인들의 영적 상태에 관한 세밀한 기록과 여기에 근거한 보다 밀착된 영적 케어의 필요성을 말하는 부분이다.
물론 요새는 개인정보 보호가 워낙에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서 이런 기록들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을 수 있다는 염려도 되긴 하지만, 일반 기업에서는 너무나 당연하게 여기는 많은 장치와 도구들이 교회 안에서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은 퍽 동의가 되는 부분이다. 최근에 여러 경영학 이론에 관한 강의를 들으면서, 그 중 적지 않은 부분들이 교회의 운영에도 유익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교회의 운영이 지나치게 주먹구구식으로 되고 있다는 느낌은 이런 작가의 눈에는 더욱 잘 들어왔으리라.
책 전반에 걸쳐서 저자가 어떻게 진득하고 착실하게 신앙생활을 해 왔는지가 잘 드러난다. 고난을 광야로 풀어내고, 예수쟁이들이 세상에서 겪는 외로움에 관한 경험이 있는 건, 신앙생활을 제대로 해 온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전반적으로 난해한 문장이나 내용이 담겨 있지는 않아서, 편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에세이 류가 대개 그런 느낌이긴 하다.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세상을 이렇게 바라보기도 하는구나 하는 점을 잘 보여주는 듯.
어째서 한 인간이 다른 누군가를
조금이든 많이든 필요로 한다고 드러내는 순간에
상대는 멀어지는가?
- 시몬 베유, 『중력과 은총』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