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 - 누구를 사랑하든, 누구와 일하든 당당하게 살고 싶은 나를 위한 심리학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두행숙 옮김 / 걷는나무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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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상처, 나만이 치유할 수 있다.

 

 

어릴 적 말뚝에 묶여 봤던 코끼리의 슬픔

 

서커스 공연에 동원된 코끼리는 엄청난 몸무게와 거대한 몸집, 굉장한 힘을 보여준다. ,,,그러나 공연이 끝나면 한 쪽 발에 쇠사슬을 차고 작은 말뚝에 묶인 채 천막 뒤에서 염전히 다음 공연을 기다린다. ...

 

사실 코끼리의 발목을 붙들고 있는 말뚝은 겨유 몇 센티 미터 정도의 깊이로 땅에 박혀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코끼리가 원한다면 얼마든지 그 말뚝을 뽑아내고 야생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코끼리는 왜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일까?

서커스단의 코끼리에게 말뚝에 묶여 있지 않은 세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 코끼리 시절부터 그 코끼리는 말뚝에 묶인 채 살아왔다. ....

어릴 때에 말뚝에서 벗어나려고 앴던 자신이 얼마나 무력햇는지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 안 좋은 것은 코끼리가 그 기억에 대하여는 자시는 진지하게 의문을 가져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고통스럽다고 해서 상처를 마음속에 묻어놓고 외면하면 그 상처가 결국 코끼리의 말뚝이 되어 우리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한다. (54-55)

 

이 책, <너는 나에게 상처를 줄 수 없다 2>에서 인상깊게 읽은 이야기이며, 이 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키워드는 상처라는 말인데, 그 상처를 직면하지 않고 방치하면 그 코끼리처럼 평생을 거기에 묶여 지낼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그러니 그 상처 없애라는 말이다.

 

어떻게? 내가 내 안에 있는 상처를 치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만이 나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다.

 

문제 의식

 

그런 상처를 치유하기 위하여 저자는 먼저 우리의 자세를 점검한다.

왜 우리들은 남의 시선에 당당하지 못하는가, 하는 점에 착안한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많이 상처를 주는 사람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이다.

 

, 우리들은 불쌍한 인생들이다. 사랑하는 동안에는 버림받을까 두려워하고, 행복해지길 원하면서도 내가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불안해하며, 상처받고 싶지 않다고 말하면서도 과거의 마음 아팠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항상 상처를 받으면서 사는 것이다.

 

사람들은 특히 다른 사람이 준 상처가 마음의 벽을 쌓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마음의 감옥을 만드는 것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끝없는 의심이다.

 

분명한 것은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한,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겨내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16)

 

그러나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생한 상처라고 해도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바닥에 내동이 쳐진 자존감을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없다. 지나간 상처에 계속해서 물을 주고 자라게 만드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기 때문이다. (16)

 

이 책은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다양한 각도로 접근하며 문제 해결에 나선다.

다른 사람의 시선과 평판을 의식하느라, 정작 자기 자신에게는 진지하게 고민해 보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자기 삶에 집중하고 당당하게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하는 목적에서 쓰여진 책이다. (6)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저자는 다양한 조언들 - 실제적으로 적용 가능한 조언들-을 제시한다. 그래서 실제 상황에서 자기가 자기를 상처주고 상처받는 사람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할 수 있겠다.

 

몇 가지 밑줄 그은 조언들

 

가정에서 친밀하고 안정적인 사랑을 경험하지 못한 사람들은 누군가와 진지하고 따뜻한 관계를 맺는 것을 두려워한다. (41)

 

자기 자신이 만족하는 기준을 세우고 지금까지 억지로 강요받았던 이미지가 아니라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를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106)

 

시기심과 관련하여 버트란트 러셀은 현명한 사람은 누군가 가지고 있는 어떤 것 때문에 자신의 즐거움을 망치지 않는다고 했다. (115)

 

우리의 가치는 꼭 최상급에 속해야 빛나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함을 잃지 않을 때 더욱 큰 힘을 발휘한다.(116)

 

세상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것으로 불안과 두려움을 해소하려고 하지마라. 누군가 손을 잡아주고 고통스런 상황에서 끄집어 내주기를 바란다면 우리가 세상을 향해 손을 내밀고 있어야 한다.(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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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의 증언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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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마른 땅에 불을 피우고 사람을 모아라 .

 

 

차별적이고 배타적인 현실을 넘어

 

저자는 이 책에서 기묘한 작업을 하고 있다.

