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 - 인류를 위기에 빠트린 중독의 쾌락
쑤친 지음, 김가경 옮김 / 이든서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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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21세기 초까지만 해도 우리 대한민국은 '마약 청정국'이었다. 간혹 마약류를 이용하다가 검거돼 뉴스의 인물로 떠오른 적은 있지만 일부 일탈의 행위로 보았을 뿐 사회적 문제로까지 부상되지는 않았다. 대검찰청에서 발표한 〈마약류 범죄 백서〉에 따르면 2023년 마약 사범이 2만 7,611명으로, 우리나라도 역대 최초로 마약 사범이 2만 명을 넘어섰다. 영화로나 접했던 '마약'은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현실로 다가온 국가적 난제로 떠오른 셈이다. 사실 우리나라에 마약이 들어온 것은 청나라 말기인 19세기 무렵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전에는 소량이 약재로만 사용되었을 뿐 우리 국민들은 마약의 마수에 빠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일본이나 서양 제국주의가 우리에게 마수를 뻗치면서 서서히 마약이 우리 사회에 침투해 들어왔다고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것도 아니라 아마 문호 개방 이전까지는 얼씬도 하지 못하다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문이 열리면서 청으로부터 마약이 함께 유입되었던 것 같다. 

일년 전쯤 미국의 마약 문제를 다룬 시사 프로그램을 TV로 통해 시청하다가 너무나 충격적인 장면을 보고 온몸에 전율이 일었다. 기억에 펜실바니아주 필라델피아였다. 도시를 걷는 사람들이 영화에나 나올 법한 걸음걸이(걸음이라기보다 곧 넘어질 듯 위태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마약 중독자들의 모습이었다. 그들은 한때 영화에서 붐을 탔던 '좀비'의 걸음걸이와 흡사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약 중독자들은 외부에 잘 노출되지 않아 영상으로만 보여지는 환각에 시달리는 모습만 보았지, 약 기운이 떨어진 환자들이 어떤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잘 몰랐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은 우리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켰으며, 마약의 무서운 폐해 실상을 줘 큰 충격을 받았다. 많은 국민들이 보았는지 어느새 '필라델피아 좀비'란 별칭까지 퍼져 있었다.

이 책 『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은 마약이나 알코올 등 개인의 건강과 사회를 병들게 하는 중독의 역사와 경제적으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짚어보는 인문학 서적이다. 마약이나 알코올은 중독의 상태가 급속히 진전되기 때문에 위험성을 금세 알 수 있지만, 음식과 음료의 중독도 결코 적지 않은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해 쓰였다.



중독은 예전부터 있었던 질병이라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사실 고도로 발전한 의학계에서도 아직 정복하지 못한 뇌의 질병이다. 원인은 중독의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모두 뇌 신경의 장애로 판단하고 있다. 담배나 술, 마약 등 독성물질의 장기 사용으로 중독에 이르는 병의 대명사격이다. 현대 사회에 들어서면서, 특히 디지털 시대로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이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의 실체들이 하나둘씩 우리 주변에서 사용되고 있는 상태다. 현대 사회는 신자유주의 풍조의 부상으로 정신적 혼란도 가져오고 있다. 극심한 빈부 격차와 지구상에서 끝없이 펼쳐지는 전쟁, 코로나 팬데믹 등으로 불안과 공포의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더욱이 어수선한 국제 정세와 가파른 인플레이션으로 경제난을 겪으며 위기감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내면화된 불안은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되는데, 이는 주로 특정 행동을 개인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양상으로 발현된다. 예컨대 스마트폰에 과하게 의존하며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종일 살펴보거나, 평균 체중임에도 강박적으로 식단을 조절하며 일 년 내내 다이어트를 하는 시달리는 식이다. 저자 전형진은 이 책을 통해 정신건강 전문의의 관점에서 현대인을 괴롭히는 중독의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점을 모색한다. 이 책은 자신이 현재 중독 상태가 아니더라도 현대인이라면 한 번쯤 읽어 중독의 사전 예방에 효과를 내기를 위해서는 필독서라 할 수 있다.

‘중독’은 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혼자만의 힘으로는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상태를 일컫는다고 의학계는 판단하고 있다. 의학계에 따르면 중독이라고 하면 흔히 마약류의 약물을 복용했을 때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을 떠올릴 수 있지만, 개인의 통제력을 벗어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특정 행동도 엄연한 중독으로 분류할 수 있다. 따라서 현대인의 일상을 지배하는 중독의 스펙트럼은 방대하다. 쇼핑, 게임, 운동, 면과 육류, 포르노, 일과 공부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성별과 연령의 성역 없이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장시간 이어진 팬데믹의 영향으로, 사회적 소통 없이 고립된 시간을 보내며 사회 전반에 중독 문제가 심화된 것도 사실이다.



중독은 특정한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고 의학계는 경고한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에게도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정신적 질병이라는 것. 시간에 쫓기고, 생존을 건 경쟁에 수시로 노출되며, 이루어야 할 성과와 목표가 늘어감에 따라 과도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현대인은 중독 문제에 취약하다고 한다. 이 책의 논의를 따라가다 보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특정 행동들이 어쩌면 개인의 의지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자각하게 된다. 중독이라면 당연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질병이기 때문에 치료에도 의료보험 적용이 되고, 국가도 중독에 이르기 전에 예방하고 중독자의 경우 치료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문제는 중독이 인간으로서는 거부할 수 없는 본능적 '쾌락'의 병이라는 점이다. 국가가 개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말과도 비슷하다.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인간이기에 본능적이라면 중독 물질의 순기능적 면을 국가가 막아설 수 없기 때문이다. 

책을 펴낸 이든서재 '소개글'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에서 음식은 단순한 생존 수단을 넘어 문명과 경제를 움직이는 원동력이었다. 이 책 『세계를 점령한 중독 경제학』은 설탕, 차, 커피, 고추, 주류 등 인류를 유혹한 먹거리가 어떻게 세계사를 뒤흔들었는지를 경제학의 시각에서 풀어낸다. 단테의 『신곡』 〈연옥〉 편에는 단테가 인간의 쾌락 중 가장 일상적인 욕망, 바로 ‘식탐’에 대해 성찰하는 장면이 나온다. 식탐은 단순히 과식에 대한 욕구가 아니다. 음식에 대한 욕망을 절제하지 못해 정신이 육체의 탐욕에 무릎을 꿇고 노예가 되는 상태를 말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음식을 갈망하다 못해 정신적 탐욕에 잠식되고 만다. 대상에 대한 갈구가 과해 욕망에 먹히는 상태. 이것은 식탐을 넘어 ‘중독’을 부른다. 현대 사회의 우리는 중독의 일상을 살고 있다. 잠에서 깨자마자 찾는 한 잔의 커피, 허기진 위장을 유혹하는 한 스푼의 설탕, 거친 노동 끝에 손을 뻗는 한 잔의 맥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음미하는 한 잔의 위스키. 이 모든 것이 중독을 일으킨다.



앞서 언급한 대로 단테의 〈연옥〉에서는 ‘보지만, 먹지 못하는 벌’이 행해진다. 저자에 따르면 영혼들은 달콤한 과일이 주렁주렁 열린 나무 아래에 서 있다. 하지만 나뭇가지가 너무 높아 손이 닿지 않는다. 이들은 ‘보지만 먹지 못하는 벌’을 받는 중이다. 이 형벌의 목적은 ‘절제’를 배우고, 욕망의 주도권을 찾기 위함이다. 이는 언뜻 우리가 과하게 탐닉하고 있는 ‘먹방 콘텐츠’와 닮았다. 음식에 중독됐지만 먹을 수 없는 현실 탓에 대리 만족으로 ‘먹방 콘텐츠’를 소비한다. 허기진 속을 달래기 위해, 가짜 식욕을 채우기 위해 타인의 식사 과정을 염탐하는 것이다. 우리는 왜 이렇게 허망한 행동에 열광하는 것일까?

우리는 허기에 주목해야 한다. 이 허기가 몸의 것인지, 마음의 것인지에 따라 중독의 여부가 갈린다. 이미 육체적 허기를 넘어 정신적 허기의 상태가 되었다면 이미 상당한 중독 상태일 가능성이 크다. 과연 우리는 이 허기를 무엇으로 채워야 하는 것일까? 책을 덮는 순간, 눈앞에 보이는 작은 초콜릿은 ‘예의 달콤함’으로 여겨지지 않을 것이다.

