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가지 키워드로 읽는 오늘의 베트남
안경환 지음 / 세종(세종서적)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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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고 있는 나라가 바로 베트남이다. 올해 한-베 수교 30주년을 맞이했고 수출국 3위이자 이주자 출신국 2위인 나라다. 2017년 9월부터 2023년 1월까지 5년 4개월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제18대 감독으로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베트남에 '박항서' 열풍이 거세게 불었다. 덕분에 많은 한국 관광객이 베트남을 찾았고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가 생겼다. '박항서' 효과 덕분에 베트남과 더욱 가깝게 느껴졌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현재 베트남은 역동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평균 연령이 32.8세로 젊고 중산층 인구 비율이 전체 1/3로 약 3,300만 명에 달한다고 한다.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지닌 베트남과의 인연이 깊은 저자를 통해 역사, 문화, 사회, 경제에 대해 알아본다.


베트남은 자국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민족으로 몽골, 프랑스, 미국과 같은 외세를 물리친 나라다. 또한 세계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가 가장 활발한 나라로 서기 40~42년까지 구국 독립항쟁을 위해 싸운 쯩 자매의 호국 정신을 기리는 의미로 구정 연휴를 지내고 음력 정월 초엿새부터 열흘 사이에 국가 주도로 '하이바쯩 축제'를 개최한다. 자국 독립정신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되새기는 축제를 연다는 점에서 베트남이 얼마나 자존감이 높은 나라인지를 알게 해준다. 외세 침략에 대한 저항정신이 강해 중국과 인접해있지만 중국 사대주의가 없는 국가이기도 하다. 베트남에 대해 궁금했던 '응우옌' 성을 가진 가진이 열 중에 넷이라고 한다. 그래서 성을 부르지 않고 끝 이름으로 부른다고 한다. 이름뿐만 아니라 성도 바꾸는 특이한 문화가 생겨난 건 생존을 위한 실용주의 덕이다.


한국과 비슷한 유교 전통이 살아있고 근면 성실하다는 점에서 유독 한국인의 특성과 가장 닮아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슷한 문화와 전통, 외세 침탈이 잦았던 역사적 배경 덕분에 베트남이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다. 하노이, 다낭, 달랏, 호찌민 등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로 분짜, 퍼, 바인미, 넹꾸온, 후띠예우, 껌스언 등 대표 음식은 친숙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몰랐던 베트남에 대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여전히 베트남어가 어렵고 생소하지만 비슷한 정서를 가지고 있고 베트남 현지에서도 한국어를 배우려는 열기가 뜨겁기 때문에 앞으로 두 나라 사이의 교류는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을 깊이 있게 알려고 한다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으로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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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 산책시키기 - 당신의 인생을 뒤바꿔 놓을 10가지 방법
벤 알드리지 지음, 김지연 옮김 / 혜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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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이 책을 집어 들면 코발트 색상에 귀여운 바나나가 그려진 표지와 <바나나 산책시키기>라는 제목이 인상적이다. 부제인 "당신의 인생을 뒤바꿔 놓을 10가지 방법"에서 자기 계발서 중 하나일 거라고 생각했다. 목차 부분을 펼치니 'PART 01 스토아주의 사용 설명서', 'PART 02 인생을 뒤바꿀 10가지 방법', 'PART 03 스토아주의 실천하기'로 구성하여 스토아학파의 철학이 중심 내용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스토아 철학에서 '덕'을 이야기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고 있는 것이 기본 덕목인데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지혜, 정의, 용기, 절제'를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이해하려면 지혜를 갖춰 분별력을 키워야 하고, 품위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정의로워야 한다.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이기고 두려움에 정면으로 맞서기 위해선 용기를 가져야 한다. 절제로 자기 통제력을 갖춰야 목표에 맞게 생활할 수 있다. 스토아주의는 금욕주의가 아닌 실용적이고 실천적인 철학에 가깝다. 이 책을 더 깊게 들여다보면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함으로써 회복력을 높여주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다. 단지 철학이 이론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에 적용해 보고 변화하기 위한 도구로써 사용되기를 원한다. 그래서 인생을 변화시키기 위한 10가지 방법을 알려주고 실천하기 위한 계획을 세워놓았다.