현실과 이상은 다른가, 같은가?

다르다면 그 두 개의 영역은 언제 같아질 수 있을까?

차별이 횡행하고 배타적인 이 땅의 현실을 벗어나 우리는 언제 이상향이라고 생각되는 그 곳에 다다를 수 있을까?

 

이 책에서 그 해답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모두를 만족시키는 답은 아닐지라도 부분적이나마 해답은 된다고 본다.

 

현실은 고달픈 이 땅을 말함이고, 이상이라 함은 저자가 만들어 놓은 경계를 말함이다,.

 

경계란 어떤 곳인가? 이 책에서 저자가 설정해 놓은 개념인 경계란 다음과 같은 곳이다. (57)

 

망자가 저승으로 가기 전 마지막으로 머무는 공간을 그렇게 부른다.

그런 경계(또는 구천)이라고 부르는 곳은 망자가 가장 바라던 이상향의 모습으로 구현되곤 했다. 현실이 지독히도 차별적이고 배타적이었던 반면에 망자가 차사들을 따라가지 전까지의 한정된 경계에서의 시간만큼은 모두에게 평등하고 자비로웠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 은우가 망자들의 경계에 들어가서 살펴보는 그들의 경계는 망자가 이 땅에서는 현실의 제약 때문에 이루지 못했던 이상향에 가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한시적이지만...

 

그런 이상향을 저자는 우리들에게 보여주면서, 이 땅에도 그런 이상향이 이루어져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이 것이 이 소설의 주제라 할 수 있다.

 

저자가 만들어 놓은 장치, 이능(異能)

 

그 현실이 이상향으로 전환되기 위해서, 저자가 만들어 놓은 장치 두 가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 번 장치는 바로 주인공 은우에게 주어진 이능이라는 초능력이다.

은우에게 주어진 초능력, ‘이능(異能)은 무엇일까?

 

은우가 가진 이능은 죽은 자가 완전히 저승에 속하기 전의 경계로 들어가, 억울하게 죽임을 당한 자의 사연을 들어주는 것’(160)이다.

 

그 이능을 통하여 은우는 독자들에게 우리가 지향해야 할 이상향이 어디 인지를 보여준다.

은우는 그 능력을 활용하여 소설속의 사건들은 풀어나가며, 한 발자국 한 발자국 저자가 최종적으로 만들어 놓은 그 곳으로 다가간다.

 

그것은 바로 이 소설의 숨어있는 주제인 묵가(墨家)라는 사상이다.

 

두 번째 장치, 묵가(墨家)

 

메마른 땅이라도 불을 피우고 사람이 모이면, 그것이 마을이 됩니다.”(390)

 

저자는 이런 말로 묵가를 소개한다. 

()’ 자를 파자(破字)하여 그 뜻을 헤아린 것이다.

먼저 땅은 흙 토()이다. 땅이니 당연히 맨 아래에 위치한다. 그 다음 불 ()’는 땅위에 놓이는데, 이 화 자는 다른 글자 밑으로 가게 되면 이런 모습으로 변한다. (....) 마을은 마을 리(), 그렇게 토()와 화()가 합하여 마을 리()가 이루어지는데, 이것을 모두 합한 글자가 바로 먹 ()’이다.

 

()자가 왜 이 소설에 등장하는 것일까? 바로 묵가(墨家)를 말하기 위함이다. 묵자(墨子)가 주창한 묵가 사상.

 

묵가는 이미 오래 전에 사멸되다 싶이한 사상으로 치부되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심하다, 유가의 모진 핍박을 받아 입 밖에 내기만 해도 핍박을 받던 시절이 있었다. 맹자가 '아비를 몰라보는 금수의 책'(399쪽)이란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리라.

 

이런 묵가를 꺼내어 소설에 체화하다니, 묵가를 이런 식으로 형상화한 소설, 신기한 일이다.

 

지금껏 묵자를 읽어왔고, 묵가의 사상이 이 땅 - 현재는 물론이거니와 예전에도 - 에 펼쳐지지 못한 것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지니고 있었는데, 그것을 이렇게 나타나게 하다니! 고마운 일이다.

 

이 소설에서 저자는 도처에서 묵가를 설명하고, 그 사상이 현실에 적용되어야 할 최적의 정치임을 역설하고 있다.

 

그 묵가가 만들어 내는 세상은 어떤 것일까?