사소한 중독이 인간의 집착을 불러 문명을 일으키고, 제국을 무너뜨리며, 수백만 명의 운명을 바꾼 이야기를 이 책은 다루고 있다. 그 중독의 주인공들은 우리가 현재 식탁에서 흔히 접하는 설탕·차·커피·고추·주류 등 단순한 먹거리들이 어떻게 세계사의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었는지, 경제학적 분석과 역사적 사례를 통해 조망한다. 대항해 시대 이후의 사탕수수 플랜테이션과 흑인 노예무역, 차 무역과 아편전쟁, 커피와 산업구조의 변화, 고추의 국제적 확산과 인류 미각의 진화 등 음식이 주도한 정치·경제적 사건을 생생하게 풀어낸다. 결국, 역사의 대서사를 만들고 세계 경제를 뒤흔든 사건들은 ‘음식’이라는 공통분모로 연결된다.



저자 쑤친은 단순한 경제학자가 아니다. 그는 ‘동파육’이라는 음식의 유래가 된 중국 북송 시대의 시인이자 미식가 소동파의 후손이며, 금융과 비즈니스 세계를 종횡무진 가로지르는 실전 투자자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한 끼의 위대함’을 아는 진정한 미식가다. 그는 우리가 허우적대고 있는 ‘중독의 바다’를 강렬한 문장을 인용하며 신랄하게 비판한다.

“18세기 경제에서 사탕수수의 지위는 19세기의 철강, 20세기의 석유와 같다.”

이 책은 모두 6장(章)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달콤한 유혹〉, 2장 〈향긋한 차茶로 인해 발발한 전쟁〉, 3장 〈중독 경제학〉, 4장 〈돌고 도는 돈〉, 5장 〈‘고통의 쾌락’ 비즈니스〉, 6장 〈먹보 인류의 미래〉 등이다. 1장은 십자군 전쟁이 유럽에 가져온 ‘사탕수수’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탕수수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니다.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설탕은 유럽 귀족의 미각을 사로잡았고, 폭발적인 수요는 카리브해와 남미를 사탕수수 플랜테이션으로 뒤덮게 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아프리카에서 강제로 끌려온 흑인 노예들의 피와 눈물이 스며 있다.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를 잇는 ‘검은 삼각무역’은 전 세계 무역의 판도를 바꾸고 산업혁명의 불씨가 되었다.

2장과 3장에서는 현시대에서도 강력한 중독성으로 음료 시장의 선두 자리에 있는 커피와 차의 이야기를 전한다. 중국의 찻잎은 명·청 시대에 외교와 무역의 핵심 카드였으나 유럽 열강의 찻잎에 대한 탐욕으로 인해 ‘아편전쟁’이라는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한편, 에티오피아 염소 떼가 발견한 커피는 예배당에서 졸음을 쫓는 음료로 시작해, 런던에 세계 최대 원두 시장을 만들고, 오늘날 ‘루왁 커피’ 같은 희소 상품으로까지 발전했다. 4장에서는 맥주가 일으킨 농업혁명과 럼주가 촉발한 독립전쟁, 미국을 분열시킨 최악의 정책인 ‘금주법’의 뒷이야기를 전한다.



5장에서는 ‘매운맛’의 경제학이 핵심이다. 고추의 매운맛은 ‘고통의 쾌락’을 자극하며 전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저자는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인간이 매운맛에 끌리는 심리를 분석하며, 매운맛이 산업과 마케팅의 무기가 되는 과정을 설명한다. 책의 후반부는 미래로 향한다. 6장에서 저자는 「비료와 독가스를 발명한 천사와 악마의 두 얼굴」 「전쟁에서 태어난 깡통 혁명」 「미식가의 욕망으로 탄생한 냉장 유통 기술」 「음식의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깨다」 「자연 섭리에 대한 인간의 불복종」 「음식의 복수, 식탐이 인류에게 가져온 건강 재앙」 등을 다루고 「미래의 먹거리를 예측하라」는 제목의 〈에필로그〉를 통해 2200년, 세계 인구 200억 명 시대를 가정하며 「합성육의 대중화」 「3D 프린팅 식품」 「AI 맞춤형 식단」 「유전자 조작 맞춤 식품」 「농약 잔류 문제의 완전 해결」 등 다양한 예측을 제시한다.


저자 : 쑤친


깊이 있는 미식가이자 경제학 탐구자. 베이징대학교에서 금융학을 전공하고, 15년간 금융 투자 분야에서 활약하며 자산관리 규모 최대 1조 위안을 달성했다. 그의 투자 분야는 디지털 뉴미디어 산업, 물류, 인공지능, 농업 등을 포함한다. 현재 퀀텀이코노미 금융경제연구원 원장으로, 7,500만 명이 참여한 금융·경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2010년에는 맥킨 글로벌 비즈니스 대회 우수상을 수상했다. 경제 지식을 흥미로운 방식으로 설명하는 데 관심이 많다. 그는 역사적 미식가 소동파의 후예로서, 이 책을 통해 음식과 경제의 흥미로운 연결고리를 풀어낸다. 우리가 먹는 것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지 새로운 시각으로 조명한다. 주요 저서로 『초보 경제학』이 있다.


역자 : 김가경


덕성여자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중국 북경어언문화대학에서 수학했다. 국방대학교 국방사업관리학 석사를 취득하였으며 현재 대한민국 공군 소령으로 공군 본부에서 복무 중이다.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출판기획 및 중국어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거침없이 빠져드는 역사 이야기 건축편』, 『사자는 쥐와 겨루지 않는다』,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100가지 이야기』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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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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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그러던 중 3차 대전이 발발하여 지구는 핵전쟁으로 파괴되고, 우주에 머물던 알리스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1년, 단 세 명이, 폐쇄된 공간에, 3차 세계 대전으로 황폐해진 행성에서 410킬로미터 떨어진 상공에, 소중한 이들이 살아남았는지 알지 못하고 누구와도 연락할 길 없이, 이게 우리 앞에 선 주어진 미래로군."(1권, p.129) 하지만 갖은 우여곡절 끝에, 고농도의 방사능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3종의 키메라 배아를 들고 지구에 귀환하는 데 성공한다. 인간과 박쥐의 혼종으로, 하늘을 날 수 있는 키메라 「에어리얼」. 인간과 두더지의 혼종으로, 땅을 파고 지하에서 생활할 수 있는 키메라 「디거」. 그리고 인간과 돌고래의 혼종으로, 물속에서 유영하며 살아갈 수 있는 키메라 「노틱」까지. 2권은 이들 퀴퀴파 공동체에 대한 알리스의 서술 평가를 자세하게 기록한다. 

1. 디거

① 학명: 호모 수브라테라리스 ② 평균 신장: 1.6미터. ③ 색: 호흡 정지 상태를 유지하는 능력이 있어 질식하지 않고 땅속에 오래 머물 수 있다.

2. 에어리얼

① 학명: 호모 블란티스 ② 평균 신장: 1.8미터(사피엔스와 유사) ③ 색: 털 없는(가슴 부위는 제외) 두꺼운 피부, 사실상 흰색인 아주 연한 베이지색으로, 알비노 인간의 피부색과 비슷하다. 

3. 노틱 

① 학명: 호모 나우티쿠스 ② 평균 신장: 2미터 ③ 색: 돌고래와 비슷한, 푸르스름한 회색의 매끄럽고 윤기 나는 피부. 피부는 민감하고 연약하며 특히 햇빛에 약하다.



이들에 대한 기술은 무려 20페잉지에 걸쳐 자세히 그리고 세밀하게 기록되어 있다. 앞서 언급한 세 가지 외에 ④ 건축 ⑤ 예술 ⑥ 식생활 ⑦ 철학 ⑧ 정치 ⑨ 성적 성숙 ⑩ 번식 의례 등이 약간의 차이부터 크게 다른 부분까지 자세하게 묘사된다. 그의 혼종 인류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멸종하다시피 한 구인류 대신, 황폐해진 지구에서 세력을 굳히며 새로운 대체 인류로서 지위를 공고히 할 키메라는 무엇이 될 것인가.