스토아주의 개념을 다루고 있지만 어렵고 지루한 책이 아니다. 내 상황을 뒤바꾸기 위해 무얼 시도해 봐야 하는지 명확하고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주며 쉽고 재밌다. 다른 사람에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를 위해 '스토아주의 연습하기', '변화를 위한 글쓰기 미션'을 실천한다면 확실히 전보다는 올바르고 균형 잡힌 생각을 가진 내가 되어있을 것이다. 보통 철학은 현실과의 괴리감이 있다고 생각하기 마련인데 스토아주의에 따른 방법들은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것들이었다. 복잡한 이해관계로 얽힌 사회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더더욱 추천하는 책으로 이 책에 나온 방법들을 실천한다면 자신을 단련하여 회복탄력성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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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심연 - 어느 청년 연구자의 빈곤의 도시 표류기
탁장한 지음 / 필요한책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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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방은 기껏 해봐야 1평 남짓한 공간에 겨우 밥 먹고 잠잘 수 있는 공간이다. 공용화장실과 샤워실을 써야 한다. 냄새, 소음, 벌레, 무더위에 취약하고 환기도 잘되지 않는 곳에서 산다. 노숙자보다 낫지만 고시텔에 사는 사람들보다 못한 환경에서 사는데 한 달에 월세 이십몇 만 원은 꼬박꼬박 낸다. 이렇게 열악한 1평 쪽방촌을 운영하는 건물주들을 보고 우린 빈곤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세대 주택을 잘게 쪼개어 만든 1평 쪽방이라 주변 환경은 고시원보다 못하다. 갈 곳 없는 사람들이 모여든 쪽방촌은 돈의동, 동자동, 창신동, 영등포동에 몰려 있는데 수십 명의 쪽방촌 거주자로부터 월세를 받는 건물주는 관리인을 고용해 상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 쪽방촌의 문제는 빈곤에 내몰린 사람들이 사회로부터 고립된 환경 속에서 희망조차 잃어버린 삶을 겨우 버텨낼 뿐이다.


쪽방촌 거주자를 돕는 사회복지시설인 쪽방상담소와 사회복지단체 사랑방, 개신교 교회의 지원 덕분에 그나마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궁극적으로 빈곤 탈출을 위한 단계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 대도시의 빌딩 숲에서 철저히 외면받고 계급화된 사회의 밑바닥에 있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그 누구도 쪽방촌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몇 년 전에 방영된 쪽방촌 거주자들의 실태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볼 때도 마음이 안 좋았는데 이렇게 책으로 읽으니 출구 없는 빈곤 속에서 허우적대는 그들의 삶이 암담할 뿐이다. 도시빈민, 쪽방촌, 빈곤 밀집 지역의 생태계를 주요 연구 분야로 다수의 논문과 책을 출판한 저자의 르포르타주 형식으로 쪽방촌의 현실적인 문제와 빈곤 거버넌스 구성 등 대안을 모색해 본다.


빈곤층이 주로 사는 쪽방촌 방을 구하는 것도 쉽지 않다. 구할 수 있는 방법은 세 가지로 나뉘는데 직접 빈방 벽보를 보고 연락해 구하거나 쪽방촌 지인으로부터 소개받거나 부동산을 통해 구해야 한다. 부동산을 통할 때는 자신이 빈곤층에 있음을 검문 당한다. 개인적으로 보면 쪽방촌은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공간이 아닌 것 같다. 우리 사회시스템은 빈곤층이 자립하고 재기할 수 있도록 돕는 지원 복지가 너무나도 취약하다. 사회 바깥으로 밀려나간 잉여인간 취급을 받는 것 같다. 이 책은 빈곤의 밑바닥에 떨어진 쪽방촌 사회를 치열하게 추적하여 사회가 무엇을 고민해 봐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누구도 장애를 입지 않거나 빈곤층에 떨어지지 않을 거라 장담할 수 있을까? 쪽방촌의 문제를 고민해 보고 숨기고 싶은 심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알 수 있었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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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의 순간, 치트키 독서 - 실패의 순간에 나를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
이혜주 지음 / 모모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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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고 유독 헌책방과 서점을 들락날락했던 기억이 난다. 파주 북소리 자원봉사자 활동, 출판사 서포터즈를 비롯해 지금까지 줄곧 서평을 쓰는 이유도 다양한 책을 읽는 것 자체가 좋아서다. 잠깐이었지만 독서 모임에도 참가했고 출판기념회에도 참여했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는 알았지만 도서 인플루언서에 도전해 본 적은 없는데 광고 수익, 검색 상위 노출, 브랜드 커넥트(대기업 및 브랜드와 협업) 등 이렇게 혜택이 큰 줄 알았다면 도전해 볼 걸 그랬다. 저자는 책 덕분에 인생이 달라진 케이스다.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면서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등 이젠 책과 관련된 일을 하며 퇴사 후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