 

이 소설에서 뜻밖의 주인공 역할을 하는 대비의 입을 빌려 이야기를 들어보자

 

<여기 한 마을이 있다. 그 마을은 모두 글 잘 읽는 선비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여기 또 한 마을이 있다. 그 마을에는 글 잘 읽는 이는 드무나, 쇠를 잘 다루는 대장장이도 있고, 힘 센 장사도 있고, 셈을 잘하는 산술가도 있으며, 별을 읽는 천문가도 있으며.... 싼 값에 좋은 물건을 들여오는 영민한 상인도 있다.>(405)

당신이라면 어떤 마을에서 살고 싶은가?

 

또 선대왕과 하월군의 대화를 통해서는 이렇게 이야기 하고 있다.(401- 402)

 

<묵자는 가난한 백성이 보기에는 참으로 이상적인 사상이나, 가진 자들에게는 더없이 잔인한 사상이구나.

...

묵자는 수령이란 잘 다스리는 이가 아니라 잘 살피는 이, 뜻을 모으는 이라 하였습니다.

신화와 백성이 약속하는 정치가 되어야지요.

그 약속을 잘 이끌어내는 것이 임금의 자리여야겠지요.

입 밖으로 내고 보니, 더 두렵습니다.

나도 그렇다. 이 사상이 나를 변화시킬까봐, 더욱 두렵다.>

 

그렇게 왕과 왕자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대상, 묵가는 그렇게 가진 자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조금 깨친 자들조차 그 사상이 가지고 올 파장에 대해 걱정인 사상이었으니, 역으로 이 땅에 그 사상이 펼쳐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 책, 그래서 슬프다.

 

그래서 저자는 이 두 장치, '이능'과 '묵가'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은 시대를 조선의 어느 때인가로 하여, 우리가 가야 할 곳이 어디인가를 케이스 스타디하는 식으로 보여 주고 있다.

 

그래서 이 소설, 읽고 나니, 안타까움이 어린다. 이 소설에서처럼 뜻있는 자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지 못하는가, 하는 마음에..

 

그래서 저자가 책 속에서 묵가의 그런 사상이 펼쳐지지 못하는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는 다음과 같은 말은 더더욱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서 더 슬펐다. 현실은 아직 그렇지 아니하기에...>(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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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남미 - 그 남자 그 여자의 진짜 여행기
한가옥.신종협 지음 / 지콜론북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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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를 걷고 왔다는 여행기는 이제 그만

 

이 책, 필자가 둘인데

 

이 책의 필자는 두 명이다. 한명은 음악인인 신종협, 그는 기타 하나를 메고 남미를 여행했다, 이 책의 제목 그대로 19금 남미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려놓고 있다. 또 한명의 필자는 여성인 한가옥이다. 그녀는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여행사와 호스텔을 3년간 경영하면서 보고 듣고 겪을 것을 기록해 놓았다. 그래서 이 책은 남미의 밤과 낮을 모두 살펴보는 귀한 자료로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겉만 보고 다니는 여행이 아니라, 밤에 보이는 19금의 거리, 그리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가 하면, 또 실제로 살아가는 남미 사람들의 진면목을 - 물론 한 쪽 시각이긴 하지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여행기와는 다른 책이라 할 수 있다.

 

여행기도 인생만큼 현실적이어야

 

저자 둘은 이렇게 그들의 여행을 정리한다.

여행이야기는 신나게 꾼 꿈을 남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아서 완전히 전해질 리 없고, 결국 5분 안에 상대를 지루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떤 여행자들은 결국 아무 말도 하지 않게 되는데 이들은 마치 모국어가 사어가 된 것 같았다라고 친구의 말을 전해주면서 다음과 같은 말을 덧붙인다.

 

남미를 다녀온 우리 역시 언젠가부터 어떤 말도 하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 견디게 표현하고 싶은 것들이 있었고...”(275)

 

그렇게 해서 오랜 침묵을 깨고 나온 이야기이니 그 울림이 절실하다. 군더더기 없는 이런 여행기가 어떤 유명인의 여행기 - 모험이 가득하고 오직 그에게만 신기한 일이 한 페이지 걸러 일어나는 마술같은 그런 - 보다도 더 현실적이지 않는가?,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하지만 가까이서 보면....

 

찰리 채플린이 말한 바,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지만,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을 몸으로 겪은 저자의 글이다. 공동저자중의 한명인 한가옥은 이렇게 말한다.