인류가 지구 각지에서 서로를 증오하고 해치는 사건이 끊이지 않는, 아니 폭증하고 있는 요즈음의 세계정세를 보고 있으면, 이 작품 초반에 묘사되는 인류 파멸의 현장은 자못 현실감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더 이상 인간이 살아가기 어려워 보이는 지구 곳곳의 자연 환경, 기후 위기로 인해 눈앞에 닥친 전 지구적 재난과 식량 문제, 빈번한 핵전쟁의 위협 속에서, 베르베르가 상상해 본 종 진화의 이야기는 어쩌면 비교적 근미래에 우리가 고려하게 될 선택지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런 차원에서, 이 책의 역자 김희진은 이 작품에 대해 〈옮긴이의 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해설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 책에서, 그리고 여러 전작에서 그렸던 미래의 모습이 머지않아 현실로 닥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든다. 독보적인 우월종의 지위를 점하고, 물질적 성장과 기술적 발전에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인류의 영향력을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스스로 아포칼립스를 불러오지 않으려면 너무 늦기 전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인류가 맞이할 위기와 그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면서, 그는 이런 메시지를 던지는 듯하다. 결국 스스로 불러온 위기를 해결할 방도는 인간의 손에 있다고.(2권, p.326~327)


이들은 묘하게도 서로 다른 종의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있지만 공격 성향이 뚜렷한 데다 반목하다 결국 내전으로 돌입한다. 물론 지금의 지구처럼 지역적인 분쟁 수준이지만 자칫 세계대전으로 비화할 수도 있을 정도로 상황은 나빠진다. 인간과 동물과의 혼종이지만 각 종의 장점은 잘 이어져 인류 못지않게 빠르게 문명을 회복해 간다. 그동안 알리스에게는 수십 년이 지났을 뿐이다. 신인류로 분류되는 이들의 지혜는 인간에 못지 않고 신체의 특성은 동물의 장점을 잘 갖고 있다. 유전자의 내림이겠지만 어쩌면 지금은 별로 채택되지 않은 '우생의 법칙'을 따르는 것 같다. 

"퀴퀴파의 피라미드는 20년 전 알리스가 마지막으로 방문했을 때보다 높아졌다. 하늘에서 보니 위합적인 언덕 도시 옆에서 연못은 손거울 같은 작은 물웅덩이로 보인다. 웅장한 검은 두더지 언덕은 이제 에펠탑만큼 높아 보인다. 3백 미터까지 도달했을 수도 있을까? 주위를 둘러싸고 경작된 밭, 도로, 풍력 터빈, 크기가 더 작은 다른 흙 피라미드들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알리스가 솔랑주의 도움으로 아주 사뿐히 착륙하자마자, 이 기묘한 한 쌍을 보러 나온 다양한 나이대의 두더지 인간ㅇ들이 주위를 에워싼다. 몇몇 디거는 레이스로 장식된 결겹의 의상을 입고 있다. 다들 내가 지난번 왔을 때보다 더 나은 것 같아···.(2권, p.255) 

협력과 공존이 아닌 통제와 배제를 선택한 구인류의 행태 앞에서, 신인류 키메라들은 과연 어떤 생존의 길을 선택할 것인가? 작품은 키메라라는 상당히 현실적인 모습의 상상적 존재를 통해서, 지구의 수많은 생명체들 가운데 인간만이 '주인'이라 믿는 것이 얼마나 큰 착각인지 보여 준다. 그리고 인간이라는 존재의 본질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미래를 사는 이 시대의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의 명불허전 탁월한 과학적 상상력과 인류에 대한 깊은 통찰이 한데 어우러진 『키메라의 땅』을 통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과연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성찰하는 기회를 갖게 한다.

가까스로 4차 세계 대전의 위기를 넘긴 3종의 키메라들은 노련한 작가 베르베르처럼 해박한 과학적 지식을 갖고 있는 알리스를 통해 멸종을 불러올 전쟁 재발을 막고 더 다양한 종을 위해 끊임없이 혼종 개발(?)에 노력한다. 인간과 도룡뇽의 혼종이 세상에 눈을 뜬다. 마치 형식상, 주변을 안심시키기 위해 그런다는 듯 첫울음을 터뜨리고 약간 울더니, 자기 탄생의 자리에 참석한 이들을 하나씩 바라본다.


이 새로운 훈종을 탄생시키기까지 3년이 필요했다. 알리스는 하얀 가운 차림이다. 막 60대에 들어선 그는 이제 이런 식의 실험 조작에 경험이 많고, 뱅자맹이 제공한 최신 장비 덕분에 큰 어려움 없이 새 개체를 창조하는 데 성공했다. 심장이 뛰고 규칙적이라는 것을 확인하자 그는 새로 태어난 존재를 붉은 벨벳으로 된 요람에 넣는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존재는 처음 봐. 과학자의 머릿속에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다. 첫 세 혼종 신생아와 달리 이번에는 암컷이다. 몇 가지 사소한 차이를 제외하면 사피엔스 여자와 굉장히 닮았고, 알리스는 즉시 그 점들을 관찰 노트에 적는다.

① 학명: 호모 아그니스

② 출생시 신장: 30센티미터, 예쌍되는 성체 신장: 호모 사피엔스보다 작음 

③ 색: 노르스름한 투명 비닐이 여러 겹 포개진 것 같은, 반투명한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노란 피부

이름을 고민하던 알리스는 뱅자맹의 질문에 '악셀'로 짓는다. '아흘로틀인 악셀···.' 뱅자맹이 되풀이한다. "어감이 좋은데." 그리고 내 기억으로는 히브리어로 악셀은 '평화를 가져오는 자'라는 뜻이야. 그거야말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거잖아."(2권, p.230)

역자 김희진은 독보적인 우월종의 지위를 점하고, 물질적 성장과 기술적 발전에 에너지를 쏟아부었던 인류의 영향력을 이제는 다른 방향으로 돌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베르베르의 고민이 『키메라의 땅』 전반에 묻어 있다고 말한다. 스스로 아포칼립스를 불러오지 않으려면 너무 늦기 전에 해결책을 모색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류가 맞이할 위기와 그 해결책을 함께 제시하면서, 베르베르는 이런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스스로 불어온 위기를 해결할 방도는 인간의 손에 있다."고.

얼핏 비관적인 듯하면서도 인간성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는 베르베르의 시선은 그가 그려낸 주인공 알리스에서도 드러난다. 알리스는 뛰어난 두뇌와 앞날을 내다보는 선구안, 굳은 신념과 의지를 지닌 특출한 인물이지만 그 역시 때로는, 특히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자신이 창조한 신인류가 예상치 못한 행보를 보이자, 과거 자신이 비판했던 구인류의 오만함과 독선 등을 완전히 떨져 내지 못한 모습을 드러낸다. 알리스가 굳건히 고수하는 생명체의 변이에 대한 이론은, 후손에게 물려주는 유전자를 통해 자연 선택이 이뤄진다는 다윈의 진화론과 달리, 살아 있는 존재가 '변화하고자 하는 강한 열망'을 드러낸다면 스스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본다.


저자 : 베르나르 베르베르(Bernard Werber)


프랑스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작가로도 알려져 있기도 하며,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헤르만 헤세 등과 함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외국 작가로 선정된 바 있는 소설가이다. 일곱 살 때부터 단편소설을 쓰기 시작한 타고난 글쟁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1961년 프랑스 툴루즈에서 태어났다. 「별들의 전쟁」세대에 속하기도 하는 그는 고등학교 때는 만화와 시나리오에 탐닉하면서 『만화 신문』을 발행하였고, 이후 올더스 헉슬리와 H.G. 웰즈를 사숙하면서 소설과 과학을 익혔다.

1979년 툴루주 제1대학에 입학하여 법학을 전공하고 국립 언론 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는 『르 누벨 옵세르바퇴르』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과학 잡지에 개미에 관한 평론을 발표해 오다 드디어 1991년 1백 20번에 가까운 개작을 거친 『개미(Les Fourmis)』를 발표, 전세계 독자들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주목받는 프랑스의 천재 작가로 떠올랐다.