저자는 자존감이 떨어져 자신이 무능하다고 여길 때 일으켜준 것은 언제나 책이었다고 말한다. 나 역시 살면서 힘든 순간이 닥쳐올 때마다 마음을 가다듬고 현실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준 것은 책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마음에 위안을 받고 힘을 얻는다. 한순간 좁아진 시야를 넓혀주었고 막다른 길에 내몰렸을 때 무한한 가능성과 희망을 준 것도 역시 책을 통해서였다. 책을 읽고 싶다면 도서관을 찾아도 되고 서평 책을 받아봐도 된다. 책을 읽는대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읽고 난 뒤 기록으로 남겨두고 좋은 글귀, 마음에 남은 글귀는 따로 필사해 보는 것도 좋다. 책을 읽는 순간은 오로지 내게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제 곧 최대 책 축제인 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다. 무수히 많은 출판사 관계자들과 관람객들로 가득할 것이다. 누군가는 책을 통해 인생이 변하기도 하고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일어나는 기적을 맞이한다. 독서 모임의 장점은 한 주간 읽은 책을 다른 사람과 깊이 있게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을 나눌 수 있어 좋다. 저자는 독서 모임을 운영하면서 양질의 책을 만나고 독서와 관련된 일을 하는데 큰 힘을 받았을 것이다. 이 책은 추천 책 목록을 소개해 주고 네이버 도서 인플루언서로서 독서 노하우와 독서 모임을 통해 얻은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는데 아쉬운 것은 글 내용에 깊이가 부족하다. 피상적인 선에서 그치다 보니 내재화하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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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와 빈센트 (하드커버 에디션) -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스페셜 열두 개의 달 시화집
윤동주 지음, 빈센트 반 고흐 그림 / 저녁달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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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로 시작하는 서시는 교과서에도 실리기 때문에 거의 대부분은 알고 있다. 윤동주의 시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문장이 주는 힘이 있다. 하드커버 에디션으로 만나는 '열두 개의 달 시회집 스페셜'에서 <동주와 빈센트>는 124편의 시와 129점의 그림을 수록하였다. 기획부터 의도했는지 윤동주의 시와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절묘하게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런 시화집은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시와 작품을 함께 감상한다는 건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에 좋다. 그림을 보면 시가 떠오를 것 같고 시를 읊조리면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보일 것 같으니 말이다.


누군가 내게 시집 추천을 요청받으면 '열두 개의 달 시회집 스페셜'을 권하고 싶다. 윤동주 이름은 많이 들어봤어도 그의 다른 작품을 제대로 읽은 적은 없었던 것 같다. 한때는 문학열로 뜨겁게 달아오르던 시기가 있었는데 윤동주의 시구마다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그의 시를 통해 많은 영감을 받았고 표현력을 늘리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적이 생각난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과 함께 읊조리니 시가 그림인 것 같고 그림이 시처럼 느껴진다. 아둔한 세상을 살아가며 온 마음과 정신이 휩쓸려 갈 때마다 그의 시에서 많은 위안을 받는다. 비록 29살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다간 문인이지만 그가 남긴 작품은 우리의 앞길을 환하게 비추고 있다. 37살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온갖 어려움과 가난을 견뎌야 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는 것처럼 말이다.


하드커버라서 오래도록 소장할 수 있고 한 손에 쥐고 읽을 수 있는 판형으로 제작되어 어디서든 펼쳐서 시를 읊을 수 있다. 아무리 동영상의 시대라고 하지만 아직은 종이를 통해 시를 읊는 낭만을 갖고 싶다. 목숨과 신념을 바쳐 혼신의 힘을 다해 시를 지었을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이 여러 가능성 속에서 살고 있는 세대가 아닌가. 어쩌면 윤동주와 빈센트 반 고흐는 비슷비슷한 삶을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들이 살았던 시대는 불행하고 암울했지만 짧은 생애 동안 불멸의 작품을 남겼다. 밤하늘을 사랑했던 두 거장처럼 이 시대의 낭만을 읊조려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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