 

<생을 멀리서 바라보면 희극이라고 한다. 하지만 그때를 돌이켜보면 언제나 괴물같은 한 시절에 목이 졸려 있을 뿐이었다.> (252)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에서 호스텔을 운영하는 저자가 여러 가지 어려움, 거기에다가 설상가상격으로 고국에서 들려온 할머니의 죽음, 그러한 곡절을 겪고 나서 한 말이다.

 

그렇게 요약이 되는 저자의 콜롬비아에서의 3년간 체류기는 여행에 대해 많은 정보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것은 저자가 단순히 며칠 지나가는 여행객이 아니라, 거기에서 먹고 자며 사업을 경영해가며 속속들이 현지 사정을 꿰뚫게 되었기에 그러한 것이다. 그러니 여행에 대해 정보를 얻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재미로 일관한 흥미있는 객기를 발산하는 일화를 기록한 수준의 여행기에 돈을 쓰는 대신에 이런 책이 훨씬 유익한 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행기에서 이런 말 들어봤나?

 

해외여행이 자유화 된 이후, 그야말로 해외물을 먹어 본 사람들의 기록으로 가히 서점가는 범람이라 해도 좋을 듯하다. 수없이 쏟아져 나오는 여행기, 이름 있는 작가로부터 이름없는 사람에 이르기까지 가지각색의 여행기는 그야말로 마치 유적지 바위에 자기 이름을 긁어 새기는 것만큼이나 공해를 유발하고 있지는 않는지? 특히나 거짓을 포함한 각종 무용담으로 엮어지는 일화들이 여행기에서 빠져서는 안되는 것처럼, 양념처럼 들어간 책을 보고 철부지 같다 생각되는 것은 비단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그러나 이런 말 하는 여행기 읽어봤나?

 

<여행경비 몇 푼을 아끼지 위해, 혹은 재미있을 것 같아서, 또 흔치 않은 여행을 했다고 인정받고 싶은 욕망 등의 이유로 의외로 많은 여행자들이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무시하다가 큰일을 당하고 만다. 나 역시 여행자이기에 적당한 모험심이 여행을 좀 더 특별하게 만들어준다는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당신이 남미를 여행하게 된다면, 당신은 그 용기를 접어두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험과 위협의 그 수준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직접적이기 때문이다. >(206)

 

자극적인 것에 대한 경계

 

이 책의 가치는 이 것 하나로서 충분하다.

자극적인 것에 목말라있는 여행기, 특히나 여행정보를 얻기 위해 여행기를 섭렵하는 사람에게는,  흘러다니며 사람들을 혹하게 하는 그러한 정보들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하게 경계하는 책은 이 책 외에 아주 드물 것이다.

 

<나는 히치하이킹으로만 남미를 여행해 보겠다는 한국인 여성 여행자를 만난 적이 있다. 그 빌어먹을 여행계의 스테디셀러 탓임이 분명하다. 그녀는 주변의 경악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위대한 여로를 관철하려 노력했으나 이곳에 실제로 며칠을 더 머문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멍청했는지를 깨닫게 되었다,>(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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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요리 99
글보리 지음, 구구 킴 그림 / 강단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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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요리(料理)하라

 

제목이 우선 심상치 않다. <남자 요리 99>

이 책 제목중 요리라는 말은 요즘 대세인 요리(料理)'가 아닐까? 해서 남자를 요리하는 방법 99가지, 뭐 그런 의미가 아닐까?

 

그렇게밖에 생각할 수 없는 것이 이 책에는 남자인 나도 몰랐던 남자의 숨은 속살이 여과없이 들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그런 물 좋은 재료들 - 싱싱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날 것처럼 비린내 마져 풍기는 - 을 가지고 남자를 요리한다는 것, 그런 의미가 분명하다.

 

해서 여성 독자들에게는 아주 솔깃한 책 제목임이 분명하다. 남자인 나도 그런 제목에 혹해서 이 책을 집어들었으니, 여자는 더더욱 그럴 것이다.

 

다양한 요리 재료들

 

그러면 이 책 안에 들어있는 요리의 주재료가 되는 남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불안에 떠는 남자, 자기와 싸우는 남자, 자기 속에 빠진 남자, 두려움을 숨기는 남자, 혼자 노는 남자.

 

대충 분류해봐도, 족족 나를 바라보는 것 같다. 물론 여기에서 란 남자를 대표하는 주어이다. 그러니 나 자신만 그렇다는 것은 아니라는 점, 무척 위로가 된다,

 

저자는 그런 재료들을 골라내어 놓는데, 안타깝지만, 읽을 때에 속이 쓰린 것들도 많다는 것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저자는 99가지로 남자의 심리를 구분, 제시한다.