『개미』는 베르베르가 개미를 관찰하기 시작한 열두 살 무렵부터 시작된 소설로 무려 20여 년의 연구와 관찰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작가는 개미에 관한 소설을 쓰기 위해 12년 동안 컴퓨터와 씨름하면서 수없이 고쳐썼다. 그는 직접 집안에 개미집을 들여다 놓고 개미를 기르며 그들의 생태를 관찰한 것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마냥개미를 탐구하러 갔다가 개미떼의 공격을 받고 죽을 고비를 넘기기도 했다.

베르나르는 인간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전혀 새로운 눈높이, 예를 들면 개미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세상을 바라보도록 함으로써 현실을 새로운 각도에서 살펴볼 수 있게 한다. 300만 년 밖에 되지 않는 인간의 오만함을 1억만년이 넘는 시간동안 살아남아온 개미들의 눈에 빗대 경고하고 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네 살 때부터 쓰기 시작한 거대한 잡동사니의 창고이면서 그의 보물 상자이기도 한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책은 개미들의 문명에서 영감을 받고 만들어진 것으로, 박물학과 형이상학, 공학과 마술, 수학과 신비 신학, 현대의 서사시와 고대의 의례가 어우러진 독특한 작품 형식을 선보인다.

2008년 11월에 출간된 독특한 개성으로 세계를 빚어내는 신들의 이야기 『신』은 집필 기간 9년에 달하는 베르베르 생애 최고의 대작으로, 베르베르가 작품 활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천착해 온 '영혼의 진화'라는 주제가 마침내 그 여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다. 이 소설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승자의 편에서 기록된 승리자의 역사이며, 진정한 역사의 증인이 있다면 그 답은 단 하나 '신'일 것이란 가정에서 출발한다. 한국에서는 『우리는 신』,『신들의 숨결』,『신들의 신비』를 묶어서 6권으로 출간하고 있다.

베르베르는 현재 파리에서 살며 왕성한 창작력으로 작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2008년 10월 프랑스에서 출간된 소설집 『파라다이스 Paradis sur mesure』와『카산드라의 거울』등의 작품으로 꾸준히 한국 독자들을 만나고 있다.


역자 : 김희진


성균관대학교에서 프랑스어문학과 영어영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어문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출판 기획 번역 네트워크 ‘사이에’의 위원으로 활동한다. 『곰』, 『초속 5000킬로미터』, 『뱀파이어의 매혹』, 『송라인』, 『고양이의 기묘한 역사』, 『바스티앙 비베스 블로그』, 『대면』, 『시간의 밤』, 『우연히, 웨스 앤더슨』, 『7월 14일』, 『쿠사마 야요이』 등을 한국어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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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김희진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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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이 책 『키메라의 땅』의 표제어 '키메라'는 고대 그리스 전설 속 괴물의 이름이다. 사자 머리에 염소 몸통, 뱀 꼬리를 가진 괴물을 말한다. 키메라는 종(種)의 경계를 뛰어넘었기 때문에 '악의 힘'을 가진 불길한 동물로 그려진다. 현대에는 한 개체에 유전자형 이 다른 조직이 서로 겹쳐 있는 유전현상 또는 서로 다른 종끼리의 결합으로 새로운 종을 만들어 내는 유전학적인 기술을 의미한다. 세포융합 기술을 이용하여 감자와 토마토를 접목시켜 만든 포마토도 키메라로 볼 수 있고, 인위적으로 동물도 키메라를 만들 수 있다. 시사상식사전에 따르면 포유류의 2~8세포기의 배 2개를 하나로 합친 배를 만들면 정상 크기의 개체가 된다. 이를테면 검은털 마우스의 초기 배와 하얀털 마우스의 초기 배를 융합하여 대리모의 자궁에 옮겨 발생을 진행시키면 검은색과 흰색 털이 얼룩진 키메라 마우스가 된다. 배를 융합하는 방법 외에 마우스의 배가 속이 빈 채 부풀어 오르는 '배반포'라는 시기에 다른 배의 '배성 간세포 (ES 세포)'를 유리관으로 주입하는 식의 방법도 있다. 형성된 키메라마우스는 배반포의 세포에 유래하는 조직과 ES 세포에 유래하는 조직을 모두 가지게 된다. 같은 종 생물끼리의 키메라만이 아니라 다른 종끼리의 키메라도 만들 수 있는데, 1984년에는 양과 염소의 태아 세포를 융합시킨 최초의 키메라 동물이 나왔다. 

2002년 우리나라에서는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에서 인간의 배아줄기세포 를 쥐에 이식한 '키메라 쥐'를 탄생시켰다고 하여 생명윤리 논란을 가중시켰다. 당시 윤리학계와 시민단체뿐만 아니라 생명공학계 안에서도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가로 꼽히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미래 소설 『키메라의 땅』이 출간됐다. 이 작품은 1, 2권 한 세트로, 김희진의 번역으로 출판사 〈열린책들〉이 출간했다. 저자 베르베르는 "『키메라의 땅』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은 과학 저널리스트였던 시절 집필했던 혼종에 대한 보도 기사에서였다."고 작품 뒷 부분에서 밝히고 있다.(2권, p.319)


베르베르는 마르지 않는 과학적 상상력으로 도발적인 미래를 예언하는, 이 시대 최고의 이야기꾼으로 불리운다. 이 작품은 파멸적인 제3차 세계대전(핵전쟁)이 일어나, 인류가 그렇게 걱정했던 인류의 멸종과 모든 지구 문명이 완전히 폐허화되고 극소수 인간만 생존한다. 지구에는 인간과 동물의 혼종 신인류, 「에어리얼」, 「디거」, 「노틱」이 탄생한다. 배타적인 구인류와 탁월한 적응력을 지닌 신인류 3종족의 갈등은 불보듯 뻔하다. 더욱이 뒤늦게 등장하는 또 다른 키메라까지 속속 나타난다. 멸망한 지구의 새 하늘과 땅과 바다에서, 이들은 어떤 운명을 개척해 나갈 것인가가 이 책의 줄거리가 되고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려는 교훈이다.

저자는 이 작품의 맨 앞에 〈일러두기〉에서 "이 이야기는 이 책을 펼치고 읽기 시작하는 순간으로부터 정확히 5년 후에 일어난다."는 섬찟한 경고문으로부터 매우 어두운 분위기가 감돈다. 베르베르는 '5년 후에 인류가 멸망'하는 핵전쟁이 발발한다는 조건 아래, 독자들에게는 복잡한 심정을 드리우게 한다. 어쩌면 '5년'이란 기간보다는 '핵전쟁'이 더 무게 중심이 실린 작품이리란 추측이 가능하다. 핵전쟁으로 인류와 문명이 모두 사라진다는 가정은 그 시기가 내일이든, 5년 후든 100년 후든 아무 상관이 없다. 핵전쟁은 일어나서는 안 되는 전쟁이라는 전제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다면 이 소설의 예언이 들어맞게 될 것이고, 그것은 인간의 고유한 특성이 사라진 혼종 인류(신인류)의 세상이 될 태니까 말이다. 

혹시 살아남은 극소의 인간은 공포에 질린 노예로 살아야 한다는 사실은 쉽게 예측되는 일이다. 베르베르의 이번 책은 핵전쟁은 막아야 한다는 조건을 앞세운 작품으로 독자에게는 읽힌다. 이 책은 인류가 스스로의 과오로 인해 자멸하다시피 한 지구 위에, 유전자 실험의 결과물인 키메라들이 새로운 지배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역사, 철학, 생물학, 유전공학, 그리고 짜릿한 모험이 한데 얽힌 『키메라의 땅』은, 인류의 생존 위기에 대비해 탁월한 적응력의 혼종 인류를 만들어 내려는 진화 생물학자 '알리스 카메러'의 위태로운 연구에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가 우여곡절 끝에 탄생시킨 키메라 3종족이 지구상에서 구인류와 연대하고 또 갈등하며 겪는 적응기가 웅장한 스케일로 펼쳐진다.



진화 생물학자 알리스는 극비리에 한 가지 연구를 진행한다. 그 정체는 바로 인간과 동물의 유전자를 조합해 키메라 신인류를 탄생시키는 것이다. 더 이상 생존이 불가능한 그 어떤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인류의 가능성이 이어지도록 하려는 취지다. 그러나 연구가 탄로 나며 그는 반대론자들에게 극심한 위협을 받게 되고, 그 연구의 든든한 지원자인 프랑스 연구부 장관 뱅자맹 웰스의 도움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으로 피신하여 연구를 이어 간다.

