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 아이는 어떻게 말을 배울까>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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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을 걸어 두는 나무 ㅣ 모퉁이책방 (곰곰어린이) 3
마리안느 머스그로브 지음, 김호정 옮김 / 책속물고기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의 주된 관심사가 담겨 있는 뇌 구조가 인기를 끌면서 심심풀이로 자신의 뇌 구조를 알아보는 게임까지 나왔다. 저마다 다른 관심사, 고민들로 머릿속이 채워져 있을 것이다. 그 중에 걱정이 차지하는 비중이 꽤 높을 것이라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생각해 보면 나는 사서 걱정하는 스타일이었다. 미리 걱정을 해두면 막상 닥쳤을때 고민했던 것 보다는 덜 힘들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것이 맞는 해결책인지는 모르겠지만 힘든 한때를 견디게 해준 하나의 방법이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젠 걱정이란 것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임을 안다. 착착 높이 쌓여지는 것이 아니라 마치 나뭇가지가 쭉쭉 뻗어 나가듯이 그렇게 생각도, 걱정도 늘어난다. 그것은 결코 긍정적인 것이 아니라 비관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생각하는대로 행동하게 되고, 그것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든다. 그러니 자신이 현재 하는 생각이 얼마나 큰 반향을 일으킬지는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걱정에 매달리기 보다는 그걸 얼른 해소하고 좀더 밝은 생각들이 자신을 채워 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걱정을 걸어두는 나무' 제목을 보면서 '정말 이런 나무가 있으면 내 마음이 좀더 가벼워질텐데....' 하는 생각을 한다. 이 책의 주인공인 줄리엣은 걱정이 많다. 열 살짜리 소녀가 고민이 많음 얼마나 많을까 싶지만 책을 읽어 보면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들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그 모습을 보니 내 아이도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닐까 조심스럽게 뒤돌아 보게 된다. 엄마, 아빠의 다툼이 아이를 불안하게 할 수도 있고, 이런 상황이 자신의 잘못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이의 걱정도 쑥쑥 자라났을 것이다.
살다 보면 자신 문제 뿐만 아니라 주위에 얽힌 다양한 관계 속에서 오는 걱정들이 더 많다. 그걸 제때에 해소하지 못한다면 모든 것이 불안해진다. 할머니의 걱정을 덜어 주던 나무가 손녀에게 이어지며 세대 공감을 하게 되고 걱정 나무로 인해 한결 가벼워진 줄리엣의 모습은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영향을 주면서 스스로 견디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갖게 되는 모습을 보면 이 책을 읽는 아이들도 속이 시원해질지도 모른다. 마음 속에 있던 걱정을 털어 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해진다.
아이도 그렇지만 나도 걱정 나무 하나 키우고 싶어진다. 걱정 나무에 살고 있는 웜벳, 돼지, 염소, 개, 공작, 오리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어진다. 걱정나무의 까만 구멍 속에 고민을 넣어두면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살 수 있을 것 같다. 지나친 걱정은 정신 건강에 참 해롭다고 한다. 아무 생각없이 사는 것도 문제지만 지나친 염려병도 좋을리가 없다. 우리 모두 걱정 나무에게 고민을 털어 놓고 좀더 즐겁게 살면 어떨까? 지금 보다 백배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걱정, 고민, 스트레스 모두 날려 버리고 마법 같은 걱정 나무에 빠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