 

다양한 요리 방법들

 

부뚜막의 소금도 넣어야 짜다는 우리 속담처럼, 그런 재료를 아무리 많이 가지고 있다손 치더라도 그 요리 방법이 억망이면, 공연히 재료만 허비라는 꼴이 될 것이다, 그런데 저자는 그 재료들 아주 맛깔나게 요리하는 기법이 훌륭하다.

그런 요리 방법을 찾아보자.

 

먼저 심리학이 있다.

그렇게 찾아낸 재료들을 어떻게 요리하느냐?

심리학으로 저자는 요리한다. 이런 식이다.

 

81번 재료다. (188) “여자가 170은 돼야지!”

어떤가? 이 재료는 어떻게 요리하면 좋을까?

 

저자는 이런 재료를 먼저 재정의한다. 여자가 170은 돼야지, 라고 부르짖는 남자의 심리를 보여주기 위하여 재정의 하기를, 이런 남자는 키 큰 여자를 좋아하는 남자라고 한다.

그다음 단칼에 그 재료, 썰어버린다.

 

난쟁이 콤플렉스다.”

심리학으로 한 칼에 자른다. 속이 후련한 맛이다. 여자 키가 170은 돼야 한다는 생각을 남자가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두말 할 나위 없이 난쟁이 콤플렉스라는 것이다.

콤플렉스!’

 

그다음 요리는 어떻게 진행이 되는가?

주욱 읽어보면 이런 말이 나온다.

 

<작은 남자가 큰 여자를 만나는 것은 능력이다. 비슷한 친구들한테서는 졸지에 우상이 된다. 보란 듯이 키 큰 친구들 앞에 데리고 간다. 보상심리다. 남자는 그깟 일에 목숨 건다. 원래 쪼잔해서 그렇다. 키 큰 여자가 훨씬 대범하다. 생긴 대로 노는 거다. 남자는 원래 그렇다.>(188-189)

 

콤플렉스로 크게 썰더니, 그 다음에는 보상심리로 자근자근 썰기 시작한다, 그 다음 아주 다진다. ‘남자는 그깟 일에 목숨 건다그 다음 푸욱 끓이면 요리가 완성된다.

남자는 원래 그렇다

 

그렇게 주어진 재료를 심리학으로 요리하니, 제법 그럴듯한 요리가 되지 않는가?

 

그 다음 기법은 문학으로 양념을 치는 것이다.

 

24쪽의 <내 첫사랑은 고등학교 때였지>를 보자.

 

남자가 첫사랑을 말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것을 요리하면서 이렇게 시작한다. “사랑은 불현 듯 찾아온다.”

그렇게 시작한 요리는 나중에 심리학으로 정리는 되지만, 그 전에 문학이라는 방법으로 맘껏 양념을 친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어느 순간에!

선생님으로, 친구의 여자로, 이웃집 딸로, 헤르만 헤세는 모든 시작에는 마력이 깃들어있다고 했다. 사랑의 시작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우울이 환희로, 불행이 행복으로 바뀌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 한다. (24)

 

이런 것을 읽으면서, 만들어지는 요리의 맛을 미리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비록 그것이 입에는 쓴 요리라고 할지라도!

 

왜냐면, 이 요리는 이렇게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남자는 늘 그리움에 몸서리친다. 여자는 왜 늘 나를 떠날까? 백날 묻고 또 묻지만 답은 없다. 모른다는 것만 안다. ! 외롭다.>(25)

 

전체적인 맛

 

이 책의 맛은 좋다. 맛있다. 먹을만하다.

그러나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란 요리재료, 맛은 찌질하다. 맛이 없다.

그래도 저자가 그러한 재료- 찌질하고 맛도 없는 -를 가지고 맛깔나게 요리해준 솜씨에 감사한다.

그래서 마지막 장의 마지막 말 - 비록 저자가 성소수자에 한 말이지만 - 은 의미심장하게 들린다.

암튼 그가 어떤 형태의 삶을 살던 인류는 그들을 모두 수용하고 보호할 의무가 있다.”(229)

 

여기서, ‘그들은은 남자, ‘인류는 여자로 대치해서 읽어보면, ‘그들은인류에게 고마움 느껴야 한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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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 - 평생을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교육, 꿈, 성장 이야기
원준희 지음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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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이>란 책은 나의 아이이야기다  

 

이 책, 철학책이다. 언뜻 보면 교육 스킬을 가르치는 책 같지만, 철학이 가득한 철학책이다. 교육 철학, 그러나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실제적으로 적용이 가능한, 아니 적용해야만 하는 철학책이다.