베르베르는 그의 다른 소설에서도 그렇지만 늘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을 인용한다. 소설에서 그는 자신의 창작의 원천이라는 저서 『상대적이며~ 』를 자주 인용한다. 인용 수준이 아니라 작품 구상에도 사용하고, 작품 설명(과학적 인과 관계)에도 톡톡히 덕을 본다. 이 소설 작품 『키메라의 땅』에서는 3장에서 처음 이용한다. '대립'이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자연은 제 모든 창조물들 간에 대립을 일으켜 진화를 강제한다. 창조물 하나가 더 이상 변화하지 못하면, 자연은 그것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모습, 약간 다른 모습을 취하게 한다. 이 새로운 방식으로는 더 잘 적응할지 보기 위해서다."(1권, p.19)

저자는 이와 함께 "이 과정에는 논리도 윤리도 없다. 자연은 옮고 그름을 따짐 없이 제 창조물들의 존재에 덧붙임을 한다. 그 후 대양과 사막과 평원과 정글의 무성함 속에서 저희들끼리의 투쟁 혹은 협력 전략을 택해 가능한 오래 살아나목 번성하는 것은 그들 몫이라고 덧붙인다. 자연과학에 우둔한 독자는 다윈의 진화론 가운데 핵심어 '자연선택'과 '생물 다양성'이라는 세밀 분류에 따른 것 같다고 느낀다.



책의 발단 부분에서 디에고 마르티네스 기자가 특종 보도한 '변신 프로젝트'라는 실체를 해명하는 뱅자맹 웰스 연구부 장관이 등장한다. "부인해 봐야 아무 소용 없겠지요. 변신 프로젝트는 실제 존재합니다. 디에고 마르티네스의 기사 내용 역시 사실입니다." 웅성거리는 기자들을 사이에서 뱅자맹은 "하지만 한 가지 명확하게 해둘 점이 있습니다. 변신은··· 프로젝트일 뿐입니다. 그저 프로젝트에 불과합니다. 그렇기에 저는 이 점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싶었던 겁니다. 아직 마르티네스 기자의 기사를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이 자리에 담당자를 소개합니다. 변신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주도한 진화 생물학 교수 알리스 카메러는 최신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해 세 가지 이종으로 다양화된 새로운 인류를 개발하려 합니다. 공중을 나는 인간, 땅을 파고들어 가는 인간, 헤엄치는 인간이죠."

뱅자맹은 비밀 프로젝트가 폭로된 이유가 일부 악의적인 음모론 블로거들에 의한 확산, 그리고 조직적으로 벌인 치밀하고 흉흉한 중상모략과 비방, 야당이 가세해 한층 격화되었다고 지적하며 이렇게 밝혀진 바에야 정확하게 해명하고 설명하려고 한다고 기자들을 향해 알리스를 소개한다. 길고 검은 머리를 하나로 올려 묶고 커다란 초록색 눈을 한 젊은 여성이 첫 줄의 좌석에서 일어나 연단에 오라 강대 앞에 선다. 오늘 이 자리에 그는 수수한 흰 옷차림을 했다. 흰 재킷, 흰 셔츠, 휜 치마. 알리스가 혼잣말을 하듯 좌중 앞에 선다. "이들은 하이에나야. 내가 실수하기만을 기다리고 있어. 딱 맞는 말들을 찾아야 해." 

알리스는 진화 생물학의 원론적인 이야기를 구체적 사례로써 설명해 나간다. 그리고 그의 긴 '프로젝트' 설명 겸 해명이 이뤄진다. 

"저는 생물 다양성이 대자연의 현명함을 보여 주는 증거라고 믿습니다. 한 동물은 여러 다른 형태를 늘려 감으로써 저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적응합니다. 한 동물은 여러 다른 형태를 늘려 감으로써 저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적응합니다. 개미를 예로 들어 봅시다. 개밋과에는 1만 2천 개의 종이 있습니다. 오늘날 알려진 가장 큰 개미의 몸집은 가장 작은 개미의 60배에 달하죠. 인간으로 치자면 키가 1미터인 사람이 있고 60미터에 달하는 사람도 있는 셈입니다."(1권, p.24)



기자 회견 후 연구소가 습격 당하는 등 사회적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뱅자맹은 알리스가 연구를 계속할 수 있도록 손을 써주었다. 프랑스령 기아나로 가서 우주 비행사 교육을 받고 유인 우주 비행 프로그램에 참가할 자격을 석 달 만에 배웠다. 알리스는 우주 정거장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비밀 프로젝트를 계속하려 한다. 알리스는 외젠, 마리앙투아네트, 조제핀 생각을 한다. 그들은 태어나게 해달라고 요구하지도 않았는데 희생당했어. 그가 뭐라고 불렸지? 그래, 내 '시험작들'이라고 했지. 가엾은 것들, 무덤조차 갖지 못했지. 그들은 과학의 순교자야. 내 실험의 진전을 위해 제 목숨을 대가로 치른 첫 존재들이야.

알리스는 어렸을 적 배의 통증을 느끼고 찾은 병원에서 의사로부터 '자궁 내막증'이라는 염증성 여성 질환이며, 전 세계 여성 10퍼센트에게 발생하는 흔한 병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후 알리스는 과학에 몰두했고 가능성 있는 설명을 찾아냈다.

"한 이론에 따르면 자궁 내막증을 일으키는 것은 유전자 속 특정 배열, 남아 있는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DNA라고 했다. 먼 옛날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은 서로 짝을 짓고, 사랑을 나눠 반은 사피엔스, 반은 네안데르탈인인 혼종 자식을 둘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더 이상 두 종의 결합으로 자손을 나길 수 없는 새로운 시기가 왔다. 결국 네안데르탈인은 멸종했다. 그럼에도 오늘날 여전히 남아 있으니, 호모 사피엔스의 유전자 코드에는 평균적으로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의 유전자 1.8퍼센트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1권, p.62) 

우주 정거장에 로켓으로 날아가던 중 알리스의 머릿속에는 온통 '혼종' 생각뿐이다. 이제 목표 지점까지 23시간 남았다. 그는 최근 몇 년간 이뤄 낸 성과들을 되돌아본다. 뱅자맹 웰스 장관의 지원 덕분에 비밀리에 원숭이 혼종 셋을 탄생시키는 데 성공했다. "그 망할 놈의 기자가 내 연구실을 파헤치기 전까지 말이지." 그리고 지금은 유배 중이다. 태어난 행성으로부터의 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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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근담 인생수업 - 흔들릴 때마다 꺼내 읽는 마음의 한 줄 메이트북스 클래식 25
홍자성 지음, 정영훈 엮음, 박승원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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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서평 카페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이 책 『채근담 인생수업』의 표제어에 나온 '채근담'(菜根譚)은 중국 명나라 말기의 홍응명(洪應明)의 어록이라고 한다. 표지에 저자로 나오는 '홍자성(洪自誠)'의 '자성'은 그의 '자(字)'로서 주로 한국과 일본에서 불리운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흔히 쓰이는 '호'는 환초((還初) 혹은 환초도인(還初道人)이라고 한다. 채근담은 상, 하 2권으로 나뉘어 있고, 모두 356조의 단문으로 이루어졌다. 출처진퇴, 처생훈, 인생의 즐거움 등을 유교를 중핵으로 도교 및 불교도 도입해서 대구(對句) 구성의 간결한 문장이다. 인생의 쓴맛을 본 저자가 심각하게 개진한 그의 인생훈은 사람들을 매료하고, 중국에서보다는 오히려 일본에서 선승을 비롯한 많은 독자를 얻어 자주 읽힌 책으로 꼽힌다.