 

저자의 기본 생각, 공감한다.

 

혹시 저자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점 때문에 이 책이 오해 받을 수 있겠다. 저자 원준희는 교육사업가이다. 소위 말하는 사교육 사업가이다. 그러니 이 책에는 사교육에서 성공하면서 얻은 공부의 노하우가 숨겨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할지도 모르겠다. 그게 오해라는 것이다.

 

그런 오해 불식하기 위해 이런 이야기 먼저 들어보자.

아이를 기르는 기본자세다. 저자는 교육자이기 이전에 한 명의 아버지로서의 회한을 먼저 이야기 한다.

<아이가 어릴 때는 이런 저런 조바심에 이것 저것 해주기 바쁘지요. 그런데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면 너무 많은 것을 아이의 어깨 위에 올려놓은 것 같아 오히려 미안해집니다. ‘그래! 이제야 제대로 아빠 노릇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하고 느낄 무렵, 아이는 이미 제 손을 떠나 있더군요.>(9)

 

이 말, 이게 바로 내 이야기이다. 그래서 공감이 간다. 나도 모르는 새 아이의 어깨 위에 많은 것을 올려놓은 것 같은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그런데 문제는 그것이 내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 문제점,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그래서 그런 문제, 저자는 직시하고 해결방안을 강구했다는 것이다.

그게 바로 페가수스과정이다.

 

<그는 서울 대치동, 목동과 부산 센텀시티 등에 파격적인 코스를 하나 개설했다. 공부를 잘하고 싶은데 의욕이 없는 아이, 공부에 공포증이 생긴 아이, 열심히는 하는데 열정이 없는 아이들에게 날개를 달아준다는 페가수스과정이 그것이다.> (책 표지 날개 앞 면)

 

그 과정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졌는가?

<성적 중심의 기존 교육의 페라다임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아이들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교육의 실험을 시작했습니다. >(12)

 

아이에게 주어진 유리천장을 깨라

 

아이들은 학교와 학원을 전전하며 공부에 죽도록 매달리는데, 이게 문제가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 그러니 공부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리고, 아이들은 다른 목표를 가지게 된다.

 

<그러니 목표가 바뀝니다. 실력을 높이거나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공부를 하지 않습니다. 단지 다른 아이보다 뒤처지지 않기 위하여 학원을 다닐 뿐입니다. 중간만 가는 것이 목표가 되고, 그것은 자신의 머리를 지배하는 유리창이 됩니다.>(11)

 

그렇게 아이들의 머리를 지배하게 된 유리창을 부수기 위해 시작한 페가수스 프로그램은 효과가 있었다.

 

<아이들의 성격이 놀랍도록 차분해지고, 스스로 자기가 맞닥뜨려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찾아내고 해결책을 만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변화로 인해 진심으로 보람을 느끼고 아낌없는 희생을 하고 있습니다.>(13)

 

그렇게 시작하는 그의 이야기를 이 땅에서 아이를 키우는 부모로서, 읽어보고 지금껏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바꾸려고 노력해야 된다고 본다.

 

내 아이는 나만의 아이가 아니다.

 

우리가 키우고 있는 아이는 나 자신으로는 하나, 둘에 불과하지만, 그 아이는 우리나라의 앞날을 짊어지고 가야 할 아이. 그만큼 대표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그러니 그 아이 한명에 대해 가지는 나의 생각’, 내 아이니까 내 마음대로 하겠다, 는 것은 지양해야 할 자세가 아닐까?

 

그래서 이 책은 그렇게 교육철학을 새로 정립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아주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말은 울림이 있다.

<이 책은 가까이 들여다보면 비결이랄 것가 도 없는 페가수스 교육법의 이론적 정수를 담았다. 그 뿌리는 세계 유수의 교육학, 심리학 연구 결과이며, 그 가지는 공부에 찌든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돌파구를 향해 뻗어 있다. 또한 자신의 욕심과 허영으로 아이들을 짓눌러온 우리 부모들의 양심고백을 촉구하는 선언문과도 같다.> (책 표지 날개 앞 면)

 

아이들을 짓눌러 온 부모들의 양심고백을 촉구하는

 

이 말에 예외가 되는 이 땅의 부모는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아니 있기는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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