채근담은 그러나 수백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꾸준히 읽혀왔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일본, 대만, 중국에서 수양과 처세, 교양의 고전으로 지금껏 사랑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부터는 서구 사회에도 소개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영어를 비롯한 여러 유럽어로 번역되면서, 동양의 고전적 수양철학과 명상적 사유에 관심을 가진 서구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주었다는 뜻으로 독자에게는 이해된다. 짧은 단문 속에 응축된 삶의 통찰과 고요한 성찰은 서구에서 『채근담』을 ‘동양의 『수상록』’이라 부르기도 할 만큼, 몽테뉴나 파스칼의 잠언적 사유와 나란히 놓이며 읽히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단순하고 절제된 삶을 추구하는 미니멀리즘 흐름과도 맞닿아 있으며, 명상이나 자기성찰의 문구로 활용되며 서구의 삶과 정신문화 속에서도 조용한 영향을 이어가고 있다. 고전이 오랜 세월을 살아남기 위해서는 시대와 함께 호흡하는 언어가 필요하다는 것은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존의 『채근담』 완역본들은 번역의 정확성이나 고전 특유의 문체를 살리는 데 집중한 나머지, 현대 독자에게는 다소 어렵고 멀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고 이 책의 편역자인 정영훈과 박승원은 말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채근담』 번역본이 지난 수십 년 동안 꾸준히 나온 것으로 독자는 알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앞서 언급한 대로 일본인들이 일본어로 번역한 책이 나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한글로 쓰인 출판물은 정확한 시기는 모르지만 한국전쟁 이후 교육용으로 번역된 것으로 이해된다. 우리나라 독자들은 특히 전후 세대는 『채근담』 문장의 뜻은 알지만 공감하거나 마음까지 움직일 정도로 자연스럽게 번역해 준 출판물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때문에 책의 이름이나 유명한 문구 몇 개 정도 알고있는 경우가 많다. 

이 편역본 『채근담 인생수업』은 그런 아쉬움에서 출발했다고 정영훈은 〈엮은이의 말〉에서 출간 취지를 밝힌다. 표제어의 '채근담'은 채소 뿌리를 씹는다는 뜻으로, 검소한 삶 속에서 도(道)를 깨닫고, 고된 일상 속에서 마음을 단련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 이 책이 삶의 격언집이자 마음의 거울로 읽히는 이유이다. 엮은이에 따르면 이 책은 단순히 고어를 현대어로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한문 고전 특유의 어투와 번역투, 형식적인 표현을 과감히 걷어냈다. 또한 별도의 목차 없이 단순 나열식이었던 기존 원문의 구성을, 현대 독자의 삶과 연결되도록 6개의 주제별 장으로 재편했다. 원문에 없던 각 단상의 제목을 덧붙이면서, 고전의 사유가 오늘의 독자에게 감각적으로 와닿게 했다. ‘고전의 품격은 지키되, 문장은 지금의 숨결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이 편역서의 의도가 독자들의 일상에 작은 울림이 되기를 기대한다.

엮은이 정영훈은 특히 "이번 편역에서 우리가 공을 들인 부분은 각 문장에 붙인 제목이다. 원문에 없던 제목을 덧붙이면서, 고전의 사유가 오늘의 독자에게 감각적으로 와닿도록 문장형 제목을 새롭게 구성했다. 지나치게 설명적이지 않으면서도 핵심을 짚고, 정서적으로도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표현의 리듬과 어감을 조율했다."(p.9)고 밝힌다.



책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는 혼란과 과속의 시대를 살고 있다. 빠르게 결정하고, 끊임없이 선택하며, 언제나 성과를 요구받는 시대다. 그런 현실일수록 삶의 중심을 되묻고, 마음의 균형을 되찾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다. 이 책 『채근담 인생수업』은 우리에게 그 조용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 지혜를 건넨다. 지금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풍요로운 시대에 살고 있지만, 마음의 고통은 줄어들지 않았다. 이 책은 전통이라는 외피로 다가오지 않고, 오히려 삶의 핵심을 꿰뚫는 직설적 문장과 단단한 사유로 우리가 오래도록 지키고 싶어 했던 가치를 되새기게 만든다. 이 책의 단상들은 짧지만 깊은 전복의 힘을 품고 있다. 문장 하나가 우리가 오래도록 믿어온 관성을 뒤흔들고, 익숙했던 기준을 낯설게 바라보게 하며, 평범한 하루를 전혀 다르게 해석하게 만든다. 단 한 문장만 제대로 만나도, 인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 있다.

삶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외부의 조건이 아니라 마음속의 망설임과 욕망, 고정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런 마음의 결을 다듬고, 삶을 보다 단단하고 유연하게 바라보게 한다. 그렇게 이 책은 오래된 문장이 아니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말들이 된다. 짧은 문장 안에 담긴 통찰은 지혜로운 태도와 단단한 시선을 길러주고, 흔들리는 마음을 조용히 다잡아준다.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가라앉히고, 일상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이보다 더 간결한 조언은 없을 것이다. 혼란스러운 시대일수록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질문은 더욱 깊어지고, 이 책은 그 물음에 담백하고도 분명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지금 이 순간의 나’에게 필요한 한 문장을 만날 수 있도록 정리했으니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길 바란다고 세심한 도움말을 엮은이는 남긴다. 머리로 읽기보다 가슴으로 받아들이는 책, 외우는 문장이 아니라 살아가는 언어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현하고 있다. 고전이 주는 깊이와 실용, 그 둘을 모두 갖춘 책을 찾는 이들에게 이 책은 더없이 좋은 동반자가 되어줄 것으로 독자는 믿는다.



이 책은 앞서 언급한 대로 6개 장(章)으로 구성돼 있다. 원전에는 없는 제목을 붙인 이유는 독자들의 이해와 암기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1장 〈마음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집니다〉, 2장 〈사람과의 관계는 태도에서 갈립니다〉, 3장 〈원칙 있는 삶이 사람의 중심을 세웁니다〉, 4장 〈욕망과 집착을 좇다 보면 결국 길을 잃습니다〉, 5장 〈지나침 없는 조화가 삶의 균형을 만듭니다〉, 6장 〈끝을 알아 내려놓을 때 아름답게 살아갑니다〉 등이다. 엮은이는 각 장의 표지에 제목과 별도로 핵심 내용을 아울러 '표지말'에 압축했다. 1장의 경우 "인생의 시작은 마음의 변화에서 비롯된다. 흐리고 어두운 마음은 세상을 무겁게 짓누르지만, 맑고 환한 마음은 어둠 속에서도 푸른 빛을 선사한다."고 썼다. 마음을 가다듬는 길을 안내하며, 내면의 평화가 삶을 바꾸는 진정한 힘임을 일깨우는 의미다.

또 2장은 "관계의 근본은 태도에 있다. 작은 마음씀씀이와 배려가 깊은 신뢰와 덕을 쌓고, 오해와 분노는 금세 멀어지기 마련이다."는 문장을 기록하고 태도를 통해 인연을 바꾸고,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3장은 '원칙 있는 삶'을 강조한다. "삶의 기둥은 흔들리지 않는 원칙에서 시작된다. 바람 부는 세상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중심, 그것이 곧 인격과 품격을 완성하는 토대이다." 흔들림 없는 삶의 자세를 제시함으로써 진정한 나로 설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한다. 

4장에서는 '욕망과 집착'을 버릴 것을 권유한다. "욕망의 바다는 끝없이 넓고 깊다. 그 속에서 우리가 길을 잃지 않으려면 집착을 내려놓고 본질을 보는 눈이 필요하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절제의 길을 말하며, 마음의 자유를 찾는 여정을 돕는다. 5장은 조화와 균형을 역설하는 문장들을 모았다. "모든 것은 조화롭고 균형을 이룰 때 빛난다. 과함도 모자람도 아닌, 자연스러운 흐름 속에서 삶은 비로소 제 모습을 찾는다." 조화와 절제를 통해 건강한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법을 가르치는 문장들이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언제 '놓을 것인가'에 대한 사유의 변이다. "우리는 인생의 끝자락에 가서야 비로소 무엇을 놓아야 할지 깨닫게 된다. '내려놓음'은 결코 포기가 아니라 더 깊은 아름다움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성숙한 삶의 완성을 이야기하며, 평온하고 담담한 마무리를 준비할 것을 강조한다.



각 장에서 독자 임의로 한 문장씩 뽑아 여기에 열거한다. 이 책을 읽으려는 독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기 위해 원전의 한자는 일절 다루지 않았다. 또 마음 수양을 하는 분들에게 귀띔하기 위해서다. 

① 가난은 막기 어려워도 걱정은 다스릴 수 있습니다

더위를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더위를 괴로워하는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몸은 언제나 시원한 누대 위에 있는 듯 편안할 것입니다. 가난을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가난을 걱정하는 마음만 없앴다면 마음은 늘 아늑한 보금자리에서 지내는 듯할 것입니다.(p.50)

② 지나친 호의보다는 작은 정성이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천금을 써도 잠깐의 환심을 사기 어려울 때가 있는가 하면, 한 끼 밥으로도 평생 잊지 못할 감동을 줄 수 있습니다. 사랑이 지나치면 오히려 원한으로 돌아갈 수 있고, 아주 각박하게 대했어도 오히려 고마움으로 남을 때도 있습니다.(p.67)

③ 겉은 투명하되 속은 절제된 태도여야 합니다

마음을 바르게 세우려는 사람의 자세는 하늘처럼 푸르고 해처럼 맑아야 하니, 남들이 알지 못하게 숨겨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그 사람의 재능은 옥이나 구슬처럼 감춰야 하니, 남들이 쉽게 알아차리게 해서는 안 됩니다.(p.141) 

④ 즐거움도 과하면 독이 되고, 절제가 나를 지켜줍니

입에 달고 상쾌한 맛은 모두 창자를 상하게 하고 뼈를 썩게 하는 독약이지만, 절반쯤에서 멈추면 탈이 없습니다. 마음을 즐겁게 하는 일은 모두 몸을 망치고 덕을 잃게 하는 함정이지만, 절반쯤에서 멈추면 후회가 없습니다.(p.159)



⑤ 세상이 괴로운 게 아니라 마음이 괴로움을 만들 뿐입니다

사람들은 영예와 이익에 얽매여 쉽게 말하곤 합니다. "세상은 티끌 같고, 인생은 괴로움의 바다다." 하지만 구름은 여전히 희고, 산은 푸르며, 냇물은 흐르고, 돌은 그 자리에서 서 있습니다. 꽃은 피고, 새는 지저귀며, 골짜기는 메아리치고, 나무꾼은 콧노래를 부릅니다. 세상이 본래 티끌도 아니고, 바다가 괴로움도 아닙니다. 다만 스스로가 제 마음에서 티끌과 고통을 만들어내고 있을 뿐입니다.(p.209)

⑥ 괴로움과 즐거움이 어우러져 한 사람의 복을 만듭니다

한 번의 괴로움과 한 번의 즐거움이 서로를 비추고 다듬어주기에, 그 모든 과정을 겪어낸 뒤에 얻는 복이라야 비로소 오래도록 머뭅니다. 한 번의 의심과 한 번의 믿음이 서로를 견주며 균형을 잡아주기에, 그 깊은 되새김 끝에 얻은 지식이라야 비로소 참된 자리에 이릅니다.(p.264)


지은이 : 홍자성(洪自誠, 본명: 홍응명, 자: 자성(自誠), 호: 환초(還初))

명나라 만력제 연간의 문인이다. 본명은 홍응명(洪應明)이나 한국과 일본에서는 자성(自誠)이란 자(字)로 불렸다. 호는 환초도인(還初道人)이다. 안휘성(顔徽省) 휘주(徽州) 흡현(?縣)의 부유한 상인 가문 출신이며, 그 고장의 저명한 문인 관료인 왕도곤(汪道昆, 1525~1593)의 제자로 추정한다. 대략 1550년 전후한 시기에 출생하여 청장년 때에는 험난한 역경을 두루 겪고 늦은 나이에는 저술에 종사했다. 1602년에는 도사와 고승의 행적 및 명언을 인물 판화와 곁들여 편집한 『선불기종(仙佛奇?)』 4권을 간행했고, 1610년 무렵에는 청언집 『채근담』을 간행했다.


엮은이 : 정영훈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했으며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했다.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에서 상담과 심리도 공부했다. 대학 졸업 후에 줄곧 출판기획자의 길을 걸어왔다.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기획하고 있으며, 한 권의 책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엮은 책으로는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열등감, 어떻게 할 것인가』 『위대한 심리학자 아들러의 가족이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의 크리톤』 『키케로의 노년에 대하여』 『살고, 사랑하고, 웃으라』 『하루에 5번 감사하면 인생이 달라진다』 『세네카의 행복론』 『생텍쥐페리, 인생을 쓰다』 등이 있다.


옮긴이 : 박승원

서강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철학과에서 주희(朱熹)에 관한 연구로 문학석사, 정이(程?)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세명대학교, 서울교육대학교, 경인교육대학교, 대전대학교, 한국체육대학교 등에 출강했으며, 재단법인 성균관 학술교육팀장, 다산학술문화재단 정본여유당전서 출간팀장 등을 역임했다. 지은 책으로 《심경 철학 사전》(공저), 《논리학》(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명심보감》, 《채근담》, 《류성룡의 말》, 《혼자가 되면 보이는 것들》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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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걸
해리엇 워커 지음, 노진선 옮김 / 마시멜로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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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네이버 카페 문화충전200%의 

서평으로 제공 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먼저 이 책 『뉴 걸』의 저자 해리엇 워커는 10년 넘게 신문 기자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는, 〈더 타임스(The Times)〉의 현직 패션 에디터다. 이 소설 작품은 저자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패션 업계의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 수작(秀作)으로 꼽힌다. 작중 마고 존스가 저자의 대역인 소설 작품인 셈이다. 소설 속 마고는 글로벌 패션 매거진 〈오트〉의 잘나가는 패션 에디터다. 소설에서 패션업계에서 10년 넘게 인정받는 에디터로서 탄탄한 커리어를 쌓아온 마고가 결혼 후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매우 세심하게 계획된 듯한 그녀의 삶은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대상이었다. 성공적인 커리어, 다정한 남편 닉,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집, 세련된 취향과 패션 센스까지 그녀가 가진 걸 부러워하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겠는가? 

출산 휴가에 들어가기 전 자신을 대신할 후임을 뽑을 기회가 생기자 마고는 자신에게 가장 위협이 되지 않을 만만해 보이는 존재, 이전에 자신과 약간의 친분을 쌓았던 '매기'를 떠올린다. 출산을 위해 장기간 자리를 비울 때 혹시라도 새로운 사원이 자신의 자리를 꿰찰지도 모른다는 불안 심리가 드러나는 부분이다. 표제어 '뉴 걸'은 신입사원, 혹은 계약직 사원을 말한다. 


"나는 편집장 모프에게 지원자 둘이 누구인지 대충 알고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아주 잘 알았다. 훗날 내가 복직해서 아기 맡길 사람을 알아볼 때와 같은 정성으로 내 업무를 대신할 사람을 물색했기 때문이다. 비록 이 일이 아기처럼 배 속에서 태동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틀림없이 내 일부였다.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을 때가 많고 가끔은 화도 치밀었지만, 재미있고 진행 속도가 빨랐다. 나는 내 일을 사랑했다. 다만 능력 있는 자만이 즐길 수 있는 일이었다. 모프의 명령을 잘 수행할 수 있으면서 동시에 1년이 지나면 꺼져 줄 여자를 찾아야 해."(p.24)


선망의 대상이었던 마고의 배려로 뜻밖의 좋은 기회를 잡게 된 뉴 걸 매기. 젊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내세울 만한 학력도, 경력도 없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였던 매기는 객관적으로 볼 때 자신이 〈오트〉의 책임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1년간의 임시 계약직이지만,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이 꿈꾸던, 게다가 화려한 삶까지 덤으로 살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그녀는 어떻게든 마고의 빈 자리를 채우며 인정받으려고 노력하고, 실제로도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뛰어난 능력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게 된다. 

소설은 이처럼 각자의 입장을 가진 두 여성의 시각이 교차되며 시작, 전개된다. 같은 상황에 대해 서로가 다르게 느낄 수밖에 없는 두 여성의 감정 변화가 불러오는 팽팽한 긴장감은, 시간이 가면서 세 명의 여성의 시선으로 합쳐지고, 베일에 싸여 있던 과거의 사연까지 드러나며 읽는 긴장감과 재미를 선사한다. 

이 작품은 저자가 등장인물의 행동과 태도는 물론 그의 내면세계까지도 분석 설명하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서술된다. 완벽한 듯 보이지만 불안정한 내적 결핍을 갖고 있는 인물들, 무슨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사건 전개, 읽을수록 빠져드는 드라마틱하고 흥미진진한 스토리가 잘 짜여져 유기적 구성으로 마치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저자 해리엇 워커는 작품을 통해 직장 생활을 하는 여성들의 심리와 내적 갈등, 즉 ‘여성의 적은 과연 진짜 여성일까? 동료과 적, 친구와 라이벌은 정말 한 끗 차이일까? 삶에서 결혼과 출산, 커리어와 육아는 양립할 수 없는 걸까?’와 같은 사회적 문제와 인간 관계에 대해 현실과 부딪치며 갈등하고 흔들리는 여성들의 심리를 파고든다. 심리적 변화를 마고라는 여성을 캐릭터를 창조한다. 저자가 창조한 마고는 여성 독자라면 누구나 품고 있을 법한 고민들을 살아있는 생생하게 엮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상류층 여성이지만 개인적 욕망과 사회적 지위를 향한 끝없는 욕망이 내면적 심리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에 대해 밀도 높게 그려낸다. 당연하게도 독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으로 독자는 이해한다. 나아가 오늘날 현대 사회가 안고 있는 많은 여성 문제를 작품 속에 형상화시킴으로써 소설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육아 휴직에 들어간 마고는 아기가 태어나기 직전 고등학교 때부터 절친이라 믿었던 20년 지기 친구의 아이가 돌연 사고로 죽게 되면서 오랜 우정에 금이 가자, 어쩐지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힌다. 잘나가는 커리어 우먼에서 갑자기 누군가의 엄마가 되는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의심의 소용돌이 속에 그녀를 몰아넣고, 자꾸만 밀려드는 부정적인 생각은 편집증적으로 바뀌어간다. 게다가 눈이 돌아가게 휙휙 달라지는 패션 업계에서 자신의 대타일 뿐인 매기가 편집장의 인정을 받으며 잘나가는 모습을 보게 되자, 자신만 도태되는 것만 같은 불안감에 휩싸인다. 자신보다 더 젊고 빛나는 매기가 점점 신경 쓰이는 마고. 시간이 갈수록 화려한 패션쇼, 글로벌 여행, 독점적인 특권을 누리는 마고의 자리가 탐나는 매기. 급기야 매기는 마고 남편의 친구와 연애를 시작하고 점차 마고의 일상으로 깊게 파고든다.

때마침 마고의 완벽함을 조롱이라도 하듯, 그녀가 수년 동안 숨겨온 과거의 비밀을 폭로하겠다고 위협하는 사악한 온라인 트롤(북유럽 신화와 전설에 등장하는 초자연적인 존재)까지 나타난다. “나는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 혹시 이 모든 것이 다 매기의 짓일까? 매기는 마고에 대해 어디까지 알고 있을까? 매기가 품은 새로운 야망과 용감한 열정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순진할까? 마고가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었을 때, 매기가 떠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과연 그녀는 믿어도 되는 순진한 동료일까, 자신의 삶을 빼앗으러 온 적일까?

이 책은 누구에게나 익숙한 사무실을 배경으로 커리어 우먼으로서의 고충, 직장에서의 은밀한 경쟁과 질투, 친구 사이의 잘못된 우정이 불러온 갈등 등 복잡 미묘한 여성 내면의 변화를 매우 섬세하게 포착한 심리 스릴러로, 유행과 가십에 민감한 패션 업계의 볼거리까지 더해져 단숨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실제로도 읽는 내내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에밀리, 파리에 가다〉를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책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일상의 틈에서 미세하게 벌어진 불협화음을 포착하여 그 안에 감춰진 인간의 심리를 현실적이고도 설득력 있게 파헤친 소설 『뉴 걸』. 당신의 일을 대신하러 온 누군가가 당신의 자리는 물론 당신의 인생까지 침범하려 한다면? 깊었던 우정이 한 순간에 금이 가고, 믿었던 동료가 내 뒷담화를 하고 뒤통수를 치는 배신을 한다면? 알 수 없는 누군가가 내 비밀을 온라인상에서 노출시키고 은밀히 폭로하려 한다면? 읽다보면 누구라도 내 문제가 아니라고 방심할 수 없을 것이다.

패션 잡지사에서는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새로운 스타일이 늘 하나의 사건이라고 저자는 지문을 통해 서술한다. 애초에 스타일을 뜯어보고 칭찬하기 위해 모인 여자들의 집단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할리우드 배우 뺨치는 변신은 그 자체로 축제였다. 매기의 헤어스타일이 변화에 저자는 이렇게 표현한다. 물론 두 여자의 심리적 변화를 묘사한다. 

"나는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SNS에서 마고의 과거를 폭로하겠다는 누군가가 나타난다.⠀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며 편집증 증세까지 보이는 마고, 마고 남편의 친구와 연애까지 시작하며 마고의 일상으로 깊이 파고드는 매기.⠀매기의 주위를 맴돌다⠀의도적으로 접근해 매기와 친구가 되는 위니. 세 여성의 시선이 교차되며 펼쳐지고⠀과거의 비밀이 서서히 드러나면서⠀점차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어 간다.

앞서 언급한 대로 서점 분류상 '심리 스릴러'라는 장르답게 각 인물들 시점에서 심리 묘사가 돋보인다. 가까운 누군가를 사랑하는 동시에 미워하고, 기쁜 동시에 불안한 모순적이면서도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곁들여진다. 독자들은 읽는 내내 가쁜 숨을 몰아쉬며 주인공들과 같이 내달릴 수밖에 없다. 육아, 일, 친구, 남편과의 관계까지, 소설 전반적으로 한두 가지 비극적이고 비범한 사건들을 제외하면 우리 모두가 겪는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과 감정들이어서 더 공감이 된다. 

후반부에 반전이 시작된다. 결말까지는 독자들의 심리도 꽤 감정적으로 격해질 수도 있다. 스릴러 장르 소설에서 보이는 비극적 결말보다는 오히려 등장 인물들이 한층 성장하면서 심리적 불안정, 상대에 이해와 배려를 깨닫게 되는 훈훈한 느낌을 주기에 더욱 문학적이다.


"저 사진은 분명히 지웠다. 닉이 삭제했다. 나는 여전히 어지러운 머리로 이 사진이 여기 있는 합당한 이유를 찾아내려 했지만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이 컴퓨터를 쓰는 사람은 닉뿐이고, 지난 몇 주 동안 나 말고 위층에 올라온 사람 역시 닉뿐이었다. 매기만 제외하고. 매기는 오후 내내 혼자 우리 집에 있었고, 특히 저녁에 라일라를 데려온 뒤에 위층에 올라왔다. 내가 위니에게 메시지를 받은 직후에. 나는 위니에게 사진을 받기 직전의 몇 분을 떠올렸다. 매기는 필요 이상으로 위층에 오래 있었다. 분명 이건 매기의 짓이다. 내 일자리를 빼앗고, 내 친구들을 빼앗고, 내 삶을 빼앗은 매기가 이제는 내 온전한 정신까지 빼앗으려 하고 있다."(p.219-220)


저자 : 해리엇 워커(Harriet Walker)


10년 이상 신문 기자로 일한 경력을 갖고 있는 <더 타임스(The Times)>의 패션 에디터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태어나 셰필드에서 자란 그녀는 케임브리지대학교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영어를 공부했으며, <보그(Vogue)>, <엘르(Elle)>, <하퍼스 바자(Harper's Bazaar)> 등에 글을 기고해왔다. 《뉴 걸》은 자신의 경력을 바탕으로 패션 업계의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려낸 그녀의 강렬한 첫 소설 데뷔작으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현재 남편과 딸과 함께 런던 남부에 살고 있다.


역자 : 노진선


숙명여자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소설 창작 과정을 공부했다. 잡지사 기자 생활을 거쳐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메트 헤이그의 《미드나잇 라이브러리》 《라이프 임파서블》, 피터 스완슨의 《죽여 마땅한 사람들》 《여덟 건의 완벽한 살인》, 요 네스뵈의 《스노우맨》 《리디머》, 할런 코벤의 《아이 윌 파인드 유》, 샐리 페이지의 《이야기를 지키는 여자》, 니타 프로스의 《메이드》, 캐서린 아이작의 《유 미 에브리싱》, 엘리자버트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등 다수의 책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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